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 공동개원 12년차의 성공 비결은?
선·후배 공동개원 12년차의 성공 비결은?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5.04.06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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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재영 혜정치과 원장…부드러운 은퇴 위한 제안

 

▲ 김재영 원장은 후배와의 공동개원을 위해서는 신뢰와 인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개원가 경영여건이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치과의사는 매년 800명 가까이 배출되고 있어 새내기 치의가 취업이나 개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개원의도 경영개선 문제와 함께 건전한 은퇴 방식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12년째 공동개원의 길을 걸으며 선·후배 사이의 상생 모델이 되고 있는 김재영-김용우 원장을 서울 관악구 혜정치과에서 만났다.

- 어떤 이유로 공동개원을 생각하게 됐나.

“예전에 치협 부회장을 두 번 역임하면서 치과를 비우는 일이 잦았다. 당시 과천에 있던 복지부에도 자주 가고 또 국회도 가는 등 협회 일로 병원을 자주 비우다 보니 하니 이런저런 계산 안하고 공동개원을 생각하게 됐다.

미국에서는 20살 정도 나이차가 나는 치과의사 3명이 급여의사, 공동의사, 대표의사 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치과를 양도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것을 우리 치과에 적용한 셈이 됐다.”

-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치과의사 나이 마흔 중반에서 쉰쯤 되면 모든 것이 피크가 된다. 실력이 절정을 이루므로 환자도 많고, 이에 따라 경제적인 소득도 높아진다. 바로 이때에 공동개원을 염두에 두고 후배를 찾아야 한다. 전성기 때 10년이나 20년쯤 후배를 뽑아야 오는 사람이 있지, 60쯤 되면 오는 사람도 없고 대화도 잘 안 된다.

제 경우는 딱 쉰에, 15년 아래인 김용우 원장이 35살 때 왔다. 예전에 페이닥터로 같이 일했던 경험이 있었고, 대학 교수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가 내 제안에 응했다.

공동개원은 경험이 어느 정도 있거나 대학에 있던 사람, 유학을 다녀온 사람이 좋지만 경험이 전혀 없어도 가르쳐 가며 준비할 수 있다. 대표원장이 마흔 중반 정도로 잘 나갈 때 뽑고 비전을 제시해 주면 함께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 김재영-김용우 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구체적인 노하우를 소개해 달라.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똑똑하고 계산도 잘 한다. 대학에서 학장이나 부학장들이 후배를 취업시켜 달라는 부탁을 해올 만큼 젊은 치과의사들이 갈 데가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데나 갈 사람은 없다.

페이닥터로 오는 친구들도 실력이 괜찮은 사람에게 비전을 제시하지 않으면 1년 안에 그만두고 튀어나간다. 따라서 젊은 친구가 능력이나 인성이 괜찮다고 판단되면 공동개원으로 경영에 참여해 번만큼 가져가게 해야 한다. 인센티브를 주면서 앞으로 이 병원을 자기가 운영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어야 애정을 갖고 열심히 하게 된다.

요즘은 치의학대학원을 졸업한 사람도 처음 1년은 별 쓸모가 없다. 가르치고 키우면서 햇수가 오래 되면 지분도 주고 투자도 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요즘 1억원을 은행에 넣어봐야 20만원도 나오지 않는데, 치과에 투자하면 200만원이 나온다면 안 할 사람이 있겠나. 그렇게 지분을 서서히 분배해가는 것이다.

공동개원을 하면서 투자를 어떻게 하고 지분비율은 어떻게 할지, 또 소득대비 인센티브는 몇 %로 나누고 수익 분배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방법이 있지만 여기서 직접 설명하긴 곤란하다. 각자 여건에 따라 조정하는 것이 좋겠다.”

- 선배의 입장에서 장점은 무엇인가.

“선배가 치과를 5억에 차렸다고 보자. 60~70이 넘어서 은퇴를 하려고 매물로 내놓으면 인테리어 비용만 1억 몇 천 들었다고 해도 그걸 건질 수 있겠나. 장비 값도 안쳐주고 고철 값이라도 챙겨주면 다행이다. 5억짜리라도 보증금 5000밖에 못 뽑으니 투자손실이 크다. 그런데 공동개원을 하면 그런 걱정이 없다.

나이가 더 들면 1주일에 한두 번만 나와도 되고, 부드럽게 은퇴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치과의사가 70대가 되면 손익분기점에서 마이너스가 나온다. 간호사 월급 주고 하려면 2000만원은 나와야 되는데 1800이 나오면 어쩌겠나. 주인이 아프거나 오래되면 환자도 떨어지고 병원이 안 팔린다.”

 

▲ 김 원장이 직접 제작, 틈 날 때 망중한을 즐기는 진공관 오디오 앞에 섰다.

-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처음에는 서로가 마음이 안 맞는 경우가 있어 호흡 맞추기가 어려웠다. 젊은 친구는 내가 치료하는 방법을 보면서 ‘요즘은 저렇게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기 마련이다. 사람을 하나 싸안으려면 인내심이 중요하다. 다 품고 이해하고 양보해야 한다.

수익도 후배가 처음부터 벌어준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번 것을 나눠준다고 생각하고 키워가야 한다. 은퇴 준비는 미리 해야 한다. 저는 그 시기를 잘 맞췄고 사람도 잘 찾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거저 된 것은 아니다.”

- 지금은 만족하는가.

“후배의 지분을 점점 늘려 지금은 제 지분이 50%밖에 안 되지만 우리 동기들도 부러워한다. 윈윈하는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원의 처우나 구매에 대한 결정 등 모든 결정권도 후배에게 넘겼다. 요즘은 진짜 애매한 부분에만 의견을 제시한다. 젊은 사람들도 생각이 다 있고, 물어보더라도 몰라서 묻는 게 아니라 예의상 ‘물어봐주는’ 것이다. 웬만하면 ‘김 원장, 니가 알아서 해라’ 하고 만다.”

- 공동개원을 잘 하기 위한 팁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공동개원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도 필요하다. 우리는 지분에 따라 수입을 나누되, 환자 수에 따른 인센티브도 적용한다. 신뢰를 기반으로 최소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하게 된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사람을 하나 싸안으려면 인내가 필요하다. 한 번 고른 사람을 신뢰와 인내로 함께 한다면 공동개원은 반드시 성공한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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