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적 재식술과 경제성을 고려한 ‘근관치료’
의도적 재식술과 경제성을 고려한 ‘근관치료’
  • 김만화 기자
  • 승인 2011.10.27 1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원가 불황탈출 블루오션 1] ‘환자신뢰 쑥쑥, 경영난 극복’

“엄격한 근관치료의 원리를 따랐을지라도, (치료후)처치가 요구되는 질병은 계속 존재할 것이다”(Pathways of the pulp 10th ed. 2011)

많은 치과의사들이 근관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재근관 치료의 경우 성공률이 낮은데다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근관치료법은 최근 개원가에서 임플란트 저수가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경영난에 대응할 수 있는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근관치료법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치아를 유지하는 데 있다. 자연치아 유지가 환자와 치과의사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로 근관치료를 합금의 변화(열처리)나 제조 방법 등 새로운 형태의 파일이나, 발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포셉이 개발되는 등 외과적 근관치료(surgical endodontics)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최용훈 교수(분당서울대학교병원 치과보존과)는 “많은 치과의사들이 자신의 기술 또는 기자재가 부족해 근관치료를 잘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문제가 어러운 것인지 불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구분이 명확하면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외과적 술식 중 ‘의도적 재식술(Intentional replantation)’에 주목했다. 그는 “의도적 재식술은 기구 및 재료의 발전뿐 아니라 재현성이 높다는 장점 때문에 개원가에서 이미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의도적 재식술…‘SAVE TEETH, SAVE CLINIC’

▲ 근관치료기구의 기계 형태적 특성에 따라 치주근의 스트레스도 달라지고 있다. 김현철 교수(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는 “파일의 파절양상에 따라 임상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의도적 재식술은 발거한 치아를 구강 외에서 치료한 후 재식립하는 치료를 말한다. 근관치료를 포함한 통상적인 치과치료가 실패한 경우 치아를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다.

의도적 재식술의 핵심은 치아가 파절 없이 안전하게 발치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동안 구체적인 발치방법에 대한 개념이 사전적인 용어해석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국내에는 최용훈 외 2인(분당서울대학교병원 치과)이 2010년 대한치과의사학회지에 발표한 ‘의도적 재식술을 위한 비외상성 안전 발치법’에 관한 논문이 유일하다.

통상적으로 안전한 발치를 위해서는 엘레배이터(elevator)의 사용을 피할 것과 스카펠(scapel)을 사용해 치주 인대를 미리 절제해주는 방법을 권고하고 있다. 논문에 따르면 발치 겸자를 사용할 경우 치근면의 치주인대를 보호하기 위해 발치 겸자는 치은 상방에 위치해야 한다.

임상적으로 치근면을 잡지 않고 발치하는 것은 어렵다는 해석이다. 치관 부위만을 잡고 발치할 경우 치아 파절의 가능성이 높다. 치근면을 잡게 되면 파절을 피할 수 있지만 치주인대를 손상시키게 되는 단점이 있다.

논문에서는 의도적 재식술을 위해 치근의 파절을 일으키지 않고 안전하게 발치할 수 있는 ‘비외상성 안전 발치법(atraumatic safe extraction)’이 소개됐다.

이 치료법은 교정용 브라켓으로 정출이 필요한 공간을 확보해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발치하는 ‘교정적 정출술’과 제1형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beak의 설측 접촉만으로 정출이 가능한 ‘발치 겸자(Physics Forcep) 사용’ 등 크게 2가지로 구분됐다.

기존의 발치겸자를 사용해 치아를 발치할 때 구조상 더 큰 힘을 가하도록 돼 있다. 이때 발치겸자가 치근단 쪽으로 미끄러져 치주인대에 적지 않은 손상을 줬다. 논문에 소개된 이 발치겸자는 적은 힘을 이용해 치아 단면 접촉만으로 정출이 가능해 파절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실제로 두 가지 비외상성 안전발치법을 통한 정출 결과를 살펴보면, 총 32개의 케이스 중 32개 모두 치아 및 치근단 파절 없이 발치에 성공했다. 발치에 소요되는 평균시간은 3분 27초였다. 치근의 벌어짐 등으로 치조골에 언더컷이 있는 경우 발치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의도적 재식술의 치아 비율(choi, 2010)>

 

측절치

1소구치

2소구치

1대구치

2대구치

32

상악

1

3

3

8

2

하악

0

0

3

8

4

합계

1

3

6

16

6

“신뢰를 주는 치료, 가장 중요해”

▲ 최용훈 교수.
최용훈 교수는 26일 서울 성동구 치협회관에서 열린 경영정책세미나에서 “임플란트가 자연치아 아끼기의 일등 공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플란트라는 획기적인 치료법 때문에 오히려 보존과 등에서는 자연치아 아끼기에 더욱 열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이후 국내 치과진료에 임플란트라는 술식이 강력한 치료법으로 자리잡으면서 자연치아 유지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 점차 흐려져 갔다. 한때 자연치아를 살리는 것에 대해 환자들의 오해로 많은 치과의사들이 좌절도 겪었다.

최 교수는 “자연치아를 일찍 포기하는 대신 환자들은 그만큼 임플란트를 더 빨리 받아들이게 됐다”면서 “임플란트가 저수가로 떨어지면서 결국 자연치아를 유지하는 것과 임플란트 진료의 (가격)차이가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은 살리기 힘든 치아를 보존하기 위해 발치를 한다고 하면 돈을 벌기 위해 생니를 뽑는다고 걱정하는 경우도 봤다”며 “자연치아를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없이 발치를 결정하게 될 경우 환자의 신뢰와 치과의 경제성 모두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진료를 하기 전에 진료와 관련된 사안들을 환자와 공유하고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치료에 앞서 임상가들은 ▲생산성(productivity) ▲재현성(reproducible) ▲신뢰성(confidence)을 바탕으로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생산성’은 환자에게 예후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재현성’은 임상가가 같은 시술을 환자에게 다시 할 수 있는지, ‘신뢰성’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권유한 진료방법에 믿음을 줄 수 있는지를 말한다. 최 교수는 위와 같은 척도를 활용해 환자의 진료계획을 세운다면 근관치료와 같은 까다로운 술식에 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 교수는 “내가 환자에게 권유한 방법이 신뢰를 줄 수 있는가를 충분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나 자신부터 믿을 수 있고 환자를 믿게 할 수 있다면 대부분 진료는 예측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