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경찰권 부여’ 탄력받나
‘건보공단 경찰권 부여’ 탄력받나
  • 박정식 기자
  • 승인 2019.09.25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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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장병원에 대한 대국민여론조사 실시

10명 중 8명 건보공단 특사경 부여 ‘찬성’

“재정 누수 막기 위해 관련법 통과 필요”

‘과도한 권한’ 반대 목소리도 있어

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불법 사무장병원을 근절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관련 법률 개정안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건보공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사무장병원에 대한 대국민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8명은 "불법 사무장병원의 폐해에 대해 공감한다"며 "특별사법경찰권 부여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통해 이뤄졌으며, 신뢰수준 95%에 표집오차는 ±2.5%포인트다.

 

10명 중 8명 ‘건보공단에 특사경 부여’ 찬성

사무장병원 단속‧처벌 강화 방안에 대한 평가(왼쪽)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 부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사무장병원 단속‧처벌 강화 방안에 대한 평가(왼쪽)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 부여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여론조사 결과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500명 중 73.2%에 해당하는 1098명이 ‘사무장병원은 질 낮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데 동의했다. 또 ‘사무장병원이 부당·허위청구 등 건강보험 재정누수의 원인’이라는 데 1203명(80.2%)이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현행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 방식에 대해서는 79%(1185명)가 ‘수사 장기화 및 진료비 차단 지연으로 사무장병원 제재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8월 국회를 통과한 ‘불법 사무장병원 단속 강화법’에 대해서는 대다수인 93.6%(1404명)가 ‘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불법 사무장병원 단속 강화법은 사무장병원에 대한 처벌과 면허를 대여해 준 의료인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위반 여부 조사를 거부·기피·방해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사무장병원의 신속한 수사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무려 81.3%(1220명)가 찬성한다고 답했다. 찬성의 이유로는 ‘신속한 대응으로 수사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어서’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으며, ‘건강보험 재정누수를 막을 수 있어서’, ‘수사와 조사에 필요한 전문인력과 조직이 있어서’가 뒤를 이었다.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사무장병원 근절 방안 1순위’에 대한 질문에는 37.2%(558명)가 ‘사무장병원을 사전에 차단하는 개설 절차 강화’를 꼽았다.

이어 ‘사무장병원에 면허증을 대여한 의료인 처벌 강화’와 ‘사무장병원을 개설한 비의료인에 대한 처벌 강화’라고 답한 인원은 각각 366명(24.4%), 342명(22.8%)을 차지했다. ‘사무장병원을 운영해 발생한 부닥 이득을 환수해야 한다’는 의견과 ‘사무장병원 개설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응답한 인원은 각각 114명(7.6%), 108명(7.2%)으로 조사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지난해 12월 사무장병원에 대한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일명 사법경찰직무법)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은 사무장병원과 면허대여약국에 한해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허위‧거짓 청구는 건보공단 사무장병원 수사권의 대상이 아니다.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제7조의4 신설)은 올해 3월 임시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어 법안1소위에서 심의했으나 여야 간 의견 불일치로 국회에 계류 중이다.

 

‘과도한 권한 주는 꼴’ … 반대 목소리도 있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 부여를 찬성하는 이유와 반대하는 이유.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 부여를 찬성하는 이유와 반대하는 이유. (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의료계는 건보공단의 특사경 권한 부여에 대해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직업수행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는 초법적 시도라는 것이다.

의료계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사무장병원과 같은 불법개설 의료기관을 차단하려는 노력없이 특별사법경찰제도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이 같은 목소리는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특별사법경찰권 부여에 반대한다는 소수 의견(1500명 중 280명) 이다. 그 결과를 보면 280명 중 절반을 넘긴 59.1%는 ‘과도한 권한을 무소불위로 행사할까봐’라고 응답했다. ‘현행법만으로도 충분히 단속이 가능하다’(17.5%), ‘선의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15.1%)는 의견도 나왔다. 

 

건보공단 “건보재정 누수 막기 위해선 특사경 필요”

수갑 경찰

건보공단은 사무장병원에 대한 신속한 대응 및 근절을 위해서는 건보공단 임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 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무장병원은 지난해 12월 정부의 생활적폐 개선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며 “지난 10년간 2조원이 넘을 정도로 피해금액이 늘어나고 있지만 환수율은 6%대에 불과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사무장병원 등에 대한 일선 경찰의 수사는 전문 수사인력 부족과 사회적 이슈사건 우선 수사 등에 밀려 수사기간이 평균 11개월로 장기화 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이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도 대다수가 특별사법경찰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뜻을 나타냈다”며 “사무장병원 등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단속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 빠른 시일 내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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