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아 보존, 예방 위주로 보험 개선해야”
“자연치아 보존, 예방 위주로 보험 개선해야”
  • 구명희 기자
  • 승인 2014.08.29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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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치과보험학회 양정강 前회장

 

▲ 양정강 원장

“우연한 계기로 2000년부터 심평원에서 6년간 근무했습니다. 그 당시엔 정년이 있었는데, 끝나고 필드로 나와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건강보험 제도에서 치과영역은 저비용 고효율을 내는 의과에 비해 전혀 성공한 케이스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죠.

아마 2005년이었던가. 매년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통계에서 65세 이상 무치악 환자의 빈도가 29%라는 결과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지금도 다들 ‘믿을만한 수치인가’라고 의문을 가질 정도입니다.”

올해 7월부터 만75세 이상 어르신 임플란트 보험화가 시작됐다. 비싼 임플란트 치료가 급여화가 됐다는 소식이 반가운 사람도 있겠지만 마냥 그렇지만은 않아 보인다.

“수가 책정에 대한 아쉬움은 남아요. 모든 사회현상이 정치하는 사람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죠. 스웨덴을 제외하고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임플란트가 급여화 됐는데..” 말을 흐리는 양정강 원장(사람사랑치과·前보험학회장)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묻어났다.

물론 치과계에서 만족할 만한 수가가 나오지 않은 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가장 아쉬운 부분은 나이다. 해마다 5년씩 앞당긴다지만 처음 시작하는 만75세가 너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아직 시작단계이기 때문일까. 개원가엔 기껏해야 한두 명의 환자만 급여화를 적용해 임플란트 시술을 받고 있었다.

“임플란트는 정말 훌륭한 술식입니다. 혁명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이것을 악용하는, 교과서대로 시술하지 않는 치과의사들이 많아요. 몇 달 전 발표된 치과영역 문제점 중 1위가 임플란트였어요. 조사 결과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쉬쉬하면서 처리하는 경우는 훨씬 더 많다고 보면 돼요. 왜냐고요? 자신의 잘못이 창피하고 부끄러우니깐.”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2012년 1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조정 신청된 치과관련 분쟁 125건 중 임플란트가 35건(28.0%)으로 가장 많았다고 최근 밝혔다. 임플란트 관련 소비자 상담도 2012년에 1413건에 비해 올해 3월 말까지 조사한 결과 502건으로 증가를 보였다.

예방,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아

예방은 모든 질병의 우선이다. 인간의 습성은 괴롭고 아픈 것을 치료해주면 그때서야 고마움을 안다. 하지만 미리 막으면 고마움이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양 원장은 “치과영역 급여 항목에서 예방에 관한 적절한 보상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매년 심평원에서 발표하는 주요 다빈도 질환에서 치주질환과 우식이 상위 그룹에 속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는 “우식, 충치 등의 치주병은 수십 년 전부터 예방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건강보험제도가 시작된 1977년 우식, 치주가 급여항목에 있었음에도 치과의사들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몇 푼 되지 않으니깐. 예방만 열심히 해서는 라면도 먹고살기 힘들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아이러니하게 우리나라는 치과의사가 보험에 없는 영역을 다뤄야 수익이 올라간다. 대표적인 것이 임플란트. 지구상에서 인구대비 가장 많은 임플란트를 심는다는 것도 장난삼아 시작된 말이 아닌, 현실이 돼 버렸다.

 

해결방법은 보험제도 개선

양정강 원장은 “치협은 건강보험제도가 생기기 이전부터 보험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 단지 치과의사의 무관심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것뿐”이라고 말했다.

매년 800명의 치과의사가 배출된다. 생활비는 올라가고 보험료는 늘어나는데 비급여 수가는 동결이다. 오히려 임플란트는 급격하게 내려가고 있으며, 경쟁이 심해지니 비급여 항목에서 덤핑이 발생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 5월즈음 김영삼 원장이 내게 와서 ‘치과계 파이, 즉 지분이 줄어들고 있다. 젊은 후배들이 살아남으려면 보험이 치과영역에서 활성화되지 않으면 정말 힘들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 현상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거죠.”

언제부턴가 보험강연이 치과의사를 넘어 스태프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개원가의 환경이 힘들어진 것도 보험으로 눈을 돌린 이유 중 하나. 협회나 지부에서 주관하는 보험 강연은 물론 비싼 수강료를 지불하면서 어떻게 해서라도 더 얻어가려고 하는 치과의사들의 눈빛을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개원가 환경이 어려워졌음을 보여준다.

양 원장은 “건강보험제도에서 치과보험이 개선된다면 자연치아를 보존하는 것이 1순위여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보험진료만 갖고도 기본적인 의원 경영이 활발하게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치과의사가 많지 않았을 적에는 환자가 넘쳐나 신경을 덜 썼지만, 요즘은 치과경영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치과의사가 너무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이 이유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틀을 이해하면 다음부터 새로 생기는 기준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후배들에게 보험을 멀리하지 마라고 그는 조언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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