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후보들, 대통령 계엄령 선포에 분노
대한의사협회 회장 후보들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들은 공개된 포고령 중 전공의 등 의료인이 48시간 이내에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하겠다는 내용을 두고 “폭력적이고 억압적”이라며 반발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인 김택우 후보는 개인 SNS 계정에서 “전공의의 사직 사태를 유발한 정부가 정작 전공의를 헌법을 위협하는 척결 대상으로 선정하고, 처벌이 아니라 처단한다고 적시한 것은 전공의를 적대시함으로써 정권의 잘못을 호도하려는 얄팍한 수작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당하게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사직을 선택한 전공의가 과연 위헌적이며 척결해야 할 대상인지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아직도 2025학년도 의대정원은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정부가 책임을 전공의에게 전가하는 후안무치를 지속하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겸 기획이사인 최안나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의사 집단에 가해졌던 국가권력의 무도한 폭력은 5000만 국민 누구에게도 언제든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처단'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이고 서슬퍼런 포고령을 보고 무엇을 느끼셨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카르텔도, 기득권도 아니다. 특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아니다”라며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싸움”이라고 호소했다.
미래의료포럼 대표인 주수호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내용 중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부분은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가 본업에 복귀하지 않으면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고 한 것”이라며 “평소 전공의를 억압하려 했던 정권의 의도를 계엄을 통해 명백히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는 정상적인 정부라면 상상할 수도 없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표현이며, 현 정부의 의료와 의사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분노를 표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인 강희경 후보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의사들은 소위 '의료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이같은 일을 10개월째 당하고 있다”며 “근거도, 국민적 합의도 없이 강행하는 '의료개혁', 지금 당장 멈추고 정상적인 판단이 가능한 상황에서 새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교수는 “국민의 건강과 어린 학생들, 미래 의료의 주역인 젊은 의사들이 더이상 다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의사회장인 이동욱 후보는 “윤석열 정권이 지난 2월 발령한 의료농단 계엄령, 의대생과 전공의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 유린, 사법 폭력은 끝을 모르고 폭주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주말마다 하고 있는 집회도 오는 7일 오후 5시 어김없이 이어나가겠다”며, “대통령의 시대착오적 반민주주의 폭거에 분노하는 모든 국민이 모여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