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심할수록 치아상실 위험도 커져”
“당뇨 심할수록 치아상실 위험도 커져”
  • 박원진 기자
  • 승인 2019.03.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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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잇몸의 날’ 기념 연구결과 발표
‘당뇨환자의 잇몸 관리를 위한 3.2.4 수칙’ 제시
구영 치주과학회장 “만성질환 관리에 잇몸건강 필수”

잇몸병 환자는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고, 잇몸병 치료가 당뇨환자의 혈당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당뇨가 심할수록 치아상실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대한치주과학회(회장 구영)와 동국제약은 ‘제11회 잇몸의 날’(3월24일)을 맞아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당뇨와 치아상실’, ‘잇몸병과 대사증후군’, ‘잇몸병과 당뇨’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당뇨환자의 잇몸건강 관리를 위한 3.2.4 수칙’도 제시했다.

당뇨 심할수록 치아상실 위험 높아

발표에 나선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윤준호 교수(보철과)와 김영택 교수(치주과) 연구팀은 미국치주과학회학술지 ‘Journal of Periodontology’에 게재한 ‘당뇨가 치주병에 의한 치아상실에 미치는 영향’ 연구를 통해 당뇨환자의 치아상실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1.35배 높다는 점을 밝혔다.

특히 당뇨병의 중등도에 따라 치아상실 위험을 살펴본 결과, 당뇨가 심할수록 치아상실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진단을 받았으나 심하지 않은 집단의 치아상실 위험도 1.29배에 비해 인슐린을 투여하는 심한 당뇨환자집단의 치아상실 위험이 1.51배로 더 높았다.

약 100만명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번 코호트 연구는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오랜 시간에 걸쳐 추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윤준호 교수는 “당뇨환자는 잇몸병으로 인한 치아 상실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당뇨와 잇몸병 사이의 긴밀한 관련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당뇨환자의 경우 잇몸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반드시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잇몸을 세심하게 관리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주낭 깊이와 대사증후군 상관관계 보여

김옥수 교수(전남대 치전원 치주과)는 ‘한국인에 있어서 잇몸병의 심도와 대사증후군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는 잇몸병의 정도와 대사증후군은 상관관계를 보였고, 중등도 이상의 심한 잇몸병 환자군에서 대사증후군이 1.13배 정도 더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잇몸병이 있는 남성이 대사증후군과 관련성이 높았다. 그러나 성별에 상관없이 치아와 잇몸 사이 틈인 치주낭 깊이가 4mm 이상(중증도 잇몸병)으로 깊은(PPD>4mm) 부위의 비율이 클수록 대사증후군이 높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김옥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치주낭의 깊이와 대사증후군이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 치주낭 깊은 곳에 존재하는 치태세균이 직접 혈관으로 침투하거나 염증반응을 일으켜 전신질환을 야기하는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박정철 교수, 김옥수 교수, 윤준호 교수, 김영택 교수.
발표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박정철 교수, 김옥수 교수, 윤준호 교수, 김영택 교수.

잇몸병 치료하면 당뇨환자 혈당조절에 도움

김대중 교수(아주대 의과대학 내분비대사내과)는 ‘당뇨와 잇몸병’에 대한 궁금증을 Q&A 형식으로 풀어냈다. 당뇨병학회 홍보이사인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잇몸병이 있으면 혈당조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고, 신장이나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점을 설명했다.

또한 잇몸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고 잇몸병 치료가 당뇨환자의 혈당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유럽에서는 당뇨병환자 가이드라인에서 구강관리를 강조하고 치과 방문을 권고하고 있다”며 “당뇨병 환자에게 이 같은 관련성을 알리고 잇몸건강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치주과학회 임원진이 '당뇨환자의 잇몸건강 관리를 위한 3.2.4 수칙'을 낭독하고 있다.
치주과학회 임원진이 '당뇨환자의 잇몸건강 관리를 위한 3.2.4 수칙'을 낭독하고 있다.

‘당뇨환자의 잇몸 관리를 위한 3.2.4 수칙’ 제시

박정철 교수(단국대 치주과)는 치주과학회와 마련한 ‘당뇨환자의 잇몸 관리를 위한 3.2.4 수칙’을 발표했다. △3개월마다 잇몸관리: 내과 진료와 치과검진 함께 하기 △하루에 2번 치아 사이 닦기: 치간 칫솔과 치실 사용 △하루에 4번 칫솔질: 식후 3번은 기본, 자기 전에 한번 더!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자는 내용이다.

보조지침으로는 △물을 자주 마시기(당뇨환자는 침이 적게 나와 입속 세정력이 떨어짐) △당분은 줄이고 섬유질 섭취를 늘리는 건강한 식사하기 △입 안에 상처 나지 않도록 칫솔질은 부드럽게 하고 딱딱한 음식 피하기를 제시했다.

치주과학회 창동욱 홍보이사는 “잇몸병과 관계성이 밝혀진 전신질환자들이 잇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수칙과 방안을 제시하고, 이 같은 실천지침을 통해 스스로 건강을 관리해 나가도록 학회 차원에서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영 회장 “만성질환 관리에 잇몸건강 필수”

이날 ‘제11회 잇몸의 날’ 기념식도 열렸다. 3월24일 ‘잇몸의 날’은 ‘삼(3)개월마다 잇(2)몸을 사(4)랑하자!’는 의미로 대한치주과학회와 동국제약이 2009년부터 지정했다. 기념식에는 보건복지부 장재원 구강정책과장, 박경옥 서울시 건강증진과장, 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철수 치협회장은 축사에서 “잇몸건강과 전신질환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이어지면서 치주질환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국민 인식이 높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치협은 치주과학회와 협력해 국민 잇몸건강 향상에 더욱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남윤 치주과학회 홍보위원장은 대한치주과학회, 대한공중보건치과의사협의회, 한국보건치과위생사회와 함께 매년 진행하는 ‘치주병 대국민 홍보사업’에 관해 소개했다.

구영 치주과학회장
구영 치주과학회장

구영 치주과학회장은 “UN과 WHO 등 국제기구에서도 만성질환 관리에 잇몸건강이 필수임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잇몸의 날’을 통해 잇몸건강과 전신건강과의 밀접한 관련성에 대해 꾸준히 알려나가도록 치주과학회가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잇몸의 날’ 행사를 후원하고 있는 동국제약 오흥주 대표는 “대한치주과학회의 다양한 학술활동과 공익적 사업이 ‘잇몸의 날’을 더욱 빛나게 해주고 있으며, 앞으로도 학회와 함께 잇몸의 중요성과 관리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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