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시장 ‘양극화’ 뚜렷
의료기기시장 ‘양극화’ 뚜렷
  • 박민주 기자
  • 승인 2021.11.24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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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관 의료기기 사용 현황' 분석 결과
대형병원 외제-중소병원 국산 사용
전체 보유 의료장비 92만여 대 ... 국산 56만 5천여 대 
"내수 기반의 차별화된 국내·외 시장 진입 전략 필요"
[사진=pixabay] 의료기기
[사진=pixabay]

대형병원일수록 국산 의료기기보다 외국산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급 이하에서의 자급률(국산장비 사용비율)은 70.5%로 높았지만, 상급종합병원은 11.3%에 그쳐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23일 헬스코리아뉴스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국내 의료기관 의료기기 사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기준 전체 의료기관 보유 의료장비는 총 92만 1964대로, 이 중 국산 장비가 61.3%(56만 5101대)를 차지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자급률을 살펴보면, 병원급 이하에서는 약 70.5%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는 병원 57.1%, 요양병원 73.8%, 한방병원 91.3%, 의원 66.1%, 치과의원 60.8%, 한의원 95.9% 등이었다. 

반면 종합병원은 22.6%, 상급종합병원의 경우는 11.3%에 그쳤다. 이는 2018년 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이긴 하지만, 개선율은 저조한 편이다. 중급이상 기술이 필요한 장비 분야, 가격경쟁력 외 프리미엄 제품 분야에서 국산 제품의 보급률이 저조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날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외국산 의료기기는 초고가인 경우가 많아 중소병원 입장에서는 도입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병원이 진료비는 싸지만, 의료의 질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2020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규 등록(구매)된 전체 의료기관의 의료장비는 국산(58.2%)이 수입산(41.8%)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규 등록된 국산 상위 품목은 △심전도 감시기 △일반 엑스선 촬영 장치 △초음파 영상 진단기 등이었다. 수입산 상위 품목은 △인공호흡기 △안구 광학 단층 촬영기 등이었으며, 의료기관 종별에 따라 다양한 품목이 분포되어 있었다. 

국산이 전무한 품목은 △고강도 집속형 초음파수술기 △전산화 단층촬영기 등이었고, 수입산이 전무한 품목은 △레이저수술기 △레이저치료기 △초음파 방광용적측정기 등이었다. 

2018년 대비 2020년 의료장비 신규 등록(구매) 국·외산 상위 5개 현황[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브리프 '국내 의료기관 의료기기 사용 현황 분석']
2018년 대비 2020년 의료장비 신규 등록(구매) 국·외산 상위 5개 현황.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산 의료장비 보유현황을 유형 군별로 살펴보면, 영상진단 장비(73.1%) 및 핵의학진단·골밀도 검사장비(77.7%), 재활 치료 및 전기 자극 장비(86.1%), 한방 검사 및 치료 장비(96.6%)에서 특히 높은 비중을 보였다. 

재활치료, 전기자극 장비, 영상진단 관련 장비, 마취·처치수술 장비의 경우, 병상 수가 낮은 의료기관일수록 국산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영상진단 분야의 경우 병·의원급에서 국산 비중이 높았다. 다만 기술력이 부족한 MRI, CT 등 고가 장비와 국내 강점 분야인 초음파 영상 진단기, 엑스레이 등 분야는 종합병원급 이상 진입에 고전하고 있다.

국산 의료장비는 일반병동에 활용되는 위험도가 낮은 중저가 제품 위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고가 의료장비 및 내시경(결장경, 식도·위·십이지장경) 분야는 수입 제품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최근 10년간 생산 수출입 금액 및 업체, 품목, 종사자 수 등 대부분 방면에서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내수 기반의 차별화된 국내·외 시장 진입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진흥원 관계자도 “국내 기업은 제품의 혁신기술 입증을 위해 자체적으로 임상 검증 활동과 투자를 동반해야 한다”며 “시판 후 발생하는 유지보수 등 체계적인 사후관리를 위해 선도기업과의 협력 및 전략적 제휴 등 시장 선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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