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의료봉사로 피운 ‘희망의 꽃’
치과 의료봉사로 피운 ‘희망의 꽃’
  • 구명희 기자
  • 승인 2013.12.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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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치과병원 명훈 교수가 필리핀 어린이의 구강을 치료하고 있다.
“빈민촌에 들어가는 입구부터 이곳이 과연 사람이 사는 곳인가 의심했다. 식수나 화장실은 말할 것도 없고 돼지와 닭이 사람과 뒤엉켜 살고 있어 누가 사람이고 누가 가축인지 구분이 되진 않을 정도였다. 구강상태, 아이들 입안은 전쟁터다. 멀쩡한 치아를 세는 게 더 빠르다.”

한국의료재단(대표원장 이해선)과 서울대치과병원(원장 류인철)이 후원하고 성남시 분당 소재의 삼성교회 의료선교회(대표 유광산)가 주관한 필리핀 의료봉사단으로 참여한 명훈 교수는 첫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민간의료기관과 공공의료기관, 종교단체가 뜻을 모아 결성한 의료봉사단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필리핀 레이테주 아래에 위치한 도시 두마게티를 찾아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이 지역은 ‘올해 지구촌 최악의 재해’라 불이는 태풍 하이옌이 휩쓸고 간 곳이다.

치과와 내과 전문의, 간호사, 일반인 등 12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무료진료와 더불어 의약품, 구호품을 나눠주며 칫솔을 처음 본 아이들에게는 이닦는 법을 가르쳤다.

봉사단의 도움으로 3일간 소아과, 내과, 치과 진료에 해당하는 의료처치를 받은 현지 주민은 아이들과 성인 720여 명에 달했다.

치과진료를 맡은 명훈 교수(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는 “두마게티는 도시 빈민지역으로 태풍의 직접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태풍 때문에 물가가 폭등하고 민심이 나빠져 도시 빈민들의 시름이 깊어진 상태였다”며 “의료진의 손길이 가장 시급한 구호품이라는 생각에 서둘러 봉사단을 꾸려 필리핀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과거 민선1기 부천시장 역임 때부터 25년간 필리핀에 의료봉사를 해왔고 지난해 의료봉사 중 만난 구순구개열 어린이를 서울대치과병원으로 초청해 무료 수술을 해준 이해선 대표원장은 “최근 필리핀에서 한국인 대상 범죄가 만연하고 태풍의 영향으로 치안이 나빠져 극도로 긴장한 상태였다. 의료물자도 부족했고 치료해야 할 빈민은 끝없이 몰려와 봉사단원들은 온종일 컵라면 하나로 식사를 대신하며 진료에 매진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더불어 시간이 모자라 손길이 미처 닿지 못한 현지인들과 심층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을 두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봉사단에 참여한 삼성교회 노명호씨는 “우리나라가 어려웠을 때 땀과 피를 바친 사람들 때문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듯이 함께 나눈 사랑과 재능기부로 그들이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었으면 했다. 한국으로 시집와 다문화가정을 이룬 여성들이 많다.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한 것이 아니라 사돈댁 사람들을 위해 일한 것 같다”는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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