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 기초의학 도입 의무화되나?
의사국시 기초의학 도입 의무화되나?
  • 이민선 기자
  • 승인 2019.01.28 1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료계 관계자들, 도입 필요성 공감하지만, 방법론적 이견 보여
기초의학 의사국가시험 도입 무엇이 쟁점인가? 토론회 열려

의사국가시험에 기초의학 과목을 도입하는 문제가 지난 25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논의됐다. 오랜기간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온 터라, 이번 토론회를 통해 기초의학 도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기초의학협의회가 주관한 이번 토론회에서 의료계 전문가 등 이해 당사자들은 기초의학 도입의 당위성 및 도입에 따른 여러 쟁점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최명식 대한기초의학협의회장은 개회사에서 “임상의학을 학습하고 이해하는 것에 바탕이 되는 것이 기초의학이다. 기본적 지식과 개념 습득으로 충실한 기초의학의 역량을 습득해야 하나, 국가시험 평가범위에 실질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기초의학 과목은 축소 폐지되어 기회가 사라졌다”며, “임상의학을 잘 이해하고 습득하기 위해서는 기초의학에 필요한 역량을 습득해 의학지식을 과학적 기반으로 비판하고 평가,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우수한 의사 배출로 의료서비스 질 향상해야

'기초의학 의사국가고시 도입의 당위성'을 주제로 토론에 나선 오세욱 부산대학교 교수는 학생들이 상당한 저항과 의구심이 들것이며, 그런데도 왜 도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초의학 역량은 임상의학을 위한 기초 지식과 개념, 과학적 근거와 원리를 제공한다는 것에 필수적”이라 강조했다.

오 교수에 따르면 미국 의사면허시험인 USMLE는 STEP 1~3단계로 진행되며, STEP1에서 기초의학 과목을 필수적으로 포함한다. 독일의 경우에도 약 2년간의 수업을 마친 후 1차 의사고시에서 구두시험 및 필기시험을 통해 기초의학을 평가하고 있다.

오세욱 교수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의사가 필수”라며, “우수한 의사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기초의학 도입을 통해 자기 주도적 평생교육을 위한 기반 지식과 응용 능력을 키우고, 국제 의료현장을 선도하는 선진국 기준에 맞는 의사 역량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시험 도입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나?

이덕주 카톨릭대학교 교수는 도입 여부 자체에 대한 각계각층의 입장을 설명했다. 한 설문 결과, 교수 58.3%, 학생 30.2%, 전공의 35.3%가 기초의학 도입에 찬성의 뜻을 밝혔다. 이 교수는 “기초의학 교수의 경우 학원식 교육이 일부 부과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임상의학 교수는 찬성보다는 반대 뜻이 클 수 있으며, 기초의학이 강조되며 상대적인 임상의학이 축소될 것을 염려했다”고 말했다.

이는 기초의학 도입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이를 제도화해 시험이라는 형태로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견해가 다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기초의학 시험 평가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안했다.  ▲현재의 국시에 기초의학 과목 추가 ▲미국과 같은 단계별 면허 시험제 도입 ▲의대 졸업시 기초의학종합평가 의무화를 들었다. 이 가운데 기초의학종합평가 의무화가 가장 적용이 용이하나, 아직 필수화하지 않은 회원 대학과의 합의가 필요하다.

이덕주 교수는 “4차 산업에 대비하는 미래 의학 인재 양성 및 국민에 대한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우수한 의사를 배출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도입을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의료계 "국가 차원의 검토 이뤄져야" ... 정부 "의료계 내 이견부터 조정해야" 

각 주제발표 이후 국현 전남대 교수를 좌장으로 각 찬반 입장에 대한 지정 토론이 진행됐다.

신희영 서울대학교 교수는 “(나는) 임상 의사의 입장이지만, 10년 전부터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임상에서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초의학으로 기본을 튼튼히 다지고 나아가 응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며, “평가하지 않는다면 중요성을 모르게 되므로 평가를 통해 지식으로써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재 연세대학교 학생은 “기초의학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와 국가시험에 편입할 것인가는 다른 측면의 논의”라며, “기초의학이 의사국가시험에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은 오랜 기간 제기돼 왔으나, 응시 당사자인 학생의 입장에서는 동의하기 어려운 주장들이 포함된 것이 사실이며, 응시료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취지에는 공감하나 의료계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학 내 교과과정 중 기초의학의 비중을 높이거나 국가시험 내 기초의학 출제문항 비중을 확대하고 간접출제문항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

질의응답 시간에서 서울대학교 김인규 교수는 재정적인 부분에 대해 언급하며 아낌없는 지원을 통해 기초의학 교수를 확보, 국가 차원에서 이끌어 나가 줄 것을 당부했다. 전남대학교 본과 2학년을 앞둔 박선영 학생은 기초의학 도입 시 문제 중심의 학습이 이뤄진다면 시험에 대한 부담감만 늘어나고, 본래 의미가 퇴색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박인숙 의원은 토론회를 마치며 “처음으로 이 주제에 대해 토론회를 열었다. 전문가 집단에서 개선 방향에 대해 합의해 제시한다면 단계적으로 시행령 개정부터 시작하겠다”며, “기초의학을 국시에 추가하는 것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므로 의사면허제도 자체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