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사용 아날로그 엑스선 디지털화…방사선 노출 대폭 줄여
120년 사용 아날로그 엑스선 디지털화…방사선 노출 대폭 줄여
  • 덴탈투데이
  • 승인 2020.01.1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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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120년 동안 쓰던 아날로그 방식의 엑스선을 디지털화 해 방사선 노출을 대폭 줄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방사선 노출을 절반가량으로 줄이고, 1만 배 빠른 초고속 촬영이 가능해지면서 영상 화질도 높여 의료 영상장비 산업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탄소나노튜브(CNT) 기반 디지털 엑스선 소스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엑스선은 의료진단과 산업용 제품 검사 등에 쓰이는 전자기파다. 엑스선을 만드는 소스는 주로 진공도가 높은 공간에서 높은 에너지를 지닌 전자빔을 금속과 충돌시켜 만든다. 이때 전자빔을 발생시키는 방법에 따라 엑스선 소스의 작동 방식이 결정된다.

기존에는 필라멘트를 2000℃의 고온으로 가열, 전자를 발생하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불필요한 방사선 피폭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영상의 선명도나 검사 시간을 개선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ETRI가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이 기술의 핵심은 Δ탄소나노튜브 전계방출 전자원(源) 제작기술 Δ진공 밀봉 엑스선 튜브 설계 및 제작기술 Δ전계방출 디지털 엑스선 소스 구동을 위한 능동전류 제어 기술 등이다.

연구진의 기술은 전기 신호로 전자가 방출되는 정도를 직접 제어하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에만 전기를 걸어 엑스선을 방출한다. 이 때문에 동영상 촬영 시에만 방사선이 나오도록 제어하면서 노출 수준을 기존 대비 50%로 낮출 수 있다.

디지털 방식은 수백 나노초(ns) 수준으로 전류 제어가 가능해 수십 밀리초(ms) 수준으로 제어하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보다 최대 1만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정밀 촬영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물체의 움직임에 따라 촬영 속도도 유연하게 조절이 가능해 혈관 수술 시 엑스선 영상 촬영의 잔상도 줄이고 보다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디지털 엑스선 소스는 미국, 일본, 유럽을 포함한 여러 선진연구그룹이 20여 년간 연구해 왔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밀봉된 상태에서 별도의 진공 펌프 없이 높은 진공도를 유지시켜 제품의 수명이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결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ETRI 연구진은 15년 전부터 연구해온 전계방출 디스플레이(FED) 원천기술 보유로 이번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엑스선 튜브를 완전 진공 밀봉 형태로 제작하고 이를 완벽하게 디지털 방식으로 제어하면서 기존 대비 크기를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고 응용이 쉬워 제품화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진공 밀봉 시 기존에 쓰인 유리 대신 세라믹을 이용해 상용화 수준의 수명과 제품 특성을 갖출 수 있다.

가열이 불필요해 건전지(AA) 크기의 장비 경량화로 제품화가 가능하다. 이 기술은 치과용 진단 장비업체 등에 이전됐다. 연구진은 향후 이 기술을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도록 출력을 높이고 관련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ETRI 송윤호 소재부품원천연구본부장은 “오랜 기간 수입에 의존하던 핵심 부품을 혁신적인 신기술로 대체함으로써 단순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는 모범적인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미국 응용물리학회(APL), 나노 테크놀로지 등 저명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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