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 증강·가상현실 시장 30조원 눈앞
메디컬 증강·가상현실 시장 30조원 눈앞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9.03.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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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업·의료계 공론화 과정 거쳐 지원책 마련해야”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기술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므로 우리나라도 이를 보건산업에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증강현실은 현실에 3차원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로 실제 환경을 기반으로 가상의 물체 또는 연구 대상 등을 보여준다. 기존의 정적인 의료 정보를 동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으며, 의료진들은 원하는 정보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제공받을 수 있다.

가상현실은 증강현실과 비교하면 입체감은 다소 떨어지나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해 다양한 입체감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가상현실은 의료교육 및 수술시뮬레이션에서 활용될 수 있으며, 저비용 비침습적인 작업이 가능해 치료를 위한 교육과정 도중 환자에게 불필요한 위험을 가할 우려가 적다.

2017년 12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표한 ‘메디컬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시장동향 분석’을 보면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시장은 2016년 기준 17억8420만 달러(한화 약 2조81억원)에서 2022년 263억9291만 달러(한화 약 29조7052억)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메디컬 증강·가상현실 기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메디컬 증강·가상현실 기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강 및 가상현실과 관련한 특허출원도 늘어났다. 2018년 12월 특허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총 277건의 특허출원이 이뤄졌다. 특히 2012년부터 2017 사이 특허출원 증가율은 49.4%에 달했다. 분야별로는 환자 재활치료 분야가 8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의료인 훈련 45건, 수술 38건, 건강관리 36건, 진단 32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한국특허정보원 특허정보진흥센터 류제택 선임연구원은 “특허출원의 증가는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강·가상현실, 의학교육 및 심리치료 등에 이용

증강·가상현실을 보건산업에 접목한 사례는 해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D 시스템즈(3D Systems)는 심바이오닉스(Simbionix)를 인수해 랩 멘토 VR(Lab Mentor VR)이라는 제품 출시를 시작으로 펀더멘털 VR(Fundamental VR), 오쏘 VR(Osso VR), 서지컬 씨어터(Surgical Theater) 등 가상수술환경 관련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의료 및 수술 작업, 절차를 연습할 수 있는 메디컬 시뮬레이터 (사진=3D SYSTEMS 홈페이지 캡처)
의료 및 수술 작업, 절차를 연습할 수 있는 메디컬 시뮬레이터 (사진=3D SYSTEMS 홈페이지 캡처)

이 제품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휴대성이다. 학교, 집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또 해당 영상을 프로젝터나 TV, 모니터로 공유가 가능해 제3자가 모의수술을 모니터링하고 평가를 할 수 있다.

재활훈련 분야로 넘어가면 적용 범위가 더 넓어진다. 뇌졸중, 파킨스, 다발성 경화증, 안구질 환 등 다양한 분야에 가상·증강·혼합현실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2011년에 설립된 마인드메이즈(MindMaze)는 뇌졸중부터 척추손상, 수족 절단 등 다양한 분야의 재활훈련 제품을 개발 및 출시하고 있다.

비비드 비전(Vivid Vision)은 사시 및 약시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를 위해 시각 트래킹을 통해 양안시를 자극시켜 뉴런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안구 운동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심리치료 분야에서는 가상·증강현실 사용이 빛을 발한다.

대표적으로 림빅스(Limbix)는 심리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비행기, 대중교통, 강의실과 같은 가상환경을 제공한다. 의료진은 이를 통해 환자들의 반응 및 신체변화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또 의료진은 이러한 제품을 통해 가상환경을 편집, 조작할 수 있으며, 환자들에게 단계별로 공포감을 노출시킴으로써 스스로 이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고소공포증, 공황장애 등과 같이 심리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은 의료진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또 의료진은 환자들의 주관적인 견해를 기반으로 진단해야 해 환자의 증상을 파악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한다.

하지만 가상·증강현실을 이용하면 의사는 가상현실 속에서 환자가 느끼는 반응을 확인해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생체 정보는 가상현실과 동기화되기 때문에 환자가 느끼는 고통을 객관적인 정보로 기록할 수 있다.

“관련 산업 발전 위해 정책적 지원 마련돼야”

해외사례에서 알 수 있듯 가상·증강현실을 접목한 보건산업은 ▲의학교육 및 수술훈련 ▲재활의료 ▲심리치료 분야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5G의 등장은 보건산업을 접목한 가상·증강현실 도입에 고무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보건 분야에서 이용될 경우 보다 더 높은 해상도와 안전한 대역폭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부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5G 네트워크 구축이 완료됐으며, 2020년 전후로 전국 서비스가 예상되고 있다.

이렇듯 가상·증강현실이 도입될 수 있는 인프라는 갖춰졌으므로, 관련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류제택 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향후 만성질환 및 고령화 인구의 증가가 전망되므로 보다 효율적인 서비스 개발이 요구된다”며 “정부와 기업, 의료계가 충분히 공론화 과정을 거쳐 가상·증강현실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면허시험이나 전문의 인증시험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제도 안으로 가져오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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