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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 처벌보다 재발방지에 힘써야”연이은 개원의 자살사건으로 논란 확산
김다정 기자 | admin@dttoday.com | 승인 2017.01.05 09:28

강압적인 조사로 의료계와 마찰을 빚어온 건강보험 현지조사를 예방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현지조사 대상에 올랐던 의사가 자살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강압적인 현지조사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

이들은 현지조사의 문제점으로 ▲현지조사 절차 ▲조사자의 태도 ▲확인서 징구 등을 꼽는다.

사전에 조사일정을 통지하지 않고 불시에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때문에 조사 자체가 매우 당혹스럽고, 조사자들이 강압적으로 매우 광범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세승 현두륜 변호사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요양기관 현지조사지침’은 주로 행정기관의 입장에서 현지조사의 절차·사후관리에 관한 사항만 규정하고 있다”며 “조사대상자의 권리보호나 헌법상 요구되는 적법절차의 원칙에 대한 내용은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일시적 부당청구는 처벌보다 재발 방지에 힘써야”

이 같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현지조사 제도를 부당청구 사전 예방을 목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 현두륜 변호사의 주장이다.

행정조사기본법 제4조 제4항은 행정조사의 기본원칙으로 “행정조사는 법령 등의 위반에 대한 처벌보다는 법령 등을 준수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 변호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개설 원장이 진료비 청구 업무를 직접 수행하거나 급여기준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의도치 않게 급여기준과 달리 청구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에도 강력한 처벌이 뒤따르기 때문에 현지조사에 대한 의료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그는 “진료비 부당청구의 경우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하므로 엄격한 처벌·제재가 뒤따라야 하지만, 경험 부족이나 착오 등으로 일시적으로 발생한 부당청구는 처벌보다 기준에 따라 청구하도록 유도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확하지 않은 급여기준을 개선하고 진료비 심사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전통지로 인한 조사 기피 위험은 억측”

현두륜 변호사는 사전통지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사전통지를 제한적으로 시행하는 이유는 일부 의료기관에서 일시 휴업을 하거나 관련 자료를 은닉하는 등의 조사방해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 변호사는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 제1항도 원칙적으로 사전통지를 의무화하고 있다”며 “의료기관은 사전통지를 받으면 조사를 피하거나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그런 경우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건강보험법에 따른 조사 거부·기피·방해죄나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현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병원급 이하 의료기관은 갑작스러운 현지조사로 인해 진료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이은 개원의 자살사건 … “개정안 아쉽다”

현지조사제도에 대한 강압성 논란은 지난해 7월 안산의 한 비뇨기과 개원의사의 자살 사건으로 한차례 불거졌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 서면조사 제도 도입·현지조사 사전통지 제한적 실시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현지조사 지침 개정안을 발표하고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신설된 서면조사의 경우 악용될 소지가 많다”며 “분명한 기준 없이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서면으로 조사하면 굉장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의사협회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도 “사전통보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전면시행이 아닌 증거인멸 등 조건이 붙어 제한적으로 시행되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정안 시행에 앞서 지난달 29일 강릉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현지조사를 통보받은 강릉의 비뇨기과 원장이 자살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해 현지조사제도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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