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산업도 확 바꾸는 코로나19
보건의료산업도 확 바꾸는 코로나19
  • 임도이 기자
  • 승인 2021.07.30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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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디지털헬스산업 폭발적 성장세 
헬스케어 앱↑ 시장↑ 투자↑ 인수합병↑, 상장↑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 및 질병관리 앱 활용이 많아지는 등 디지털 환경에 대한 환자 및 일반인 친화도가 급상승하고 있다. 단순 건강 관리를 넘어 질병 관리 등으로 디지털헬스 어플리케이션의 적용이 확대되고, 글로벌 디지털헬스 시장은 2020년 1520억 달러에서 2027년 5080억 달러로 3.34배 급증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미국의 경우,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2019년 77억 달러에서 2020년 146억 달러로 두배가 증가했다. 2021년 상반기에만 147억 달러가 투자되어 이미 2020년 투자금액을 추월했다.

우리나라도 법·제도 개선 노력과 이해관계자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의 상용화 촉진 필요성이 제기된다. 

30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코로나19 이후 급부상하고 있는 디지털헬스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이전부터 개발 중이던 헬스케어의 디지털화는 코로나19 이후 헬스케어 수요의 증가와 의료 인력 공급 부족의 격차로 인해 단기간에 촉진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계 대면 진료는 원격의료로 대폭 전환되었으며, 팬데믹 이후 전 세계 사람들의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진 영향으로 디지털헬스를 활용한 보건이 확대되고 있다. 2020년 1520억 달러였던 글로벌 디지털 헬스 산업 규모는 오는 2027년 3.34배 늘어난 50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디지털헬스산업에 어떤 변화 가져왔나

코로나19로 격리된 생활 속에서 환자나 일반인들은 각자 집에서 디지털치료제, 가상 임상시험 및 진료, 질병관리, 건강관리 등을 위한 다양한 디지털헬스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2020년 한해에만 9만 개 이상의 헬스케어 앱이 새로 서비스되는 등 현재 35만 개 이상이 사용되고 있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개발하는 디지털 헬스 서비스는 단순 건강관리 및 보조 수단을 넘어 질병 모니터링 등으로 고도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운동&피트니스, 다이어트&영양에 대한 적용은 줄어드는 반면, 특정질병, 의료기관&의료보험 관련 활용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정신질환, 당뇨 등 특정질병 관련 어플 이용률은 2015년 10% → 2017년 16% → 2020년 22%로 급증하는 추세다.

디지털 헬스 어플리케이션 세부 분류와 이용률
디지털 헬스 어플리케이션 세부 분류와 이용률

미국의 디지털헬스 산업 동향

디지털헬스 기업에 투자된 규모는 2019년 77억 달러에서 2020년 146억 달러로 약 2배 증가하였고, 2021년은 상반기에만 147억 달러가 투자되어 이미 2020년 투자 규모를 넘어섰다.

2021년 상반기 기업간 거래는 48건의 메가딜(1억 달러 이상 투자)을 포함해 372건이 있었다. 평균 거래 금액은 396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2배 증가했다. 메가딜 중의 메가-메가 딜은 5억 4000만 달러 규모의 다이어트/운동 관련 정보를 모아 건강관리를 도와주는 눔(Noom)에 대한 투자로, 현재까지 이뤄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중 사상 최대 규모다.

디지털헬스 기업 M&A는 2020년에 145건이, 2021년 상반기에 131건이 이루어졌다. 2020년 8월 미국 최대 원격의료 서비스 회사인 텔라닥 헬스(Teladoc Health)는 미국 최대 원격 모니터링 기업인 리봉고(Livongo)를 185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어 올해 4월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의료기록 기술기업인 Nuance를 인수하는 등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거대 IT기업들도 기존 이메일서버나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의 강점을 살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의 사업확장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은 집에서 다양한 가상의 케어 및 웰니스 제품을 사용하는데 점점 익숙해지는 등 소비자들의 건강관련 행동들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고 이는 투자 경향에 반영되고 있다. 2021년 상반기에 이루어진 Noom, Ro, Capsule과 같은 메가딜은 투자자들의 D2C(Direct to Consumer, 직접소비자판매)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다.

신규 상장의 경우 2020년에 7개 기업이 있었으나, 2021년 상반기에만 11개 기업이 상장됐다.

디지털헬스산업, 헬스케어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

McKinsey 글로벌 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8조 4000억 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지출은 2030년에는 14조 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디지털 헬스케어가 3조 달러의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와 2030년 11조 5000억 달러로 낮춰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디지털 헬스 산업이 헬스케어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프랑스의 다국적제약사인 사노피(Sanofi)의 디지털치료제 글로벌 책임자인 Bozider Jovicevic는 “WHO가 발표한 건강(헬스)의 결정요인을 보면 20%는 의료케어, 20~30%는 행동, 나머지는 환경, 사회, 유전, 정신 등에 기인한다”며 “Sanofi는 20%에 해당하는 의료케어에 집중하고 있지만, 행동의 변화 또한 큰 요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3조 4000억 달러에 달하는 헬스케어 지출액은 질병에 지출되고 있으나 이러한 질병은 행동적인 변화에 의해 달라지거나 뒤바뀔 수 있다”며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잠재성을 언급했다.

우리나라 디지털헬스기술 실용화 단계, 문제는 법과 제도 개선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2020년 12월에 발간한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산업 규모는 2019년 기준 6조 4257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이미 광범위하게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되어 있으며 실용화 가능한 수준에까지 이른 상황이다. 다만, 법 제도적인 문제에 부딪혀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의료 기술력 및 높은 수준의 의료 정보화 인프라 구축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출에 대한 규제 문제로 인해 미래 디지털 헬스 시장의 규모를 전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보고서는 “우리 정부가 원격의료 시범사업, 모바일 의료용 앱 안전관리지침, 의료기기와 개인용 건강관리 제품 판단기준,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 등 다양한 규제개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으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규제 개선에 대한 노력은 디지털 헬스케어 발전을 위한 규제의 명확성을 확보하고,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을 촉진함과 함께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디지털 헬스의 범주가 불확실하므로 우선 범위 정립이 필요하고, 건강보험 수가 적용, 의료기기 인허가 등 법 제도 개선과 의료데이터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국내 산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이해관계자들간 협의와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신시장을 조속히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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