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선거에 나왔을까?
그들은 왜 선거에 나왔을까?
  • 최유성 이사
  • 승인 2017.01.23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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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불편한 진실

이 글은 현재 경기도치과의사회 부회장인 최유성 원장이 지난 선거를 앞두고 보내왔던 기고문이다. 당시 최 원장과 경쟁하던 다른 캠프 인사가 "특정 후보의 기고문 게재는 간접적인 선거운동 지원"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여 기사를 내렸던 바, 이제 선거가 종료됐고 필자의 요청도 있어서 본 기고를 다시 내보낸다. <편집자 주>

경기도치과의사회 최유성 정책연구이사

치과계의 중요한 직선제를 앞두고 있는 우리 회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의미부여를 해야 하는 명제는 우리 모두는 치과의사라는 사실이다. 대학이나 각종 공직에서 근무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대다수의 회원들은 치과라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이면서, 국민의 구강건강을 최일선에서 담당하는 대한민국 의료인이다. 이러한 사실이 우리의 존립에 대한 가장 중요한 근거라는 전제를 항상 마음에 새기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최근 협회장과 서울, 경기지부의 지부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과, 그들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고 선거운동하는 사람들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직선제에 무관심한 회원들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자신의 생계수단에 피해를 주면서, 그리고 자신의 가정생활과 개인생활을 포기하면서, 저토록 매달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만한 반대급부가 있는 것은 아닐까?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분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월 1,2회 회의 참석을 위해서 약 60km 거리를 운전으로 혹은 지하철과 광역버스를 이용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가끔 회의시간에 지각을 하게 된다. 최근에 충격적인 고백을 듣게 되었다. 회의 참석의 측면으로 보면 불성실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본인은 치과운영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치과에 내원한 환자들을 모두 진료하고, 회의를 위한 먼 길을 나선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고도, 본질적인 내용을 들으면서 나는 왜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는가 생각에 빠져든다. 우리 회원들도 무언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협회나 지부, 분회에서 회무를 하는 임원들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는 선입견, 선거를 통해서 당선되려는 사람들은 이면의 반대급부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크다는 선입견, 직선제나 회무라는 것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그들만의 리그라는 선입견 등에 사로잡혀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가끔 푸념을 한다. 세금만 걷어가는 국가는 과연 나에게 무엇을 해주는가? 한편으로는 평소에 아무런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는 산소에 대한 절박감은 그것이 사라지는 단 몇 분 안에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즉 밤거리를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환경, 개인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사회적 공적 인프라, 직접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내 주위의 시스템 등은 분명 내 생활과 밀접하다.

협회장과 지부장 선거에 나서는 후보자들과 그들을 돕는 사람들, 결국 회무를 하게 될 가능성이 많은 사람들을 우리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는가? 가장 중요한 사실은 우리 회원들과 같은 치과의사라는 사실이다. ‘왜 이렇게 당선되려고 노력하는가’ 부분을 기성 정치인들이 그러하듯이 그들도 그러하리라고 섣불리 예단하는 것은 우리 치과계를 피폐하게 만들 수도 있다.

우리의 힘을 약화시키고, 우리를 형편없는 사람들로 매도되도록 방치하고, 동료의식이 없이 혼자만의 이득만을 추구하게 하고, 결국은 우리의 전문가적 직업윤리관을 근본부터 흔들게 하는 최근의 상황과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개인적 취향이나 개인적 명예욕이 전혀 배제되었다고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것만으로 그들의 열정과 열심을 일방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들도 치과계 현장에서 다른 모든 회원과 함께 느꼈을 어려움과 억울함, 그리고 안타까움이 그 근본적 동력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작금의 치과계의 상황은 정말 어렵다. 어느 뛰어난 협회장이 메시아처럼 나타나서 우리를 이끌어준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국민의 구강건강증진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위하여 전문가적인 주장이 필요할 때는 강력하게 대응하고, 우리의 정상적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힘을 모아야 하는 사안에서는 힘을 모으고, 대승적인 차원에서 양보할 사안들은 양보하고, 그동안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사안에서는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이러한 어려운 일들을 주도적으로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첫 번째 관문인 당선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 번 우리들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직선제의 주인공은 모든 구성원들이고, 그 구성원들을 효율적으로 인도하기 위하여 우리들 중에서 일부의 사람들이 나서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곧 우리들 자신인 것이다. 

이제 선거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그러나 10% 내외의 아랫목 이야기인 것으로 보인다. 저 차가운 윗목까지 열기가 퍼지지 않는다면, 설사 메시아가 우리 앞에 협회장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현 치과계의 난국을 해결해 나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보일러와 같은 의식전환으로 방 전체가 달아오른다면, 현재 거론되고 있는 후보자 중 어느 분이 당선되어도 그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그 후보자들이 곧 우리 자신이라는 의식전환은 보일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이번 치과계 직선제의 가장 중요한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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