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약이 약사회장 후보들에게 긴급 질의서 보낸 까닭

2024-12-10     유지인 기자

제41대 대한약사회(대약) 회장 선거 후보들이 일제히 12.3 계엄사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다만, 기호 1번 최광훈 후보는 ‘탄핵’이라는 말 대신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에 대해서는 단호한 사법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두루뭉술한 화법을 사용, 이번 사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다른 후보들과 온도차를 보였다. 이를 두고 “질서있는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의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극우적 시각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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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는 9일 대약 회장 후보들에게 “계엄령 선포와 내란혐의에 대해 윤석열을 탄핵하고 즉각 체포해야 한다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긴급질의서를 보냈다.

이에 대해 기호 2번 권영희 후보는 “헌법에서 명시한 비상계엄 발동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국민과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위협적 포고령은 내란에 해당하는 행위로 규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번 사태는 국민 건강권과 보건의료 체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위협”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의료현장을 일탈한 모든 의료인을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포고령을 통해 국민과 보건의료인을 종속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본질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 후보는 특히 “저는 대한약사회장 후보로서, 탄핵을 국민 건강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역사적 싸움으로 규정한다”며 “약사사회는 국민과 함께 헌법과 법치주의를 수호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과 법적 심판을 통해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국민과 약사사회의 신뢰를 배신한 행위로, 탄핵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헌정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국회는 헌법에 따라 윤 대통령을 즉각 탄핵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호 3번 박영달 후보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헌법에 대한 정면 도전이고 명백한 친위 쿠데타이며 국가내란”이라며, “지금 국가 안위를 위해서는 단 한순간도 윤석열에게 국군통수권을 포함한 국정을 맡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 후보는 “윤석열을 국가 내란의 수괴로서 탄핵은 물론이고 내란의 일당들과 함께 당장 체포구금을 해야 마땅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제41대 대한약사회장 당선인 신분으로 타보건의료단체장들과 함께 9만 약사를 대표하여 위와 같은 저의 입장을 성명서로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기호 1번 최광훈 후보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원치 않는 듯한 답변을 내놓았다. 최 후보는 “비상계엄 사태는 참으로 참담한 일”이라면서도,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라며, 탄핵에 대한 질문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이와 관련 대약 회원인 한 약사는 “(보수적 시각을 가진) 지지자(약사)들을 의식한 행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래는 이번 계엄 사태를 바라보는 최광훈 후보측의 답변서 전문이다.

대한약사회장 후보 기호 1번 최광훈입니다.

2024년에 대한민국에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은 참으로 참담한 일입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근대사는 민주화의 역사였습니다.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미 최광훈후보는 4일 입장문을 내어 국회 대응으로 비상계엄이 해제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전하고, 회원 약사들을 향해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당부한바 있습니다.

이미 경찰과 검찰, 공수처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회에서도 헌법이 정한 바에 따라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헌정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에 대해서는 단호한 사법적 판단이 필요하며, 이에 대한 최광훈 후보의 의견은 단호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