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가까워지는 ’의대생 대량 유급’ 사태
점점 가까워지는 ’의대생 대량 유급’ 사태
  • 임도이 기자
  • 승인 2020.09.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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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4일 대한의사협회 주최 '전국의사 2차 총파업'에 참석한 의대생과 전공의들.
2020년 8월 14일 대한의사협회 주최 '전국의사 2차 총파업'에 참석한 의대생과 전공의들.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반발해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해온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이 "단체행동을 유보하겠다"고 밝혔으나, 시험을 보겠다는 것인지, 안보겠다는 것인지,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구제의 기회는 갈수록 멀어지는 모습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회장 조승현)은 13일 발표한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대표 공동 성명서'에서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대협은 의대생들의 단체행동과 관련, "의료 전문가와 상의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정책들이 결국 의료의 질적 하향을 야기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할 것이 자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들은 "본과 4학년 대표단이 국가시험 응시를 요청하였다는 일부 보도는 오보임을 분명하게 명시한다"며 "단체행동 '유보'라는 단어 뜻 그대로 받아달라"고 주문했다. 단체행동을 왜 유보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의대협은 (외부의) 연락에 무응답으로 일관하기로 했다"고만 밝혔다.

결과적으로 의대생들이 국시에 응하겠다는 것인지, 안하겠다는 것인지 애매한 입장을 취한 셈이다. 

이 때문에 "대체 어쩌라는 건지?" "학생들이 간보기를 하는 거냐?" "어린애 떼쓰는 것 같다"와 같은 비아냥이 쏟아지는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13일 "재응시 기회를 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민여론과 다른 국가고시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한 조치다. 

의료계 총 파업을 주도했던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 역시, "의대생들을 반드시 구제해야한다"고만 요구할 뿐, 학생들의 시험거부 사태에 대해서는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사상 초유의 의대생 대량유급 사태는 피할 수 없게 된다.

속을 알 수 없는 의대생들의 애매한 태도에, 의정합의로 잠시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던 국민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다시 올라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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