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협회장 선거전 달아오른다
치협회장 선거전 달아오른다
  • 박원진 기자
  • 승인 2023.02.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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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정견발표회서 4명 후보 격돌
‘9천만원 인출-반환’ 놓고 ‘횡령-정보 유출’ 공방
가장 시급한 현안 ‘불법 저수가 덤핑치과’ 꼽아
대한치과의사협회 33대 회장단 선거 1차 정견발표회가 열렸다.

33대 치협 회장단 선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종훈)가 15일 주최한 33대 치협 회장단선거 1차 정견발표회에서 4명의 회장 후보는 자신들이 이뤄온 회무 성과와 향후 비전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동안 여러 갈등을 빚어온 탓인지 현 협회장 후보와 나머지 3명의 후보자 간 전선이 뚜렷했다.

저녁 7시30분 시작해 10시40분쯤 마무리된 이날 정견발표회에는 기호1번 최치원-이성헌-김동형-손병진, 기호2번 박태근-강충규-이민정-이강운, 기호3번 장재완-정진-김현선-김용식, 기호4번 김민겸-정영복-최유성-문철 회장단 후보를 비롯해 캠프 관계자들이 자리를 지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최치원 후보 “협회장 자격인가, 후보 자격인가”

후보자 간 질의-응답은 시작부터 뜨거웠다. 

기호1번 최치원 후보는 박태근 후보에게 “엊그제 의료인 면허취소법 관련해 삭발한 뒤 치의신보에 바로 기사를 올리고 회원들에게 홍보문자도 보냈는데, 협회장 자격인지 후보자 자격인지 궁금하다”며 “선거 관련 영상도 치의신보TV에서 촬영했다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기호1번 최치원 후보

박태근 후보는 “의협회장, 한의협회장과 상의하여 보건의료단체를 대표해 삭발한 것이며, 회원 문자는 선관위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치의신보TV 촬영도 후보자 자격으로 대관료와 촬영료를 지불하여 진행했고, 다른 후보자들도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답했다.

과거 외부 회계감사를 반대한 장재완 후보의 입장도 도마에 올랐다. 최치원 후보는 “2021년 서치 총회에서는 비용문제를 이유로 외부 회계감사를 반대한다고 발언했었는데, 이번에는 공약으로 내세웠다. 왜 달라졌나”라고 따졌다.

장재완 후보는 “클린 회무를 위해서는 외부 회계감사가 필요하다. 우리 ‘클린캠프’가 출마한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하다. 그때는 협회 임원을 대신해 참석했기 때문에 내 주장을 펴지 않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외부 회계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집행부가 돈 문제로 회원들에게 신뢰를 잃은 상태라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해명했다.

박태근 후보 “협회장 상근 무보수 공약 우려”

기호2번 박태근 후보는 장재완 후보에게 “과거 불합리한 노사협약서가 협회장 보궐선거의 단초가 되었는데, 당시 담당부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했는지, 그리고 최근 협회 원로들이 장 후보의 ‘협회장 상근 무보수 공약’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며 입장을 요구했다.

기호2번 박태근 후보

장재완 후보는 “당시 대의원과 지부장들에게 노사협상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서툴렀던 점은 유감이지만, 노조 관련 예산만 유보해줬어도 큰 혼란을 피했을 것”이라며 “이후 박태근 집행부가 노사합의서를 파기했다면서 31대 집행부가 제출한 것과 똑같은 용도와 금액을 통과시킨 것은 아직까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회장 무보수 공약에 대한 폄하와 비아냥은 자기들 기준이며, 약속은 내가 지킬 테니 본인들 걱정만 하시라”고 일축했다.

박태근 후보는 김민겸 후보에게 ‘업무추진비 증액’을 따졌다. 박 후보는 “서치회장으로서 업무추진비를 기존 50만원에서 90만원으로 증액했는데, 재무이사도 모르고 이사회 의결도 없는 셀프 인상 아니냐”며 “최근 전 협회장이 금전 문제로 유죄를 받았는데, 당시 재무이사로서 책임을 느끼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김민겸 후보는 “서울시치과의사회장의 역대 업무추진비는 50~100만원으로, 회무를 진행하면서 개인 지출이 많아져 범위를 정해달라고 해서 정한 것이며, 장부에 제대로 근거가 있다”면서 “30대 집행부 때 재무이사로 일했는데, 협회장 업무추진비 500만원 이하는 감사에게 말하고 사용 가능하며, 재무이사가 이를 다 파악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장재완 후보 “9천만원 인출 건, 뭐가 진실인가”

기호3번 장재완 후보는 박태근 후보의 ‘협회비 9000만원 현금 인출건 말 바꾸기’를 문제 삼았다. 장재완 후보는 “박태근 회장은 작년 대전에서 열린 지부장협의회에서는 9천만원에 대해 ‘사용했지만 밝힐 수 없다’ 했고, 올해 1월 기자회견에서 윤정태 재무이사는 ‘일부 사용하고 사비로 반환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또 며칠 전 회견에서는 ‘9천만원 전액을 사용하지 않다가 감사 지적에 반납했다’고 말했다. 도대체 뭐가 진실인가”라고 캐물었다.

기호3번 장재완 후보가 자료를 보이며 질의하고 있다.

