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대 설립’ 카드 꺼낸 박원순 시장 의도는?
‘공공의대 설립’ 카드 꺼낸 박원순 시장 의도는?
  • 서정필 기자
  • 승인 2020.05.2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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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중요성 높아진 상황 ... 유리한 여론 지형 선점 의도 분석

마지막 임기 종료를 2년 앞둔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공의대’ 설립 추진 계획을 밝혔다. 서울시립대를 내세워 2017년부터 추진했던 서남대 의과대학 인수작업이 무산된 지 2년 만에 독자 추진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20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서울형 표준방역체계 구축의 일환으로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겠다”며 “지자체 최초로 설립하는 공공의대는 서울시민은 물론 공공의료시스템의 역량을 강화하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그동안 사스, 메르스 등을 경험하며 공공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해왔지만 여러 이해관계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돼 왔다”며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공공의료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공공의과대학 설립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박 시장이 이처럼 공공의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다름아니다. 의과대학만으로는 응급 외상이나 감염성 질환 역학조사 등 공익성 강한 특수 분야의 인력을 키워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2년밖에 남지 않은 임기를 감안하면 과연 실행가능한 사업일까 라는 의문이 고개를 든다.

박 시장이 브리핑에서도 밝혔듯이 공공의대 설립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복잡한 문제다. 광역 단체장의 의지만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선 의사단체의 반발이 강하다. 대한의사협회는 21일 성명을 통해 “국내 최고의 공공의료기관인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시 산하 9개 병원이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등 그 어느 지자체보다 의료자원이 풍부한 서울시가 공공의대를 설립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도, 수용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냈다.

서울시의사회도 같은 날 성명에서 “전국 어느 곳보다 의료자원이 풍부한 서울시에 공공의대를 설립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도 거쳐야한다. 이 과정이 순탄치 많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박 시장이 공공의대 설립이라는 카드는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더욱이 박 시장은 이미 3선 고지에 올라 서울시장 선거에 더 이상 출마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휘발성 강한 공공의료를 내세워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의 지형을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의대 필요성을 다시 한 번 환기하고 논의에 불을 지핌으로써 차기 대권후보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의 공공의대 설립 재도전은 코로나19 사태로 공공의료 중요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서울시가 선제적으로 감염병 예방과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줘 여론 지형 상 유리한 지점을 먼저 차지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며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은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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