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고 실력있는 치과의사 되겠다”
“바르고 실력있는 치과의사 되겠다”
  • 이지영 기자
  • 승인 2012.02.28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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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회 치과의사 국가고시 ‘수석 합격’ 류제성 군

 

▲ 제39기 연세대 치과대학 학위수여식에서 환하게 웃는 류제성군(왼쪽)

연세대 치대·치전원의 학위수여식이 있던 지난 22일, 단상에 오르는 한 학생에게 유난히 큰 박수와 호응이 쏟아졌다. 지난달 17일 치러진 제64회 치과의사 국가고시에서 303.5점으로 수석합격한 류제성군이 그 주인공.

류군은 이날 정갑영 연세대 총장이 수여하는 총장상과, 김건상 국시원장이 수여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상 2개 부문을 수상했다. 류제성군을 만나 ‘수석 졸업’과 ‘수석 합격’이라는 꿈 같은 수식어를 갖고 교정을 떠나는 기분이 어떤지 들어봤다.

 

 

 

이번 국가고시에 수석으로 합격한 소감이 어떤가. 예상은 했나.연락 전화가 왔을 때 사실 장난전화인 줄 알고 믿지 않았다. 긴가민가했다. 인터넷에 뜬 것을 동기들이 알려줘서 그걸 보고 알았다.

 

시험볼 때 어느 정도 감이 있었을 텐데.
아니다. 시험볼 때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한 과목이 애매해서 혹시 떨어지는 게 아닌가 걱정도 했다. 그래서 시험 끝나고 동기들과 답 맞춰보고, 책 찾아보고 나서 그래도 이 정도면 떨어지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그렇더라. 치과재료가 약간 어려웠다.

특별히 자신 있는 과목은.
국시 1교시는 내과·보철, 2교시는 생물학 등, 3교시는 방사선, 4교시는 보존 등 많은 과목이 있다. 과락이 40점인데 생물학은 걱정이 많이 됐었다. 좋아하는 과목은 책에 그림설명이 나와 있는 것들이다. 그림을 보면 공부하기가 쉬우니까.

어떤 식으로 공부했나.
스터디까지는 아니고, 동기들끼리 문제를 맞춰서 풀기도 하고, 약속한 부분까지 못한 친구는 음료수를 사고 그런 정도로 같이 공부했다. 의학도서관과 중앙도서관을 오가며 공부했다.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실 것 같다. 대학교 수석졸업에 국시 수석합격이라니.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거다. 동기들 하는 만큼 했는데 그렇게 됐다. 특별히 더 많은 노력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과, 본과를 지내는 대학교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치대 동아리 사진부 ‘빛그림’ 때 출사 다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행사 때 사진 내라고 많이 혼나기도 했다. 선후배들이 너무 잘 찍어서 매년 제출에만 의의를 뒀다. 대학교 생활은 어떻게 보면 고등학교 같았다. 같은 교실에서 4년 내내 같은 자리에 앉아서 교수님만 바뀌며 수업을 듣고, 예과 때는 그러지 않았는데 본과에 와서는 그랬다. 동기들과 많이 친해질 수 있었다.

 

힘들 때도 많았을 것 같다.
공부 말고도 할 게 많았으니까. 새벽 2시까지 실습 장치 만들고, 특히 이빨 씌우는 납형 만드는 게 많이 힘들었다. 하다가 안 되면 술 마시러 가기도 하면서 극복했다.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잘 안 돼서 나랑 안 맞는지 고민하다가도 결국 하게 된다. 계속 하다보면 다 된다.

구체적인 진로는 정했나. 
교수가 되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하지만 쉽지 않은 길이다. 치대 들어와서 많이 느꼈던 건 공부할 것이 참 많은 학문이라는 사실이다. 일단은 연세 세브란스 치과병원에 인턴 지원해서 붙었다. 세브란스 병원은 보통 연대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데 이번에는 다른 학교 학생들도 많이 지원했더라.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과 계속 같이 다닐 수 있어서 그 점이 제일 좋다.

떠오르는 은사들이 많을 텐데.
담임반 교수님들께서 도움 많이 주셨다. 김경남 교수님, 그리고 사진부 지도교수님인 유형석 교수님, 안형준 교수님, 선교 봉사 같이 다녔던 박형석 교수님도 생각난다. 시험 보기 전에는 떨어지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하셨었다.

학교에 있는 후배들에게 국가고시 팁을 전한다면.
동기들 공부할 때 같이 공부하면 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국시는 어차피 자기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수업 실습을 계속 하다가 국시 준비하는 시간이 다가오면 정작 풀어지기 쉽다. 놀 때는 놀되, 동기들 할 때 같이 열심히 하고, 풀어지지 않으면 될 것 같다.

시험 끝나고 뭐 했나.
끝나니까 정말 좋았다. 여행 가고 싶었는데 못 갔다. 지난해에는 친구들과 임상 마치고 짬 내서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이번에는 시간이 애매하고 그래서 그냥 쉬고 있었다. 아쉽다. 그래도 못 만났던 친구들과 가족을 만나고 마지막으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졸업하는 소감은.우리 용어로 ‘군 미필에 고졸 딱지를 뗐다’고 표현한다. 국시 막판 되면 이제 내가 본 책보다 안 본 책이 많아진다. 그렇게 되면 포기하고 싶은데 ‘군 미필에 고졸’은 안 된다고 친구들끼리 말하곤 했다. 졸업은 이제 다시 시작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전공 분야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더 배우면서 알아갈 예정이다. 단과들이 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는 중이다. 아직 뚜렷하고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꿈이 있다면.
사람 됨됨이가 바르고, 실력 있는 치과 의사가 되는 게 꿈이다. 그리고 겸손하게, 감사하며 살고 싶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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