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란 무엇인가 ‘특별한 공부’
불교란 무엇인가 ‘특별한 공부’
  • 김정교 기자
  • 승인 2016.08.23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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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D, 치과의사 출신 김성철 불교학 교수 초청 특강

인문학 강좌가 들불처럼 번져나가는 시대를 맞아 ICD Korea(회장 여환호)가 ‘불교란 무엇인가’라는 독특한 주제를 가지고 지난 22일 오후 7시 서울클럽 지리산룸에서 8월 월례 학술집담회를 개최했다(사진).

이날 강연을 맡은 김성철 교수는 서울치대를 1982년에 졸업한 뒤 13년 동안 개원하다가 현재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치과의사. 그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언제나 치과의사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최근 치협에서 ‘당신의 면허가 없어질 것’이라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서류를 갖춰 제출했으며, 이제 보수교육도 받아야 한다”고 말해 좌중의 긴장을 풀었다.

김 교수는 “치과의사로서 보이지 않게 인문학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수학자나 향토사학자, 가야불교를 전공하는 분도 있음을 볼 때 인문학은 치과의사가 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면서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과정과 직업 수행 과정이 만만치 않음을 강조했다.

불교학 교수가 된 뒤 80편에 가까운 논문과 10여권의 저서를 내면서 굵직한 상도 많이 받는 등 나름의 업적을 쌓은 그는 성공원인에 대해 “치과의사의 일은 아무리 많아도 미룰 수 없었지만 교수 일은 내일로 미룰 수 있었기에 남는 시간이 동료나 아내에게 미안해서 논문도 더 열심히 쓰고 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성철 교수가 불교학 강연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치과의사로서의 인문학자는 학문을 순수하게, 내가 하고 싶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추구해 결과가 좋을 수 있었고, 따라서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면서 “경제적 여건이 되므로 흔들리지 않을 수 있고, 특이한 전력으로 인해 남에게 주목과 존중을 받게 되는 것도 노력을 더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전공은 대승불교 중에서 중관학으로서 ‘색즉시공’의 ‘공’에 대해 논하는 학문이며, 공에 대한 논리학은 수학적 소양을 필요로 한다면서 티베트 불교의 경우 중관학을 중시해 설득력이 강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이후 학문의 맥이 끊어져 희귀 분야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본 강의에서 “부처란 깨달은 사람을 나타내는 보통명사로서, 기독교의 삼위일체가 불교에도 있어서 성부는 법신인 비로자나불이고, 성자는 부처이자 내 몸이며, 성신은 아미타불인 내 영혼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모든 악을 저지르지 말고, 모든 선을 행하며,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 이것이 부처의 가르침’이라는 화엄경 구절을 설명한 뒤 불교의 골격인 사성제(四聖諦), 즉 고(苦)·집(集)·멸(滅)·도(道)의 네 가지 진리를 설파했다.

계속해서 불교에서 말하는 번뇌인 견혹(見惑)과 수혹(修惑)을 설명한 김 교수는 “반야심경의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버려라’는 부처의 말은 피안을 위한 수단이지 진정한 목적이 아니다”면서 “진정한 깨달음을 위해서는 심지어 불교까지 버리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강연의 하이라이트인 ‘색즉시공’에 대해 ‘색’은 물질과 형상, ‘공’은 실체가 없음이라고 정의한 김 교수는 “긴 것과 짧은 것, 아름다움과 추함, 부유함과 가난함, 머리가 좋다는 것, 공부를 잘 하는 것 등은 실재하지 않는다”면서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들므로 괜히 머리를 굴려 사서 고생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색즉시공의 연장에서 “미분(微分)의 시간이 끊임없이 흘러가는 것이므로 시간은 실재하지 않으며, 자신의 눈(目)을 스스로가 볼 수 없으므로 눈도 실재하지 않는다”고 예시한 뒤 “삶도 탄생 전은 없고 탄생 후가 있지만 죽음 이후는 없으므로 생각할 뿐 실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색즉시공의 요체”라고 설명했다.

여환호 회장(우)이 인사하는 모습을 이재천 사무총장이 바라보고 있다.

집담회에 앞서 인사에 나선 여환호 회장은 “취임 후 3개월이 지나면서 회원들의 협력으로 회무가 자리를 잡아감에 감사드린다”면서 “9월에는 학술집담회를 대신하는 워크숍을 28,29일 양일간 신흥 양지연수원에서 ICD Korea의 봉사 활성화와 국제 교류 확대를 주제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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