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위생사 ‘상생과 신뢰로 파이 넓혀야’
치과위생사 ‘상생과 신뢰로 파이 넓혀야’
  • 구명희 기자
  • 승인 2014.07.27 1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롱런할 수 있는 역량 확충으로 전문인력 자리매김 기대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비로소 업무범위가 현실화됐다. 30년이 넘는 동안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하지 못했던 일이 임상에 적용된 것이다. 하지만 ‘너희는 이것만 해라’란 통보로 느껴진다.” 치위협 관계자의 고민이다.

지난해 5월부터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가 명확해지며 제도화가 논의되고 있다. 의기법 안착을 위한 계도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치위협) 관계자는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와의 업무범위 계도기간 동안 불협화음이나 사회적 가십거리가 회원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그는 “업무가 현실화 됐지만 보류 중이라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범위가 뭉뚱그려져 진행되고 있는 것도 하나의 문제점”이라며 “우리의 역할을 갖고 있는 만큼 개원가에서 치과위생사를 올바르게 면허신고자로 등록할 수 있도록 법안이 향상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렇지 않으면 치과위생사가 없는 개원가가 더 많이 생겨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 세계치과위생사연맹 마리아 전 회장
미국의 경우 치과의사 수가 적어 치과위생사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된다는 것을 주에서 입증하고 있다. 주마다 다르긴 하지만 치과의사 지도 없이 일정 수준까지 환자를 케어하며 치료계획수립, 단독업무를 적용할 수 있다.

이달 초 치위협 종합학술대회를 찾은 세계치과위생사연맹 마리아 전 회장은 “미국은 업무 추세의 변화, 치위생 업무환경의 최적화, 대중에게 더 많은 진료체계를 전달하기 위해 치과위생사가 교육받은 전체적인 내용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합법화 돼 있다”고 밝혔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진료 받을 수 있도록 나라에서 환경을 조성하며 역할전담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

‘같은 곳을 바라보는’ 파트너십

올해 치위협 종합학술대회 개회식에서 모 의원은 “두 가지 유형의 치과의사가 있다. 하나는 치과위생사를 보조자로 보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파트너로 보는 것이다. 이 가운데 치과위생사는 후자의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물론 치과위생사들이 모인 자리이기에 이들의 입장에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 치과위생사들의 업무 역할을 봤을 때는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하나의 파트너로서 시너지를 발휘해야 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나라보다 50년이나 앞선 미국은 내년에서야 치위생 박사과정이 설립된다. 우리는 이미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연차가 높은 치과위생사들이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다시 말해 치과위생사 혼자만의 힘으로는 파이를 넓혀 나가기가 쉽지 않다.

매년 5000여 명의 치과위생사가 배출되며 6만 명이 면허를 소지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종사하는 인원은 전체 치과위생사의 10%인 6000여 명에 불과하다.

▲ 치위협 종합학술대회에 참가한 치과위생사들이 윤리강령을 낭독하고 있다.
김원숙 치위협회장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미국은 선진화돼 있기에 우리가 미래지향적으로 받아들이고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마리아 전 회장이 언급한 것 중 인력수급문제가 치과계 화두로 계속되고 있다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연간 배출되는 치과위생사 수가 미국과 한국이 같더라. 넓은 땅에서도 치과위생사가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우리는 이미 준비완료된 상태다. 다만 현실이 그렇지 않아 반영이 늦춰지고 있다.”

A 치과위생사는 “임상에서 선호하는 치과위생사는 낮은 연차다. 지금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6년차 이상의 치과위생사는 설자리가 점점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역할을 좀 더 주도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고용주가 치과위생사의 역할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범위는 점점 좁아지게 된다. 치과위생사가 계속적으로 새로운 영역으로 발전시켜 임상에 적용해야 한다.

▲ 사진제공=포토애플
임상뿐 아니라 ‘더 멀리, 다양하게’ 눈 돌려야

내년 치과위생사 50주년을 맞아 임상에만 국한되지 않고 높은 연차가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될 시기다. 일본의 경우 60세에도 치과위생사는 일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보건소 공무원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외국은 역할이 구체적으로 나눠져 있는 반면 우리나라 치과계는 업무 자체가 한정돼 있다. 진료실 안에서는 진료를, 밖에서는 관리와 리셉션 등 그야말로 모든 역할을 전담하는 슈퍼우먼이다.

A 치과위생사는 “모든 일을 하나의 업무로 본다면 연차가 많은 치과위생사는 관리, 경영에 주력해야 한다. 병원, 고객관리를 치과위생사가 맡아 치과의사는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치과의사가 보는 관점에서 치과위생사가 협조자로 수행하는 역할도 있지만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예방프로그램이나 스케일링, 병원 내 유지관리를 하는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치과위생사가 거시적으로 보며 역량과 역할을 증대시켜 파급효과를 내야 한다.

올해 종합학술대회에서 남서울대학교 치위생학과의 포스터 발표 중 한 문구가 눈에 띄었다.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치과위생사에 대한 요구와 필요가 늘어난 것이다. 치과위생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는 치과위생사 존재의 이유며, 점차 증가할수록 사회적 전문성이 증가한다.’

그들이 강조하고 싶었던 말처럼 파이를 넓히고 전문성을 인정받아 단순 보조역할을 넘어 치과위생사란 고유의 전문인력으로서 국민들에게 더 나은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