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의료기기 시장에 한류 열풍 분다
루마니아 의료기기 시장에 한류 열풍 분다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3.05.18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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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기금 집행으로 낙후된 의료 인프라 개선 → 구매력 증가
국내 생산 거의 없어 대부분 수입에 의존 → 한국산 우수성 실감

루마니아 의료기기 시장에서 K-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기존 병원, 진료소 등 낙후된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는 재원(EU 기금 등)이 집행되기 시작하면서 구매력이 강화되고 있어서다. 

한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이미지도 매우 좋은 상황이다. 최근 루마니아 의료기기 바이어 D사는 발주처(병원)로부터 중국산이 아닌 ‘한국산’ 납품을 요청받아 부쿠레슈티 무역관에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EU 인증(MDD 또는 MDR) 보유 국내업체 발굴을 긴급히 요청했고 무역관이 소개해 준 국내 N사와 현재 입찰에 참가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Fitch Solutions에 따르면, 루마니아 의료기기 시장은 2023년 현재 약 11억8000만 달러 규모로, 올해 7.3%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루마니아 의료서비스 공공병원이 주도 ... 민간병원도 증가 추세 

코트라 안유석 루마니아 부쿠레슈티무역관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루마니아 의료서비스는 대부분의 국민에게 의료 보험을 제공하는 공공병원이 주도하고 있다. 2023년 현재 총 535개 병원 가운데 공공병원이 69%, 나머지 31%는 민간병원이다. 그러나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병원의 숫자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안유석 무역관은 “최근의 의료서비스 개선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의 의료서비스 지출은 여전히 EU 평균치를 훨씬 하회한다”며 “2021년 루마니아의 1인당 의료 비용은 1000유로(한화 약 144만 6870원)를 조금 넘긴 수준으로(GDP의 5.9%) EU 국가 중 끝에서 2번째에 위치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망막 스캔으로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측하는 세계 최초의 AI의료기기 'Reti-CVD'(한국명 ‘닥터눈’) 이 기기는 심혈관위험평가소프트웨어이다.
망막 스캔으로 심혈관질환 발생을 예측하는 세계 최초의 AI의료기기 'Reti-CVD'(한국명 ‘닥터눈’) 이 기기는 심혈관위험평가소프트웨어다.

루마니아는 인구 고령화 등으로 예방 및 건강검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진단 영상기기 분야가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Siemens 유럽의 MRI 사업 담당자는 “루마니아는 총 298대의 MRI 장비와 368대의 CT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루마니아는 자국내 의료기기 생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22년 HS Code 9018(의료, 수술, 치과 또는 수의학에 사용되는 기구 및 기기) 수입은 4억 7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7.32% 증가했다.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독일, 네덜란드, 중국 순이다. 한국은 12위에 랭크돼 있지만 46.2%라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병원 직접 판매와 공공입찰 모두 현지 에이전시 선정 중요  

루마니아에 의료기기 판매 방법은 병원에 직접 판매하는 방법과 공공 입찰을 통한 방법이 있다.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능력 있는 현지 에이전트 선정이 매우 중요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의료기기는 루마니아 공공조달시스템을 통해 입찰이 이뤄지는데 입찰공고 내용이 루마니아어로만 돼 있고 입찰 기한이 짧아(1~2개월), 현실적으로 현지 에이전트 없이는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다.

루마니아에서 병상수 기준 가장 큰 병원인 BUEH(Bucharest University Emergency Hospital) 의사인 Dr. Cosmin은 “코로나19 당시 한국산 의료보호 장비를 착용해 의료진이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었다”며 “한국산 의료기기 우수성을 실감했다”고 강조했다.

루마니아는 고가 서유럽 의료기기를 제외하고 저가 중국산이 일반화돼 있었으나 EU 기금 등으로 구매력이 증가하면서 중국산에 비해 품질이 월등히 좋으며 서유럽산보다 저렴한 한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안유석 무역관은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EU 의료기기 인증(MDD 또는 MDR)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유능한 현지 수입·유통업체를 발굴해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며 보증 및 A/S를 위해 유럽내 지사가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참고로 최근 코트라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GMEP(Global Medical Equipment Plaza)에 루마니아 의료기기 바이어 6개사가 방한해 우리 기업 76개사와 열띤 상담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부쿠레슈티 무역관에서는 사업파트너 연결지원(상시/유료), 수출24 올인원 프리미엄 패키지(상시/유료) 등 지원서비스로 관심 국내기업과 현지바이어와의 매칭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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