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공공의료-의료인력 확충하라”
보건의료노조 “공공의료-의료인력 확충하라”
  • 임도이 기자
  • 승인 2021.09.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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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최일선 간호사들 내일 총파업 돌입

의사들과 함께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싸우고 있는 전국 병원의 간호사들이 내일(2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다. 이에따라 팬데믹 상황속에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은 오늘(1일) 저녁 6시부터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산별 총파업 전야제를 진행하고 내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당초 간호사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보건의료노조는 지금도 조합원의 63.4%가 간호사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조합원들 중에는 대형병원 간호사들도 많아 실제 파업이 대규모로 진행될 경우, 코로나 대응 등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파업전야제는 보건복지부 앞에 마련된 본무대에서 진행하는 행사와 지부별 파업전야제 상황을 ZOOM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조는 전야제 전 과정을 유튜브(보건의료노조 TV)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중앙에서 진행하는 산별총파업 전야제에 이어 각 지부별로 병원로비·강당·회의실 등에서도 파업전야제를 진행될 예정이다.  별도 장소에서 파업전야제를 진행하지 않는 지부는 간부·대의원이 집결하여 산별총파업 전야제를 함께 유튜브로 시청한 후 지부별 파업 준비상황을 점검한다.

보건의료노조는 “조합원들이 유튜브를 통해 파업전야제를 시청할 수 있도록 링크를 배포하고 함께 유튜브 시청하기, 댓글 남기기 등을 통해 조합원들과 함께 하는 온라인 전야제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남은 시간 동안 정부와의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9월 2일 아침 7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오전 11시에 세종시 복지부 앞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오후 2시부터 산별 총파업대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파업에 돌입한 지부는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지부별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하고 산별총파업 대회로 집결한다. 다만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환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에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필수유지 인력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 집회에 참여하게 될 조합원들은 이미 백신 예방접종을 마친 상태지만, 그럼에도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두가 방호복을 입고, 페이스 쉴드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 단계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방호복 파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집행부 간부들이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9월2일 총파업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집행부 간부들이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9월2일 총파업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달 17일 124개 지부(136개 의료기관)가 동시에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한 보건의료노조는 18일부터 26일까지 조합원들에 대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조합원 5만 6091명 중 4만 5892명이 투표(투표율 81.82%)에 참여했고 이중 4만 1191명이 찬성(찬성률 89.76%)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와 관련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후 1년 7개월을 버텼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기전을 이대로는 감당할 수 없다”며 “이번 파업은 더 이상 이대로는 버틸 수 없어 벼랑끝에 내몰린 코로나 19 최전선 보건의료노동자들이 피눈물로 호소하는 세상에서 가장 절박한 파업이자 벼랑 끝에서 움켜쥔 마지막 희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감염병전문병원 조속한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기준 마련과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공공병원의 시설·장비·인력 인프라 구축과 공익적 적자 해소 ▲직종별 적정인력기준 마련 및 간호사 1인당 환자수 법제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확대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및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제도 전면확대 ▲5대 불법의료(대리처방, 동의서, 처치·시술, 수술, 조제) 근절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을 위한 평가기준 강화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 ▲의사인력 확충과 공공의대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요구를 중심으로 지난 5월부터 보건복지부와 12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특히 지난달 26일 11차 교섭에서는 11시간 마라톤 교섭을 진행했다. 30일 오후부터 진행한 12차 교섭도 다음날 새벽 5시까지 14시간 밤샘 마라톤교섭을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충에 대해서는 각계의 지지와 입장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가 지난달 24일 지지 성명을 발표한 이후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언론노조, 금속노조, 전국철도노동조합, 사무금융노조,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민주노총 서울본부, 민주노총 경남본부,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민주노총 대전본부, 민주노총 충북본부 등에서 지지 성명을 발표하거나 지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한간호협회도 지난달 27일 “정부와 국회는 코로나19 최전선에 서 있는 간호사와 보건의료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와 외침에 응답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밖에 정의당, 노동당, 일산병원노동조합, 한국노총 소속인 세브란스병원노동조합, 여성노동자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여성단체연합’에서도 지지 입장을 발표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대국민 호소를 통해 “의료인력 확충과 공공의료 확충! 저희들의 절박한 절규이고, 환자와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간절한 호소”라며 “보건의료노동자들이 더 이상 의료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환자 곁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응원하고 격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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