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중인 의료인 폭행, 근본대책 수립해야”
“진료중인 의료인 폭행, 근본대책 수립해야”
  • 박수현 기자
  • 승인 2018.07.09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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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분노 잇따라…‘진료거부금지’ 불복종·철폐 운동도 경고

최근 발생한 전북 익산 응급실 진료 의사 폭행 사건에 대한 의사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주취자 진료 거부는 물론 폭행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할 경우 응급실 전면 파업 운동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 1일 익산의 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환자 진료를 수행 중인 응급의학과 의사가 가해자를 보고 웃었다는 이유로 팔꿈치 등으로 안면 등을 무차별하게 강타해 비골 골절, 치아골절,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의료계는 2~4일에 걸쳐 연이어 성명서를 내며 문제의 원인이 공권력의 부적절한 대응에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이에 대한 조치가 미진하자 더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나선 것이다.


▲전북 익산 응급실에서 벌어진 폭행사건 현장 CCTV 영상. (제공 : 대한의사협회)

경기도의사회는 5일 성명서를 내고 가해자를 즉각 구속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의사회는 “그동안 정부와 경찰의 의료인 폭력에 대한 안이하고 이율배반적인 인식이 작금의 사태를 불러왔다”며 “익산 응급실 난동 행위 중범죄자를 즉각 구속하고 부실대응 책임자인 익산경찰처장을 즉각 직위 해제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청은 진료 중인 의료인에 대한 폭력 사건은 구속수사원칙으로 업무지침을 개정하라”며 “복지부는 진료 중 의사 보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난동 행위자 즉각 구속 ▲책임자 익산경찰서장 즉각 직위 해제 ▲진료 중 의료인 폭력사건에 대해 구속수사원칙의 업무지침 제정 ▲의사의 헌법상 기본권 희생 요구에 상응하는 진료 중 의사 보호에 대한 근본적 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고 “이행하지 않을 시 (의료법에 명시된) ‘진료거부금지, 강제 진료명령권’ 조항에 대한 불복종 운동 및 즉각적 철폐 운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참고로 의료법에는 제15조 ‘진료거부금지’와 의료법 제59조 ‘강제진료명령권’ 조항이 있다. 법안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15조(진료거부 금지 등) 

①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나 조산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지 못한다.  <개정 2016.12.20.>
②의료인은 응급환자에게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선의 처치를 하여야 한다.

제59조(지도와 명령) 

①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시·도지사는 보건의료정책을 위하여 필요하거나 국민보건에 중대한 위해(危害)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필요한 지도와 명령을 할 수 있다.  
②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의료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하거나 의료기관 개설자가 집단으로 휴업하거나 폐업하여 환자 진료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할 수 있다.  
③의료인과 의료기관 개설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2항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

전국의사총연합도 5일 성명서를 통해 “의사가 피해를 당한 이번 사건에서는 현장범을 아무런 조치도 없이 풀어주는 등 너무도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전의총은 경찰당국과 사법부, 그리고 복지부에 ▲가해자 강력 처벌 ▲담당경찰과 관련 경찰 모두 강력 징계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응급실에 경찰 파견 ▲복지부는 당장 의료인을 폭행한 환자나 보호자의 보험자격을 상실하게 하는 법안을 입법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어 ▲응급실에 주취자가 내원시 동행 경찰이 없거나 경찰이 의료인을 보호하지 않으면 주취자 진료 거부 ▲사태가 계속된다면 응급실 전면 파업 운동 ▲경찰 비협조시 음주운전자의 채혈검사나 응급한 증거 채취 등의 수사협조 거부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의총은 “최후에는 복지부와 사법부의 방관으로 인한 이번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과거 의대생 폭행사건에 보여준 경찰의 태도로 인해 발생한 인도의 파업사태를 대한민국에서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전주지법 군산지원은 지난 6일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가해자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사안이 중대하고 재범,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가해자 A씨는 즉각 유치장에 수감됐고, 오늘(9일) 군산교도소로 이감될 예정이다.

지난 8일 열린 ‘의료기관 내 폭력근절 범 의료계 규탄대회’에서 김철수 치협회장(오른쪽 두번째), 최대집 의협회장(오른쪽 세번째) 등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8일 서울 서대문 경찰청 앞에서 주최한 ‘의료기관 내 폭력근절 범 의료계 규탄대회’에 참석한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철수 회장은 “일부 환자들의 의료인에 대한 폭언과 폭력은 의료기관의 정상적인 환자 진료 기능을 제한시켜 환자 생명과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하는 매우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지금까지 사법당국은 의료인 폭행 사건이 발생할 경우, 가해자의 구속수사와 강력한 처벌이 당연함에도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해왔다”고 성토했다.

김 회장은 이어 “보건복지부가 이번 사건의 심각성과 국민 여론을 인지하여 사법기관과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 기회에 의료기관내 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길 촉구한다”며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앞으로도 의료기관내 폭력이 근절되는 날까지 범의료계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철수 치협회장이 연대사를 전하고 있다.

올해 초 충북 청주의 한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에 앙심을 품은 환자가 치과의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의료기관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일선 사법기관과 연계된 실효성 있는 특단의 대책 등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치협은 “2016년 5월, 의료행위 중인 의료인을 폭행, 협박하는 경우 가중 처벌하는 내용이 의료법에 삽입되었으나 매년 의료기관 내 폭행 사건은 줄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3만여 치과의사와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의료행위 중인 의료인에 대한 폭행 행위의 단순 법률적 처벌 강화로 더 이상 의료인 및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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