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간호사회 등 ‘간호협회장 직선제’ 촉구

2025-02-26     이창용 기자

행동하는 간호사회 등 3개 단체는 26일 오전 9시 30분 대한간호협회 제40대 임원선거 및 제94회 대의원총회가 열리는 롯데호텔 앞에서 모든 간호사 회원에게 투표할 권리보장과 간호협회 직선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한간호협회 회원이기도 한 이들은 67년째 간선제를 통해 회장을 선출하고 있는 간협을 특정인을 위한 독재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직선제 도입을 촉구했다. 

행동하는

최정화 행동하는 간호사회 비대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간협 부회장을 거쳐 간협 회장 5선에 도전하는 후보를 마주하며 간협이 민주주의 퇴행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간협임원 선거가 이런 식으로 막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토로했다. 최 비대위원장은 “간호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간호사 대표를 현장 간호사들의 손으로 직접 선출할 수 있도록 간협 선거 규정 개선과 간협 임원선거 직선제를 실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희승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 조직부장은 “부당한 노동환경에서 간호사들이 병원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동안 대한간호협회는 도대체 무엇을 하였는지, 간호사들을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고위층 본인들을 위해 유지되고 활동하는 간협을 볼수록 대한민국 간호사로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이 조직부장은 이어 “간협 회장을 직선제로 뽑아 현장 간호사의 의견을 존중하며 정말로 간호사를 대변하는 간협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원구 대한간호협회 회원이자 행동하는 간호사회에서 활동하는 5년차 간호사는 왜 협회가 할 역할을 하지 않는지, 어떤 이유로 간호사 회원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는지, 간호사들이 위기에 처해있을 때 외면하는지, 그 이유를 회장, 대의원을 선출할 권리가 일반회원에게는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 간호사는 ‘직선제 도입 안건은 이미 2015년에 논의된 바 있습니다.’라는 간협 입장문에 대해 그후 10년이 흐른 지금까지 대한간호협회는 왜 아무런 변화가 없는지를 꼬집어 물었다.

정 간호사는 “대한간호협회가 변하지 않는다면, 간호사들이 대한간호협회를 바꿀 것”이라며, “간협에 대해 분노한 65만 간호사의 함성에 의해 무너질지, 그 전에 회원들의 선거권을 보장하고 간호사들의 처우개선과 실질적인 정책 개선을 위해 노력할지 선택하라”고 말했다.

우순희 행동하는 간호사회 회원이자 지역사회 간호사는 간호협회의 권력은 회원들에게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하며, “협회의 현 방식이 진정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지 의문을 제기한 간호사들은 더 이상 이 현실을 방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 간호사는 “비판과 수용이 없는 조직은 건강한 조직으로 유지될 수 없으며 직선제 요구를 끊임없이 받으면서도 무시하고 변화하지 않는 작금의 행태에 좌절한 수많은 간호사들의 분노와 함성이 들리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우 간호사는 보다 나은 간호 환경을 만들고,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간호를 위한 첫 걸음으로 직선제를 요구했다.

아래는 대한간호협회 대의원총회 참석회원에게 드리는 호소글 전문이다

제94회 대한간호협회 대의원총회에 참석하신 회원 여러분들께 호소합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이하 행간)는 노동하는 간호사가 건강한 사회, 모든 사람들의 건강권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행동하는 단체입니다. 행간은  2018년 결성 당시부터 대한간호협회(이하 간협)의 개혁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고, 특히 간협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직선제를 요구해 왔습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진 간협은 타 의료인 단체와 달리 1958년 정관 제정 이후 현재까지 유일하게 간접선거제도로 조직의 대표를 선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회원들이 직접 대표와 대의원을 뽑을 수 있는 직선제를 요구했으나 지금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회장 후보 출마 조건이 ‘5개 지부 추천’에 이어 올해 선거에는 ‘최근 10년간 매년 등록회원 또는 평생회원이어야 한다’는 조건까지 추가되었습니다. 회원들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은 원천 봉쇄되고, 임원이 아닌 간호사는 회장 출마가 불가능한 조건입니다. 이런 비민주적인 선거제도는 바꿔야 합니다.

타 직종은 선거철이면 후보들이 회원들 대상으로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기 위해 문자를 보내는 등 다양한 소통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간협 회장 선거에는 회원들을 상대로 직접 공약을 홍보하고 설명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회원들에게 투표권이 없기 때문입니다. 선거 공약은 회원의 요구를 반영한 정책을 펼치겠다는 후보의 의지이며, 회원들은 그것을 보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 선거가 어떻게 민주적일 수 있으며, 간호사의 현실을 변화시킬 수 있겠습니까? 또한 연간 200억 원이 되는 간협회비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회원들은 알 수가 없습니다. 불투명한 회비 운영은 결국 간협을 불신하게 만들 것입니다.   

간호사 회원들은 대의원과 대표를 직접 선출하기를 요구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간협 선거규정을 바꿔야 합니다. 오늘 정기대의원 총회에 참석한 회원 분들께 행간의 요구를 알려드리며, 간협 직선제와 민주적 운영을 위한 활동에 많은 지지와 연대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5년 2월 26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