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드캠 산업 이대로 좋은가(3)
캐드캠 산업 이대로 좋은가(3)
  • 김종원
  • 승인 2014.07.29 0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종원 치과캐드캠학회장

우리 국민성은 일등을 가장 사랑하는 열정을 가진 민족이라고 한다. 이 내용으로 우리 산업전반을 살펴보면 정말 잘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학교성적, 운동경기, 성적, 재력, 어느 교수의 논문조작… 이 모든 것이 일등을 너무 밝히는 국민성 때문이 아닐까.

그런 일등주의가 세계시장에 일등 상품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점은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부작용은 빚을 내어서라도 뒤지지 않겠다는 과잉투자가 기업에 타격을 가해 가격 하락을 낳고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경쟁자에서 동료의식을 찾아야 한다

캐드캠 도입 초창기에는 센터가 투자를 하고 모든 기공소는 센터를 이용하면 위험투자를 피할 수 있고 CAD/CAM의 혜택을 누리는 아름다운 문화를 잘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처음에 언급했듯이 내가 일등을 해야겠다는 소장님의 마인드가 경쟁하는 문화가 되면서 수입업자들은 소장님을 부추기는 현상이 일어나고 센터는 유명무실한 상태가 되었다. 그런 현실에서 5년이 지나면 투자자 가운데 웃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치과의원도 마찬가지다 병원에 CAD/CAM 장비를 갖추면 병원 격이 달라지는 것으로 여겨질 만큼 과대광고나 무리한 투자를 했으나 현실과 먼 ‘돈 먹는 기계’로 전락하고 말았다.

아직도 정보가 부족한 곳에서는 영업사원의 말을 그대로 믿고 투자하고 있다. 치과의사나 기공사, 위생사는 아직도 어느 쪽이 없어서는 안 되는 관계이다. 그 관계가 고작 1세대 CAD/CAM 장비에 깨어질 일은 아니다.

사람의 모습은 모두 비슷하지만 똑같은 사람, 똑같은 치아를 가진 사람은 없다. 아무리 컴퓨터가 발달해도 하느님을 따라 갈 수 없고, 사람이 만드는 맞춤보철을 따라 갈 수 없다. 우리는 함께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경쟁의식을 버려야 한다.

사단법인 협회가 변해야 피해를 막는다

가끔 언론에서 특정품목을 총망라해서 평가를 내어 놓을 때가 있다. 그러나 완벽한 평가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평가기관이 없고 단순 취재로 업자들의 말만 기록 할 수밖에 없는 것이 언론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제는 협회가 나서서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인원을 결집한 다음, 정확한 평가서를 협회가 공개하고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할 경우 한 제품을 독점한다는 이유로 가격 결정을 마음대로 하고 리베이트가 난무하는 현실을 개선하게 되는 것이다.

A제품을 사면 B제품을 그냥 서비스하는 문화가 과연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정보가 부족한 지방에서 치과의원, 치과기공소의 정보제공자는 대부분 영업사원들이다. 가까운 동료도 경쟁상대라고 생각되면 문의하기를 꺼려한다.

경쟁자에서 동료로 생각하고, 정보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공정한 정보는 공신력이 있는 협회가 충분한 자료를 확보하고 모두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평가에 응하지 않는 업체가 있다면 경고표시를 해야 할 것이다.

치과계가 어려워지고 채산성이 약화되는 데는 많은 원인이 있지만 과잉투자로 치과인이 받게 되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하고, 국민들의 구강보건에도 전혀 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이 저가가 통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의료수가나 기공수가가 20년 전과 똑같다. 오히려 떨어진 종목도 있다. 원인은 과잉투자, 과잉전문인 배출이 만들어 낸 문화이다. 이것을 전문용어로 수요 공급의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한다.

저가가 환자에게 도움이 될까? CAD/CAM으로 만들면 저가가 되어도 좋은 보철물을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진정한 기술과 학문은 사라지고 오직 경제적 원리에 한국치과 시장이 형성된다면 피해는 모두 환자의 몫이다. 이제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대한민국 치과인이 되도록 두지 말고 협회가 나설 일이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