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는 연세대 치과대학 교정과학교실 최성환 교수, 경희대 치과대학 치과교정학교실 안효원 교수, 연세대 공과대학 화공생명공학과 홍진기 교수와 최우진 연구원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치과생체재료 표면을 오염시키는 바이오필름(biofilm)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는 실마리를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치과생체재료는 치아의 기능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지만, 오염될 경우 치주질환과 전신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로 치과생체재료 적용에 따른 질환 발생을 차단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 ‘반전해질 효과 해석을 통한 체내 방오 효과 고분자 개발(Reverse Actuation of Polyelectrolyte Effect for In Vivo Antifouling)’은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ACS Nano(Impact Factor 14.588)’에 최근호에 게재됐다.
바이오필름은 구강 속 세균이 응집해 생기는 일종의 세균막이다. 구강 바이오필름은 타액 단백질과 치아우식, 치주염, 치근단 염증 및 임플란트 주위염과 같은 구강 내 국소 질환뿐 아니라 소화기관, 심혈관계를 포함한 감염성 전신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때문에 바이오필름의 생성을 예방하는 것이 치과생체재료 개발에 주요 화두로 주목받고 있다. 재료 표면을 기능화해 오염을 막고 방오(antifouling) 성능을 부여하는 시도가 있었지만 폴리에틸렌글리콜 등 양성만을 가진 기존 고분자들은 침 안의 이온에 의한 ‘전해질 효과(polyelectrolyte effect)’가 발휘돼 생체 환경에서는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생체 환경에서 ‘반전해질 현상(anti-polyelectrolyte effect, APE)’이 나타날 수 있도록 전기적으로 양성과 음성을 모두 가져 중성을 띠는 ‘양쪽성 이온 고분자(ZP)’ 모델을 설계하여 구강환경에서 향상된 방오 성능을 검증했다.
침과 비슷한 환경인 이온용액(0.154 M NaCl) 내에서 반전해질 효과가 발현되면 양쪽성 작용기 간 상호 작용력이 완화되고, 양쪽성 고분자가 수중 팽창하게 되면서 치과생체재료 표면에 두꺼운 수화층(hydration shell)을 형성하게 된다.
이 수화층은 타액 단백질, 세균 및 진균이 달라붙는 것을 억제하고, 결국 세균성 바이오필름의 생성을 억제하는 방오효과를 증대할 수 있다. 실제로 반전해질 효과(APE)가 발현되는 투명 교정 장치를 전임상실험(중동물의 교정 모델)에 적용한 결과 1주일간 대조군 대비 약 80% 억제된 균층 형성을 보였다.
최성환 교수는 “기존에는 구강 내 바이오필름에 저항하기 위해 물리적인 세척 또는 항박테리아 제재의 사용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연구는 구강 내 정상 세균총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세균성 바이오필름의 생성 및 부착을 억제할 수 있는 방오성을 가진 치과생체재료의 개발을 통해 구강 내 세균에 의한 구강질환, 관련 감염성 전신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