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합헌 결정에 흘린 눈물과 다짐
헌재 합헌 결정에 흘린 눈물과 다짐
  • 박원진 기자
  • 승인 2023.02.2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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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겸 서치회장이 “치과계의 바람이 무너져 내렸다”며 울어버렸다. 서치회원 31명 소송단 대표로 제기한 비급여 위헌소송이 합헌으로 결정된 탓이다.

23일 헌법재판소 선고 직후 김민겸 서울시치과의사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소송단은 무거운 책임감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오늘 ‘합헌 결정’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듣게 됐다. 치과의사 회원과 국민 여러분께 비급여 소송단 대표로서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린다”며 “비록 위헌소송을 이기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패배한 것도 아니며, 패배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김민겸 서울시치과의사회장이 23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치협회장단 선거에 나선 정영복-최유성 부회장 후보, 이상구 선거대책본부장도 함께했다.

김 회장은 “서울시치과의사회 소송단의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겠다. 다시 한번 치과계의 중지를 모아 현행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입법에 주력하겠다. 비급여 공개 및 보고에 대한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관련법 개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겸 서치회장이 입장을 밝히면서 눈물을 보였다.

33대 치협회장 선거 기호4번 후보이기도 한 그는 “3월7일 새롭게 선출될 치협 집행부도 힘을 보태야 한다”며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숨어있는 복지부를 반드시 심판하고, 오늘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국민 구강건강을 위해 진료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치과계의 열망을 저버린, 국민건강을 도외시한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반드시 알게하자”고 다짐했다.

[비급여 합헌 결정에 대한 입장문]

존경하는 치과의사 여러분! 2021년 3월 30일 서울시치과의사회 회원 31명의 소송단이 제기했던 비급여 위헌소송이 안타깝게 합헌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비급여 자료 공개 및 보고에 대한 부당성과 우리 국민 진료내역 등의 외부 유출을 우려하며 일어섰던 우리 치과계의 바람이 무너져내렸습니다.

2020년 12월 보건복지부의 ‘비급여 관리대책’이 발표되고, 우리 치과계는 전국지부장협의회를 중심으로 1만명이 넘는 치과의사의 참여로 반대의견을 제출했습니다. 법령이 시행된 후 복지부는 소송제기 기한이었던 90일을 하루 앞두고 비급여 공개 고시를 발표했고, 서울시치과의사회 소송단과 변호인단은 밤을 세워가며 청구서를 작성해 위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21년 봄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과태료 부과예고를 하며 비급여 공개 자료 제출을 압박해 올 때도 대한치과의사협회는 협회장 사퇴로 보궐선거 국면에 있었습니다. 저희 소송단은 다시 한번 앞장서 과태료 부과를 취소하기 위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나섰고 이러한 노력들이 모아져 과태료 부과를 현재까지 미룰 수 있었습니다.

2021년 7월 혼란 끝에 당선된 치협 박태근 회장은 후보자 시절 주요 공약이었던 비급여 공개 자료 제출거부를 복지부장관과 첫 면담 이후 곧바로 번복해 우리 치과의사들의 절박한 소망을 져버렸습니다. 이와 같이 복지부와 야합한 치협 집행부의 행태는 오늘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의 빌미가 되었습니다.

2022년 5월 공개변론, 헌법재판소의 석명명령 이후 위헌결정을 위해 한목소리로 나가야 했던 치과계는 오히려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습니다. 마치 비급여 위헌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기각되기를 원하는 것처럼 소모적인 법무비용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치협 집행부가 뒤늦게 헌법소원 보조참가를 결정했지만, 사실상 위헌소송 상대방인 복지부와 대화 채널을 열어놓는 이중적인 행태로 위헌소송에서 복지부를 도와주는 것 아닌가 하는 회원들의 비판도 컸습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비급여 소송단과 회원들이 힘들게 끌어온 위헌소송은 이를 폄훼하려는 세력들로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단은 헌법소원을 제기한 당사자라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서울시의사회 등 의료인단체, 여러 법무법인과 지혜를 모아 최선을 다했지만 오늘 ‘합헌 결정’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듣게 됐습니다. 치과의사 회원과 국민 여러분께 비급여 소송단 대표로서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 드립니다.

존경하는 치과의사 회원 여러분, 소송단 여러분!! 우리는 비록 위헌소송을 이기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패배한 것도 아닙니다. 아니 패배해서는 안 됩니다. 슬픔에 잠겨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지난해 정부의 비급여 진료비 공개가 시행되고 38만원 저수가 덤핑치과가 활개치고 있고, 비급여 진료비 공개를 악용한 민간 플랫폼도 늘고 있습니다. 비급여 진료비 공개 및 보고에 따른 사회적 부작용이 더 커지기 전에 맞서 싸워나가야 합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소송단의 노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겠습니다. 다시 한번 치과계의 중지를 모아 현행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입법에 주력하겠습니다. 비급여 공개 및 보고에 대한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관련법 개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오는 3월 7일 새롭게 선출될 치협 집행부도 힘을 보태야 합니다.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숨어있는 복지부를 반드시 심판하고, 오늘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국민 구강건강을 위해 진료현장에서 헌신하고 있는 치과계의 열망을 저버린, 국민건강을 도외시한 잘못된 결정이었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반드시 알게 해줍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23년 2월 23일

서울시치과의사회 비급여소송단 대표ㆍ서울시치과의사회장 김민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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