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교육 거부’ 움직임 갈수록 확산

가톨릭대학교 영상의학 교수들이 9월 입사 전공의에 대한 교육 거부를 선언한 가운데, 연세대 의과대학 산하 세스란스병원 교수들도 사실상 가을턴 전공의에 대한 교육 거부를 선언, 파장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연세대 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22일 ‘전공의 일괄 사직처리와 하반기 전공의모집에 즈음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입장문’을 통해 하반기 모집 전공의에 대한 교육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성명에는 연세의대 비대위와 산하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들이 참여했다. 

교수들은 성명에서 “만에 하나 정부의 폭압과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우리의 병원이 사직 처리된 우리 전공의들의 자리를 현재 세브란스와 전혀 상관이 없는 이들로 채용하게 된다면, 그것은 정부가 병원의 근로자를 고용한 것일 뿐”이라며, “우리 연세의대 교수들은 작금의 고난이 종결된 후에 지원한다면 이들을 새로운 세브란스인으로 환영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학풍을 함께 할 제자와 동료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의 강요에 의해서 모집되는 하반기 전공의에 대해서는 제자나 동료로 인정하지 않고 교육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교수들은 “세브란스 전공의가 사직하였더라도, 세브란스는 그들의 자리를 비워두고 그들이 당당하고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그들을 지원하고 지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교수들은 정부의 의대 증원이 근본부터 잘못됐다는 점을 분명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정부가 발표한 ‘의대정원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는 조금이라도 보건의료에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는 재앙이 될 것이 너무나 분명했다”며, “필수의료를 짊어지고 갈 이 땅의 젊은 의료인들은 좌절과 절망으로 사직할 수 밖에 없었고, (우리는) 필수의료 소생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7가지로 요약한 정상화 방안을 제시하였으나, 정부는 이들의 정당한 요구에 응답하기는커녕 병원에 사직서 수리를 금지하도록 명령하고 언론을 통해 이들의 행위를 왜곡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더 이상 꼼수와 헛된 수작을 부리지 말고 국민 건강과 우리나라의 의료를 위해서 모든 것을 되돌리는 책임 있고 용기 있는 선택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그 분위기 속에서 전공의 및 학생과 직접 대화에 나서 젊은 그들을 복귀시켜라”고 촉구했다.

앞서 가톨릭대 의과대학 영상의학교실 교수들은 지난 20일 성명을 통해 “후반기 입사한 전공의에 대해 지도전문의를 맡지 않고 교육과 지도를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이들은 “(정부가) 의료기관 전공의 정원을 볼모로 9월 전공의 모집을 강요하고 있다. 가톨릭의료원도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 의사를 무시하고 9월 전공의 모집을 강행코자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후반기 전공의에 지원하는 무고한 피해자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이런 의향을 미리 밝힌다”고 설명했다.

한 의과대학병원 관계자는 22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단단히 얽힌 실타래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며, “의료대란은 정부가 촉발한 인재인만큼, 정부가 사과하고 정부가 철회해야 풀 수 있다. 우리가 파악한 바로 전공의 교육거부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성모병원을 비롯, 산하에 8개 수련병원을 두고 있는 가톨릭의료원은 최근 960명의 전공의 중 881명을 사직처리하고 1019명의 새로운 전공의 모집을 정부에 신청했다.

현재까지 사직처리된 전공의는 전체 1만 4531명 중 56.5%인 7648명이다. 수련병원들은 사직 처리된 전공의보다 많은 7707명을 오는 9월 가을턴으로 모집하겠다고 정부에 신청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