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구강 미생물’에 몰두하는 까닭
그가 ‘구강 미생물’에 몰두하는 까닭
  • 박원진 기자
  • 승인 2018.06.04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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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이사장 “미생물 중심의 구강위생관리에 관심 가져야”

명선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을 이끌고 있는 김혜성 이사장은 20년차 치과의사다. 그는 구강 미생물에 대한 수준 높은 연구를 바탕으로 진료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과나무치과병원 산하 구강과학연구소는 구강질환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입속 미생물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예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최근 구강위생관리실을 개설했다.

임플란트 환자나 흡연자 등 구강건강에 취약한 사람을 대상으로 입속 미생물 확인과 기본적인 잇솔질 교육부터 세균 검사, 치주낭 깊이 측정 등 세심한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해 큰 반향을 얻고 있다.

저서로 <치과 임플란트의 생역학과 교합>, <내 입속에 사는 미생물>, <미생물과의 공존>을 썼고 <건강한 장이 사람을 살린다>, <구강감염과 전신건강> 등을 번역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내 입속에 사는 미생물>의 개정판으로 최신 미생물학 연구를 담은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 이야기>를 펴냈다.

김혜성 원장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잇몸병·충치·구강암 원인은 미생물”

<입속에서 시작하는 미생물 이야기>는 구강미생물 중에서도 치주포켓에 사는 미생물이 구강건강과 몸 전체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한다. “치주포켓에 사는 미생물 관리를 위해 약에만 의존하지 말고, 치약과 칫솔질 방법을 개선함으로써 치과를 가볍게 이용할 것”을 권고한다.

김혜성 이사장

김 이사장은 잇몸병, 충치가 미생물 때문에 생긴다고 본다. 구강암도 미생물과 연관이 깊다. 그렇다고 이 미생물을 모두 박멸해서는 안 된다. 그는 “예를 들어 구강미생물은 혈관건강에 중요한 산화질소(NO)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구강미생물을 항생제나 항균소독액을 써서 모두 박멸하면 혈압이 올라간다”며 “병적 미생물은 경계하고 전체적인 미생물 양을 낮추되, 무조건적인 박멸이 아닌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구강미생물은 구강병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구강내 면역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몸 전체 균형에도 중요한 기능을 한다. 김 이사장은 “스켈링이나 치주관리뿐 아니라 수술할 때 소독하는 것, 보철할 때 마진을 잘 맞추는 것 모두가 실은 미생물을 향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치과의 항생제 오남용에 대해서도 관심이 크다. 항생제는 기본적으로 감염이 생겼을 때 전신에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데, 감염이 없거나 국소적인 감염으로 전신 확산 우려가 거의 없는데도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대표적으로 발치후 항생제를 습관적으로 처방하는 것을 꼽는다. 그는 “이는 감기에 걸렸을 때 미리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과 전혀 다를 게 없다. 감염이 있는 상태가 아니라 생길까봐 미리 처방하는 것인데, 이것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세계적으로 10% 정도의 항생제가 치과에서 처방되는데, 그중 90% 정도가 불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고 꼬집었다.

사과나무치과병원에서 항생제 처방률 감소를 위해 실무자를 대상으로 주기적인 교육과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제어시스템을 구축한 결과, 항생제 처방률 43% 감소라는 성과를 냈다. 관련 논문은 지난해 11월 치의학계 저명 학술지 <cta Odontologica Scandinavica Journal, SCI>에 게재되기도 했다.

‘미생물 중심’의 구강위생관리가 필요한 이유

김혜성 이사장

그가 입속 미생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직원들과 함께 미생물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치과대학에 다닐 때 2학기 미생물학 수업이 있었는데, 기억나는 내용이 거의 없었어요. 다시 공부를 시작해 보니 전혀 다른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미생물학의 혁명적 변화가 진행 중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다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지요.”

김 이사장은 병원 내에 미생물연구소를 만들어 연구원들과 함께 P. gingivalis나 S.mutans같이 잇몸병이나 충치를 만드는 주범으로 꼽히는 세균에 항균효과가 있고 상주미생물에 항균효과가 적은 물질을 찾고 있다. 주로 천연물 library에서 찾아내 이를 토대로 특허출원도 준비중이다.

그는 현재의 치과 상황을 3가지로 요약했다. ‘임플란트라는 큰 파도가 피크를 지났다’, ‘보험진료 확대’, ‘노령화와 함께 노령인구의 치과이용이 대폭 증가중’이라는 것. 이런 변화의 흐름 속에서 구강미생물을 중심으로 한 구강위생관리가 환자는 물론, 치과에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 믿는다. 그가 “모든 치과에 구강위생관리실을 설치하자”고 제안하는 이유다.

아울러 잇솔질 계몽운동의 필요성도 강조한다. 그는 “내가 초등학교 때 잇솔질이 횡마법에서 회전법으로 바뀌는 계몽운동이 있었는데, 이제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구강미생물, 치주포켓내 미생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이를 닦아낼 수 있는 칫솔질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나아가 잇솔질만으로 구강미생물을 관리하는 것도 일정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어 예방치과에서 오래전부터 강조해온 치간 칫솔이나 치실 등뿐만 아니라 워터픽과 같은 새로운 도구들도 적극 사용하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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