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완치? 나아도 낫는 게 아니야”
코로나19…“완치? 나아도 낫는 게 아니야”
  • 전성운 기자
  • 승인 2020.10.07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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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걸리면 장기간 후유증 지속
오는 10월부터 경증환자가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경우, 진료비 폭탄을 맞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막기 위한 조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들 대부분은 짧은 기간 가벼운 증상을 보인 뒤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일부는 몇 달씩 이어지는 피로와 통증, 숨 가쁨 등을 경험한다.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 판정을 받아도 나은 게 아니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BBC는 현지시간 6일 "롱 코비드(Long Covid)로 불리는 이런 장기 후유증은 아직 명확한 의학적 정의나 보편적 증상은 없지만, 그 존재 여부는 확실하다"면서 "앞으로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롱 코비드에서 가장 일반적인 특징은 피로감이다. 또 숨 가쁨과 계속되는 기침, 관절 및 근육통, 청각 및 시각 장애, 두통, 후각 및 미각 상실, 심장과 폐, 신장 및 내장 손상 등도 발생한다. 우울증과 불안, 명료한 사고 상실 등 정신적 건강도 문제가 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로마에서 143명의 코로나19 퇴원환자를 분석한 결과 87%의 환자에게 거의 두 달간 최소한 1개 증상이 계속됐다. 절반 이상은 피로를 겪었다.

영국의 코비드 증상 추적 앱에 따르면 확진자의 12%는 30일이 지나도 여전히 증상을 경험했다. 또 2%는 90일이 지난 뒤에도 여전히 '롱 코비드'가 지속됐다.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 중 절반은 10주가 지나도 피로감을 느꼈다. 또 3분의 1은 일에 복귀할 수 없을 정도의 육체적 문제를 겪었다.

영국 레스터대학 크리스 브라이틀링(Chris Brightling)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뒤 폐렴 증상을 보인 이들은 폐에 가해진 손상 때문에 더 많은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증상의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먼저, 신체 대부분의 곳에서 바이러스가 사라져도 일부분엔 여전히 남아있을 수가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팀 스펙터(Tim Spector) 교수는 "만약 계속해서 설사를 한다면 바이러스가 내장에, 미각 상실이 지속되면 신경에 남아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 내 다양한 종류의 세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과도한 면역 반응을 촉발해 신체 전반의 손상을 가할 수 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후에도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해 이것이 건강 악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감염은 인체 장기의 기능에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폐에 상처가 남는 경우 특히 큰 영향을 받는다. 다른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인 사스나 메르스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는 인체의 신진대사를 바꿀 수도 있다. 감염 이후 당뇨병이 나타나면서 혈당치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발견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나온 바 있다. 또 비정상적인 응고를 포함해 혈액 관련한 이상 현상이나, 혈관 조직에 손상을 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한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피로감이나 기침 등을 느끼는 것은 흔한 편이다. 또 바이러스에서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

브라이틀링 교수는 그러나 "코로나19는 훨씬 광범위한 증상이 나타나며, 장기 후유증을 겪는 이들도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나타난 것은 지난해 말이고, 올해 초부터 전 세계에 확산했기 때문에 아직 장기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다.

완전히 회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계속해서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으며, 특히 만성피로증후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다시 감염될 가능성이 크다.

브라이틀링 교수는 "(확진자들에게) 25년간 추적할 것을 권고했다"면서 "1년 이상 증상을 겪는 이들은 매우 적을 것으로 확신하지만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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