박태근 후보는 “(인출금을)사용하려다 반환했다는 게 팩트”라며 이 사건의 본질이 다른 데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내사 중인 사건으로, 이는 내부 정보제공자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작년 10월 장재완 부회장, 이만규 충북지부장, 원용섭 전 국장이 참고인 조사를 받았는데, (협회장의)해명보다 내부 유출자가 누구냐, 대관업무 방해자가 누구냐가 핵심이다. 제보자가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길 바라며, 누가 독립군이고 밀정인지 곧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재질의에 나선 장재완 후보가 “가지고 있다 반납한 것도 횡령인데 인정하는가, 또 지난해 30만원대 저수가 임플란트 치과에 가서 수술받았다고 하는데 면죄부 준 것 아닌가”라고 묻자, 박 후보는 “횡령이라 생각하면 고발하면 된다. 임플란트 수술은 적을 알아야 대처 가능하겠기에 직접 실행한 것이며, 관련 자료를 확보해 대책을 세우는 중”이라고 답했다.

김민겸 후보 “협회장 회무 수행 제대로 못해”

기호4번 김민겸 후보는 박태근 후보가 협회장으로서 회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치협이 외국인 수련자, 면허취소법, 임플란트 반품 등에 제대로 된 대응을 보여주지 못하고 복지부 눈치만 보며 회원 권익을 대변하지 못했다”며 “서치 소송단과 헌재 앞 공동시위 1주일도 안 돼 비급여수가 공개를 결정하고, 다시 1년이 안 되어 38만원대 치과에 나타난 것이야말로 협회장이 회원을 사지로 내몬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기호4번 김민겸 후보

박태근 후보는 “당시 복지부 차관까지 면담하며 끊어진 채널을 복원하려 노력하고 회원 권익을 실현했다고 본다. 비급여 공약을 지키는 게 의미 없는 상황이었고, 서치도 자료제출 독려 공문을 보내지 않았나.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며 “비급여 공개로 초저수가에 일부 영향이 있겠지만 전부는 아닌 억측이라 생각한다. 저수가 체험 노력은 알아주지 못해 답답하다. 살신성인을 증명하도록 대책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민겸 후보는 최치원 후보에게 31대 집행부 총무이사 직을 수행하다 도중 사퇴한 경위를 물었다. 최치원 후보는 “제가 도입한 직원 출퇴근확인시스템, 시간외수당제 등이 불만을 샀고, 부회장회무협의체라는 비공식조직이 저에게 (무고한)혐의를 씌워 직무정지를 당한 인민재판 사건”이라며 “당시 협의체 멤버들이 이번 선거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페어플레이하길 바란다. 익명투서에 부화뇌동해서는 안 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말아야 한다”고 회고했다.

가장 시급한 현안 ‘불법 저수가 덤핑치과’ 꼽혀

개별질의에 앞서 선관위가 공통질의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현안과 해결 로드맵’에 대해 최치원 후보는 “의료인 면허취소법과 간호법, 38만원 치과 해결, 보조인력 문제 해결에 가장 역점 둘 것”이라고 답했다.

박태근 후보는 “회원 곳간을 채우는 게 우선으로, 보험임플란트 4개 확대, 구강검진에 파노라마필수항목 포함, 보험수가 현실화 위한 대정부투쟁, 수가표기 광고금지법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재완 후보는 “많은 현안 중 불법네트워크 사무장 덤핑치과를 척결하기 위해 나왔다. 대단한 각오가 필요하며 배후 자본세력을 적발, 응징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급여 반납해 잡겠다고 1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반드시 이뤄내 회원 고민을 덜겠다”고 약속했다.

김민겸 후보는 “기업형 불법 저수가 치과 문제에 가장 역점을 두고 해결하려 한다. 정부가 비급여 공개를 추진하면서 과거와 양상이 달라졌다. 치과계 관행수가로 덤핑치과 금액이 산정되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하고 보험임플란트 수가도 위험해질 것이다. 비급여공개와 저수가 정책은 연계되어 있으므로 동시에 해결해야 하며, 온라인시스템-신고포상제 등으로 적극 대응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정견발표회를 마친 뒤 후보들이 선전을 다짐했다.

각 후보는 정견발표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기호1번 최치원 후보는 “이번 선거를 보면 현 회장과 부회장이 서로 싸우고 있다. 메디칼이나 정치권만 맴돌기만 하는 회장은 안 된다. 저는 막강한 회장 권한을 사용해 벼랑끝 치과를 구해내고 모든 치과계를 품는 따뜻한 회장이 될 것”이라며 “협회 재목이 되도록 우리 부회장 후보들도 많이 격려해달라”고 말했다.

기호2번 박태근 후보는 “제가 개인적으로 돈을 썼다면 이미 탄핵되었을 것”이라며 “9부능선 넘은 회무를 책임지고 마무리하려 재출마를 결심한 만큼 제대로 동력을 갖춘 집행부를 꾸려 역량을 발휘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기호3번 장재완 후보는 “협회가 회원을 보듬지 못하고 반목, 갈등, 혼탁, 불신만 깊어졌다. 저는 이번 집행부에서 보직을 맡지 못하는 수모를 당하면서도 버텨 이 자리에 섰다”며 “3년 무보수 협회장으로서 불법네트워크치과 척결, 회비 10% 인하, 클린협회를 뚝심 있게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기호4번 김민겸 후보는 “사람은 그가 하는 행동으로 정의된다는 말이 있듯 말보다는 행동을 봐야 한다. 공약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공약을 지켜갈 사람인지 아닌지는 어제 그가 한 말과 오늘 그가 하고 있는 일을 비교해 보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며 “어떠한 현안이 생기더라도 저는 이제까지 해왔던 바와 같이 우리 치과의사들의 권익을 위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2차 정견발표회는 오는 25일 오후 3시 치과의사회관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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