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의 보철과 최대균 교수가 3월부터 교정을 떠난다.
최대균 교수는 1974년 경희대 치대를 졸업한 후 일본대학교 치학부 박사학위를 취득해 1986년 3월부터 경희대 교수로 초빙됐다. 올해로 만 25년의 교직 생활을 정리하는 셈이다.
재직 이후 경희치대 교학과장, 경희대 부속치과병원장 및 보철과장, 교육연구부장, 종합진료실장 등을 역임한 최대균 교수는 2월까지 만 25년의 교직 생활을 정리하며 지난 18일 퇴임연 및 강연회를 가졌다.
퇴임연을 겸해 열린 특별강연에는 일본 유학시절부터 함께해 온 이시가미(Ishigami) 교수가 초청돼 강연을 펼쳤다.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며 소감을 밝힌 최대균 교수는 수련 과정부터 보철학 교수에 이르기까지의 지난 시간을 이번 인터뷰를 통해 회상했다.
교수직 퇴임 이후의 활동 방향은.
교수직을 은퇴하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직에서 물러날 뿐 진료는 계속해서 할 예정이다. 3월말부터 서울역 근처에서 개원해 활동하게 됐다.
퇴임연에서 특별강연을 맡았던 이시가미 교수와는 어떤 인연이 있나.
1979년부터 1986년까지 일본에서 유학하던 때 보철 수련 과정을 함께한 친구다. 퇴임한다고 하니 와줬고 그 김에 강연도 맡았다.
대학 시절을 떠올려 보자면.
사실 일본으로 수련의를 떠나기 전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편이다. 그냥 재밌게 놀면서 시간이 지나갔다. 유학을 가서부터 치의학 학문이 가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공부하게 됐다. 사람마다 우연한 기회가 있을 텐데 그럴 때 소위 좋은 멘토들을 만나면 삶의 방향이 바뀔 수 있더라.
대학 시절에 멘토가 됐던 분은.
지도교수님이셨다. 나와 잘 맞는 분을 만나서 새로운 마음을 갖게 됐다. 그 분 덕분에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된 거다.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전공 분과 선택은 어떻게 하게 됐나.
군의관에 가 있을 때 치아가 없어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다시 잘 씹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구체적으로 생각한 게 바로 보철학이다. 이가 썩거나 이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치료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치과계 분과 중에 보철학은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는지.
우리는 먹어야 산다. 먹기 위해서는 씹어야 살 수 있다. 그걸 기본적으로 ‘씹도록’ 하기 위해서 필요한 학문이 바로 보철이다. 동물은 이가 없으면 죽는다. 사람은 이가 없어도 살 수 있을지 몰라도 먹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보철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많은 지식들이 필요하다. 그 지식들을 토대로 치료하게 되는데 지식을 내 손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중요하다. 내과로 치면 진단을 하고 진찰을 하고 처방을 내리는 거다. 그런데 치과 보철이라는 건 처방을 내가 받아서 처방전에 맞도록 실시해야 한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식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식이 내 손으로 표현돼야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치과 보철학’이라는 것은 ‘실천의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보철이 적용되는 연령대는 주로 어르신들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젊은 사람들도 있다. 충치 혹은 사고로 인해 치아의 기능이 부분적으로 상실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보철 치료는 다 해당된다.
씹기 힘들어져도 치과를 찾지 않는 어른들 역시 많은 것 같다.
그래도 오셔야 한다. 치과는 왕진을 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의학 처방과 달리 장비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방문치료는 국한돼 있다. 일반적으로 보철치료를 하기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무조건 방문해야 한다.
그동안 보철학은 어떻게 발전했나.
예전에 비하면 정말 많이 발전했다. 정보도 많아졌다. 초창기에는 사회 환경이 워낙 어려웠기에 치과 기자재도 많이 부족했고 재약이 있고 열악했다. 지금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임상적으로도 연구 분야가 많이 발전했다. 학생들의 교육용 기자재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이제는 외국에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볼 정도로 완전히 많은 변화가 있다. 선학들이 많이 애를 쓰셨다. 서로서로 각자 분야에서 열심히 노력해왔기 때문에 이뤄낸 성과다.
보철학이 더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궁극적으로는 ‘보철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되면 더 좋지 않겠나. 내 일이 없어진다면 그때는 또 다른 일이 있겠지.
교수로 재직하시는 동안 이뤄낸 연구 성과는.
한국에 맞는 틀니를 만들기 위해 트레이를 개발했다. 다들 잘 쓰고 있다고 하니까 즐거운 일이다.
학생들을 떠나는 심경, 기억에 남는 학생들은.
많이 아쉽다. 학생들에게 충실하게 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때그때 해야 할 일을 착실하게 해 나가야 한다. 기억에 남는 학생들도 많다. 그중에 대화를 많이 한 학생들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말썽 부리는 애들이 더 기억나기 마련이다. 옛날에 데모 많이 할 때 학생운동 하던 친구들과도 많은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주어진 일에 충실해야 한다. 때를 놓치면 농사가 되지 않는 법이다. 봄에 열심히 일해야 가을에 수확이 있다. 배움에는 때가 있으니 놓치지 말고 주어진 기회를 열심히 활용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환자에게 충실해야겠다는 것이 당연히 첫째다. 그리고 여유가 있다면 의료 봉사를 하고 싶다. 그 외 장학금 기부 등의 기회도 생기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감회를 밝히면.
많이 그리울 것 같다. 오래 있었으니까 많이 섭섭하기도 하고. 늦된 개원의로서 조금의 설렘도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했으면 좋겠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