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바이오경제 전쟁...한국도 대비해야
세계는 지금 바이오경제 전쟁...한국도 대비해야
  • 박원진 기자
  • 승인 2022.09.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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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12일 ‘국가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National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 Initiative)’를 론칭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함으로써 향후 국내 바이오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행정명령은 정책 추진배경, 부처별 역할 및 후속조치사항 등 총 14개 섹션으로 구성돼 있고 14일로 예정된 관련부처가 모이는 회의(Summit)를 통해 각 부처별 이행 방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각 부처는 행정명령 이행 평가보고서를 180일 이내에 대통령에게 제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니셔티브 배경이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의 경제적인 파급력(2030년까지 30조 달러)과 공급망의 높은 해외 의존도에 있음을 직접 언급했다. 무엇보다 중국 바이오기술의 급성장 및 중국 정부의 바이오경제 육성정책에 따른 경쟁 위협이 이번에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게 된 주요 배경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바이오 시장으로, 항암면역세포치료제(CAR-T), 유전자가위기술(CRISPR) 임상시험 등록 건수에 있어 이미 미국을 추월했다. 중국은 비교적 엄격하지 않은 규제로 치료제 개발이 미국보다 활발한 나라이기도 하다. 

백악관은 브리핑을 통해 “바이오기술은 글로벌 산업 혁명의 정점에 있으며 다른 나라들이 바이오기술 솔루션 및 제품을 위해 각자 포지셔닝 하는 동안 미국은 외국의 재료와 바이오생산에 너무 크게 의존해 왔다”며 “바이오기술과 같은 필수 산업의 해외 진출은 중요한 케미컬과 활성의약품원료와 같은 재료에 대한 미국의 접근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오기술과 바이오제조에 대한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의약품에서 연료 및 플라스틱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고, 계속해서 미국의 혁신이 경제 및 사회적인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은 미국 행정부가 바이오기술의 혁신은 물론 건강, 농업,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걸쳐 미국 바이오경제의 성장을 촉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지뉴브 연구개발(R&D) 장면.

실제로 바이오기술은 의약품은 물론, 농작물, 플라스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주로 바이오의약품이 더 크게 주목을 받아 왔다. 그러나 바이오기술은 의약품 이외에도, 에너지, 화학, 농업,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바이오협회는 이번에 공개된 이니셔티브 및 행정명령만으로 국내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우리가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해야 할 사항은 미국의 ‘바이오제조 역량 강화’ 및 ‘바이오 기반 제품의 의무구매 확대’를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인지에 대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바이오제조 인프라 구축 및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세제 혜택이나 인센티브의 수준, 바이오 기반 제품 구매시 대상 제품 및 해외산 원료 사용여부 등에 대한 조건에 따라 미국에 수출하거나, 미국 현지 진출을 모색하거나, 해외에서 미국기업과 경쟁하고 있는 기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는 중국과 미국이 연이어 바이오경제를 위한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을 발표하는 등 각국의 경쟁이 본격화함에 따라 유럽이나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도 이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대응 지원책이 늦어진다면 우리의 바이오산업 경쟁력은 그만큼 더 뒤처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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