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심은 더 이상의 발전을 막을 뿐”
“자만심은 더 이상의 발전을 막을 뿐”
  • 윤수영 기자
  • 승인 2011.09.14 08: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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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중앙기공실 우창우 치과기공사

“치과기공사란 예술적이고 창의적인 직업이다. 또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자질을 갖추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우창우 기공사)

 

▲ 우창우 기공사

최근 치과계 논란에 대중들에게 각인이 된 직업이 있다. 치아보철물을 제작하는 치과기공사다. 발암 물질과 관련되어 좋지 않은 일로 부각됐지만, 치아보철물을 제작하는 사람은 치과의사가 아니라 치과기공사라는 것을 새삼 알게 한 경우다.

사실 치과기공사는 기술집약적인 전문가 영역이며 한국 치과기공사들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기술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치기공과’는 대학입시에서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인기과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들의 능력만큼 제대로 된 대접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는 일명 ‘지도치과의사제’ 등 사회제도적 영향이 컸다. 최근에 들어서야 지도치과의사제 폐지를 포함한 의료기사법이 개정되면서 치과기공사들은 예전처럼 치과에 예속되지 않고 더욱 전문적이고 독립적인 활동이 가능해졌다.

노력한 만큼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일반 샐러리맨보다 발전가능성도 더 많은 치과기공사. 그 직업앞에 치과기공계가 자랑할만한 인물이 있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병원 중앙기공실 우창우 치과기공사. 우창우 기공사는 이 같은 면에서 다수의 치과기공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후배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그' 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예술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자질 갖춰야”

그가 말하는 치과기공사란 어떤 직업일까?

치아를 만들어야 하기에 예술적 감각은 필수적이고, 의학적인 틀안에서 기본작업이 완성되야 하기에 의학적, 임상적 지식도 두루 갖춰야 하는 전문가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분명한 것은 기술적인 요소가 중요하다는 것인데, 기술을 익히고 남들보다 뛰어난 기공사가 되기 위해서는 이에 맞는 시간과 노력이 뒤따라야만한다.

그는 “계속적인 발전이 없이 정체돼 있다면 이미 기공사라기 보다는 일반 샐러리맨에 가깝다”며 “기공사는 직업적인 독립성이 존재하는 분명한 전문가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개인적인 자질을 넘어 사회적인 장벽에 부딪히는 경우도 많다.

그는 “지도치과의사제 폐지는 그런 면에서 환영할만 했지만, 기공료 문제 등은 아직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사실 최근 PD수첩을 보고 회의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환자들이 치과보철물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라는 것이죠. 식약청이나 치과에서 환자에게 전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거라면 그것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기공사가 실명제를 통해 환자에게 직접 기공비를 청구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치과 업계들이 너무 저수가 경쟁에 치닫고 있습니다. 10만원으로는 크라운을 절대 할 수가 없어요. 모두 싸게 하려고 저가의 기공소를 찾으면 결국 좋은 재료를 쓸 수 없고 결과적으로는 환자의 구강건강이 위협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제도적인 것부터 해결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자만심은 더 이상의 발전을 막을 뿐”

 

▲ 강의중인 우창우 기공사.

사실 기공환경은 모두 비슷하다. 우창우 기공사는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다수의 세미나에서 연자로 초청받고 있으며, 기공사들의 중앙단체인 대한치과기공사협회에서 학술이사도 맡았다. 능력을 인정받은 댓가다.

그는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남들이 안할 때 해야하고, 남들이 못하는 것을 해야 한다. 또 이미 하고 있어야 한다”고 그만의 성공비결을 공개했다.

우창우 기공사는 한창 활동할 당시인 연세대학교 치과기공실 4년차 당시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이 직업이 비전이 있는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이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검증받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공부를 더 하고 싶었는데 우리나라가 아닌 독일 정밀기공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부터 일하는 방법, 재료까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노력 여하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가 독일 유학시절에 배워왔던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기공사가 갖춰야 할 자질에는 이 외에도 필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인품.

“인품, 성격, 됨됨이가 올바른 사람이 좋은 기공사가 될 수 있습니다. 인품은 기공사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우선되는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기공사들의 공통점은 모두 인품이 훌륭하다는 것입니다. 자만심은 더 이상의 발전을 막습니다. 인품이 훌륭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 서로 발전적인 동기부여도 가능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실제로 우창우 기공사가 일하는 연세대 치공실의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후배들과의 팀웍도 상당히 좋은 편이라는 자랑도 잊지 않았다.

“디지털화로 인해 기공사 역시 편리해져”

최근에는 치과기공소도 점차 디지털화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손으로 작업하던 기공물 제작을 디지털 장비가 대체하는 일도 많아졌다.

기공소에서도 스캐닝 장비로 데이터를 활용하고, 파노라마 2D에서 3D 촬영으로 변화되고 있다. 웹으로 캐드로 디자인 후 캠으로 만드는 입체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고, 부분적으로 오럴 스캐너를 활용하고 있다.

이렇듯 디지털화, 기계작업으로 인해 기공사의 업무 범위를 작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소극적인 자세의 업무 flow에서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면서 기공사의 기공환경이 개선됐을 뿐더러 조금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전시장에서는 아날로그 재료전시가 줄어들고, 기공소에서는 이미 기존 장비를 최신 디지털 장비로 바꿔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스캐닝 장비, 3D 촬영, 캐드캠, 오럴 스캐너 등이 등장하면서 쉽고 안전하게 보철물을 만들게 됐습니다.”

하지만 일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수작업 매뉴얼들은 여전히 많고 지르코니아를 다루는 것도 그 내용을 아는 치과기공사만이 가능하다. 디자인 역시 결국 기공사의 몫이다.

그는 “캐드캠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자연치와 유사한 색깔을 낸다거나 하는 것”이라며 “디테일한 작업들이 이뤄져야 좀 더 완성도 높은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열린 대한치과기공사협회 학술대회에서 LIVE강연을 펼쳤던 그는 일반 세미나 강연장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치기협 학술대회에서 그는 금을 대체하는 지르코니아 크라운을 빌드업하는 내용을 강연했다. 또, 평소 비전문가도 잘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는 올세라믹의 대명사 empress(제품명)에 대해서도 많은 강의를 펼치고 있다.

세미나 브랜드 ZahnArt(잔아트)를 통해 하는 세라믹 강의는 올해로 4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잔아트는 우창우 기공사가 직접 설립한 세라믹 센터이자, 작업 아뜰리에다.

“기술적인 욕심이 많아 공부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어지는 기회를 지나치지 않고 그 기회를 살리고 싶은 욕심도 많습니다. 잔아트는 심도있는 제품교육과 제품교육 차원을 넘어 임상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세미나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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