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닌 자들이 ‘백의종군’ 함부로 써”
“아무것도 아닌 자들이 ‘백의종군’ 함부로 써”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6.02.01 08: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CD Korea, 김동길 박사 초청해 ‘길을 묻다’

“오늘날 아무것도 아닌 자들이 ‘백의종군’한다고 떠드는데, 백의종군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석학인 김동길 박사(한민족원로회 공동의장, 연세대 명예교수)가 치과의사 대상의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일갈했다.

김 박사는 ICD Korea(회장 이태수)가 지난달 26일 오후 7시 서울클럽 지리산룸에서 ‘대한민국 의료인의 사회적 역할과 리더십’을 주제로 개최한 신년 교례회 및 학술집담회에서 특강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김동길 박사가 ICD학술집담회에서 열강하고 있다.
김동길 박사가 충무공의 백의종군 정신을 설파하고 있다.

이날 초청연자로 나선 김 박사는 “한국에서 우수한 인력자원이 치과의사가 되어 국민 건강증진에 많은 기여를 해 왔다”고 치하한 뒤 영국 시인 바이런과 중국 정치가 손문, 한국의 윤선도·이상화·남이장군·충무공을 예로 들며 동·서양의 문화를 소개했다.

김 박사는 특히 충무공의 백의종군을 설명하면서 “충무공은 ‘삼도수군통제사’로 있던 인물인데, 이 정도 인물이 계급장 다 떼고 졸병으로 나가야 백의종군이지, 요즘 정치판에 보면 아무것도 아닌 자들이 백의종군의 뜻도 모르면서 쓰는 ×이 많다”며 주의를 환기했다.

그는 또 “충무공이 두 번째 백의종군할 때 모친상을 입은 상태여서 보통사람이면 가지 않겠다고 했겠지만 이순신은 졸병이 되어 백의종군했다”면서 “당시 난중일기에 ‘죽고 싶다’고 쓸 만큼 깊은 고뇌를 참으며 갔는데, 이 정도는 돼야 진정한 백의종군”이라고 설파했다.

김 박사의 특강을 경청하는 치과의사들.

김 박사는 1시간여에 걸친 강연을 이끌며 위트와 조크를 적절히 조화시켜 청중의 감동을 이끌어 낸 뒤 “한국의 치과의사가 환자에게 ‘이건 불가능해요’라고 하지 않고 최선의 치료방법을 찾아내는 것처럼 우리 조국을 과소평가하지 말고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을 자랑스러워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세계의 강대국 역사가 그리스·로마와 영국 등 유럽에 이어 미국의 시대를 거쳤으나 이제는 ‘빛은 동방으로부터’라는 말처럼 동양이 세계 강대국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한 뒤 예일대 교수이자 역사학자인 폴 케네디 박사의 말을 빌려 “일본은 새로 등장하는 태평양 시대의 주인이 되지 못한다. 짐작컨대 그 역할은 한국이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그 이유로 “강대국의 조건은 민주주의를 기본으로 도덕수준이 높고 생산성도 높아야 하는데 중국은 민주주의가, 일본은 도덕수준이 강대국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하고 “이곳에 오신 치과의사 여러분이 자신의 할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조국을 강대국으로 만드는 데 앞장서자”고 독려해 청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태수 회장이 김동길 박사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이날 초청특강에 앞서 참석한 ICD Korea 회원들이 건강과 행운을 주제로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새해를 축하했다.

이태수 회장은 인사말에서 “우리는 선각자의 투쟁과 리더십으로 유럽에서 200년 걸리던 산업화를 불과 몇 십 년 만에 이룩하는 경제 기적을 단숨에 일궈냈다”고 되짚고 “이제 발전된 조국에서 치과의사라는 지식인으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국민과 함께 가면서 국민 구강건강의 파수꾼이 되자”고 역설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