고충처리위원장도 나름의 고충은 있다?
고충처리위원장도 나름의 고충은 있다?
  • 윤수영 기자
  • 승인 2011.02.21 16: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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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인터뷰] 대한치과의사협회 한성희 고충처리위원장

“치과의사의 명확한 과실이 없어도 합병증으로 인한 의료분쟁의 소지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 치료동의서다.”(대한치과의사협회 한성희 고충처리위원장)

치과의사들의 고충 사례를 담은 ‘치협 2011 회원고충처리백서’가 발간됐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고충처리위원회 한성희 위원장은 “실제 고충위에 접수된 사례 500여 건을 기준으로 만들었지만 비공식적인 사례를 파악하면 2배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간된 백서는 340여쪽 분량에 74건의 사례가 담겼다. 내용은 ‘하치조신경과 설신경 손상의 가이드라인’, ‘근관치료와 관련된 의료분쟁’ 등으로 회원들이 난해해 하는 주요 시술 후유증에 대한 여러 가이드라인이 포함됐다.

한 위원장은 “백서를 출간할 때 중점을 둔 사항이 환자와 분쟁이 생기는 사례를 분석해서 가능한 한 의료분쟁이 생기는 원인과 대처방안을 내놓는 것이었다”며 “가급적 분쟁을 줄이고 생기더라도 치과의사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치중했다”고 말했다.

13인으로 구성된 치협의 고충처리위원들은 접수된 치과의사의 민원을 분석하고 분쟁이 생겼을 때 진행양상을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분쟁 사례를 알면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한 위원장의 생각이다.

치과의사를 힘들게 하는 환자들… “차라리 그냥 가주세요…”

 

▲ 대한치과의사협회 한성희 고충처리위원장.

치과의사의 고충에 대해서는 전문가인 한 위원장이지만 그러나 개원의로서 환자와의 분쟁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다. 치과의사라면 흔히 겪는 고충이라지만 최근 두 명의 환자가 유독 기억에 남는다.

“몇 달 전 45세쯤 된 남자환자가 사랑니 발치를 위해 내원했습니다. 상태를 보니 앞니는 다 망가지고 사랑니에도 문제가 있어 앞니는 신경치료하고 사랑니는 발치했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사랑니 발치는 간단한 케이스부터 염증이 심해 뽑기 힘든 경우까지 난이도가 천차만별입니다. 이 환자는 까다로운 케이스였지만 제가 구강외과를 전공한 덕에 자신있게 치료했다고 생각했는데 치료 다음날 전화로 폭언을 하더니 심지어는 소독을 위해 내원해서는 반말까지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속으로는 ‘다른 사람은 안 아프다고 하던데 고맙다고 하지는 못할망정…’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충처리를 해준다는 위원장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니 일반 치과의사 특히 여의사들은 얼마나 힘들지 상상하기 힘들겠죠.”

임플란트 치료비를 내지 않으려고 병원을 뒤집어 놓은 환자도 있었다. 이 환자는 치료가 거의 끝날 무렵부터 직원들을 괴롭히기 시작하고 무리한 요구를 했다. 몇 번 정도는 참고 달랬지만 결국 다른 환자에게 피해가 갈까 돈을 받지 않겠으니 나가달라고 하자 바로 소리소문없이 병원을 빠져나갔다.

“사실 환자가 진료를 핑계로 난동을 부리는 것은 개인병원에 있어서는 아킬레스건입니다. 큰소리로 떠들면 다른 환자들에게도 지장이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하지만 회원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자신의 과오가 없을 때는 다른 환자들이 보고 있더라도 오히려 당당하게 나가는 것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 “분쟁 발생시 필요한 것은 정보”

한 위원장은 “치협이 직접 해결해주는 것은 큰 도움이 안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라며 “치과의사 입장 대부분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민사사건인지, 형사사건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백서가 상당한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다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소 귀찮더라도 시술을 할 때 생길 수 있는 현상에 대해 미리 환자 눈높이에서 설명한 후 시술 동의서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치과의사들이 환자에게 시술 동의서를 보여주고 치료계획에 대해 사인을 받는다면 분쟁이 생기더라도 최소한의 법적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까지 가는 경우 협회에서 소송비용을 댈 수는 없지만 협회 고문변호사의 자문은 정보력 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한 위원장은 “최근에는 회원 간의 분쟁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 가령 상표권 분쟁, 타병원에서 온 환자로 인한 분쟁 등이 많다”며 “사실 이 사례는 악성에 속하는데, 결국 치과의사 사이의 해결방안에 대한 공통분모가 없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 “공통의 컨센서스 마련 중요”

그는 “이런 불신을 없애기 위해서는 치과내부에 컨센서스를 가지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동일한 치료법, 후처치를 하고 비슷한 식견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사안이 있을 때 치협은 사안을 다각도로 검토합니다. 정책이 나오기까지 집행부는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한 후 추진하는데, 한 면만을 보고 반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의견이 분열된 모습은 치과계 외부에서 볼 때 치과계에 불리하게 작용하겠죠. 치과계가 힘이 있으려면 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치협도 홍보가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 회원들이 불만을 갖지 않고 상생의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치과의사들 많이 어렵다고 합니다. 그들이 개원을 했을 때 편안히 진료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치협도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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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태환 2011-04-16 06:05:28
2000년도에 잇몸이아파 치과찾으니 설명과 동의없이 임의로 어금니 2개를 발치하고 틀니하라고권장.넉넉지못환 생활형편에 거금들어갈일이 걱정 그래도 않하면 음식물 씹기 어려워
하라는데로 거금들여 틀니 10년후 작년에 역시 잇몸이 붓고아파 타 의원에 갈가도 생각하다
그동안 다닌곳이 낫겠지 하고 치료받으러 찾아감 역시 설명과 동의없이 발치해 들어보이면서 역시 설명? 그리고 의치와 임플란트 권장? 이런 의사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