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인터뷰] “동시대 치과의사로서 갑갑하다”
[월요인터뷰] “동시대 치과의사로서 갑갑하다”
  • 송연주 기자
  • 승인 2011.04.10 2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정우치과 한정우 원장 인터뷰

"한 시대를 살아가는 치과의사로서 해서는 안될 일 아닌가. 불법 네트워크 치과가 가장 피해를 주는 것은 일반 국민이다. 때문에 지난해 용산구 차원에서 발벗고 나섰던 것이다. 결국 우리가 고발한 네트워크 치과는 징계를 받아 면허정지됐고, 이 사건은 치과계에 경각심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서울 용산구 한정우 치과 한정우 원장)

한정우 원장은 지난해 용산구치과의사회와 함께 위임진료 등이 포착된 치과를 고발하는 데 성공한 주인공이다. 그는 문제 장면을 직접 촬영하고, 보건소 및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개인적인 시간을 쏟아낼 만큼 강한 열의를 갖고 있었다.

1989년 전남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해부학 석·박사를 이수한 한정우 원장은 현재 용산구에서 20년째 개원하고 있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개원 후 7년 정도가 흐르면 개원지를 옮긴다고 하지만, 그는 한 군데에서 오래 개원하는 것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철칙을 갖고 있다.

"가족주치의 제도는 우리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제도다. 앞으로도 치과가 계속 어려울 것 같은데 환자를 가족과 같이 진료한다면 그들은 저수가 치과로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올 것이다."

다소 당연한 듯한 이야기이지만 한 원장은 진정성을 담아 토로했다. 과잉진료를 일삼는 치과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척결하겠다고 나섰던 만큼 진료와 치과계 전반의 문제점에 대해 뚜렷한 시각을 갖고 있었다.

 

 

 

 

▲ 한정우 원장

◆ "환자여, 의료는 공산품이 아니라는 것 알아주길"

 

 

한 원장은 치과의사들이 덤핑 치과의 저렴한 진료비에만 공분한다고 국민들이 오해하는 점을 가장 안타까워 했다.

"치과진료는 1~2년 만에 잘못된 점이 크게 표시나지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철물이 쉽게 망가진다든지 하는 부작용이 따른다. 덤핑 진료를 하는 곳은 임플란트 가격을 다른 치과보다 50% 저렴하게 하면서 골드 인레이 등 다른 보철치료를 유도하는 것이다.

다른 치과에서 16개 충치 진단을 받은 환자가 우리 치과에 온 적 있다. 확인 결과 골드 인레이를 할 정도의 치아는 2개밖에 되지 않았다. 이러한 경우 환자들이 너무 많은 피해를 본다."

일부 덤핑 치과의 경우 과잉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 한 원장의 설명이다.

"치료계획을 팀장이나 치과위생사가 세우는 것은 그에 따라 수당을 지급 받기 때문에 과잉진료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개설신고자인 치과원장들을 바꿔가면서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서 국민들은 알 수 없다."

그는 진료의 질이 바로 드러나지 않는 점, 저렴하다는 인식이 불법성 치과가 여전히 잘 되는 원인으로 보았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진료를 한다는 것은 더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의료는 공산품이 아니다.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진료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없다. 자신의 가족을 돌보듯 진료할 수 있는 치과의사를 만나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치과진료의 결과는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아침 8시 출근, 한 발 앞서나가는 진료 '철칙'

 

▲ 한정우 원장

한 원장은 진료에 3가지 철칙을 가지고 있다. 우선 임상적으로 먼저 설득하려고 하지 않고 환자의 말을 경청한다. 그리고 철저하게 치료 원칙에 따른 진료를 한다.

마지막으로 진료 받은 환자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함께 한 발 앞서나가는 진료를 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사도 계속 AS를 받듯 사람 몸 역시 반드시 관리가 필요하다. 아침 8시에 출근해 그날 치료할 환자들의 차트를 보면서 환자에게 필요한 진료 내용을 검토하고, 스탭들과 상의한다. 그래야 한 발 앞서나가는 진료가 가능하다."

현재 한정우치과는 한 원장을 비롯해 부원장 1명, 치과위생사 5명이 근무하고 있다. 직원 관리에 대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 원장은 화요일 아침에는 30분간 분야별 치과주제에 대한 스탭들의 발표 및 토의를 진행한다.

또 직원들의 문화생활, 생일 등 소소한 부분을 챙기고 딱딱한 진료실을 떠나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든다.

"직원들로부터 좋은 분위기 때문에 오래 다니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기본적으로 의사의 두 손, 치과위생사의 두 손, 이 네 손이 조화를 잘 이뤄야 좋은 치료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진료를 위해 직원들과 좋은 유대관계는 필수다."

◆ 골드함량 적은 골드크라운 '가이드 마련해야'

 

 

 

 

 

 

한 원장은 최근 우려를 낳고 있는 골드함량이 적은 골드크라운에 대해서도 정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골드크라운 시술 시 금함량 5~20%의 합금을 사용하면서 환자에게는 순금 80~90%라고 속이며 타 치과에 비해 저렴하게 받는 치과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값이 급상승했지만 진료비를 높이기는 힘들어 재료단가를 낮추면서 발생하는 일이다.

"골드는 잇몸에 가장 좋은 재료라고 한다. 치아에 온도가 잘 전달돼야 하는데 은, 동 등의 성분을 쓰면 색깔은 골드와 유사하나 열전도율이 낮아 좋지 않다. 이렇게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올바른 의사의 도리가 아니다."

그는 일부 치과의사의 비윤리적인 행태의 근본적 원인을 '소통의 단절'로 보았다.

"서로 만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독려할 방법이 없다. 특히 젊은 치과의사들이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시간을 투자해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임은 식사만 하는 자리는 아니다. 선배들의 경험과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자리이므로 갓 졸업한 치전원생들도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