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는 문화다’ - 역발상의 병원 디자이너... 김영환
‘진료는 문화다’ - 역발상의 병원 디자이너... 김영환
  • 최동선
  • 승인 2010.11.0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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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동선
창고 치과, 한옥 치과, 까페 치과, 도서관 치과…. 치과인지 문화공간인지 알 수 없는 병원이 하나둘씩 생겨나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진료는 문화다’를 외치며 2004년부터 치과 디자인의 틀을 과감히 바꾼 e-믿음치과 네트워크의 김영환 선배님. 동경 치대와의 교류 발표 주제인 <한국의 치과 모델> 발표를 위해 최근에 만든 ‘창고 치과’를 비롯해 가장 애착이 간다는 ‘한옥 치과’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가 가진 역발상의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 날 것의 아름다움

김영환 선배님은 비싼 인테리어가 진료비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김영환 선배님이 생각하는 날 것의 아름다움이란 과잉 시설을 없앤 'No Design'이며, 이것이 새로운 병원 디자인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런 No Design을 보여준 곳이 바로 ‘창고형 치과’이며 이를 위해 일부러 5년 전 화재로 폐허가 된 나이트클럽을 선택했다. 진료 의자 사이도 공사장에서 쓰는 파이프를 그대로 사용하여 날 것의 느낌을 강조했으며 체어간 칸막이를 없애 기존의 답답했던 느낌을 최소화하였다. 창문쪽에도 공사장에서 쓰는 회색의 벽돌을 날 것 그대로 쌓아 올려 배치함으로써 햇빛의 차단 기능과 아울러 인테리어의 용도로도 활용하여 공사비를 1/3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국 런던의 테이크 모던 갤러리를 모티브로 한 이 창고형 치과는 환자들에게 진료비와 디자인에서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는 날것의 아룸다움을 당당히 보여주고 있다.

# 역발상의 디자인

‘진료는 문화다’라는 의미에 대해 정확히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김영환 선배님께서는 진료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게 만드는 문화활동'이라고 답했다. 사람들은 건강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치료를 받는데, 진료로 인한 불안과 공포에 짓눌리면 안 된다는 것이 김 영환 선배님의 생각이다.

가회동과 성북동에 있는 ‘한옥 치과’는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이 주는 내 집같은 편안함 속에서 진료를 받는다는 컨셉이다. 갤러리, 정원 까페 등의 문화 시설과 치과병원을 결합하여 환자들의 치료에 대한 불안함을 덜어준다. 원래는 아무도 살지 않는 빈집이었으나 한옥치과로 개조한 뒤 문화 진료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지역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또한 경기도 안산 고잔동의 '미술관이 있는 치과'는 복도·대기실·진료실에 미술작품을 설치할 수 있게 했다. 치과 안에 미술관을 들여 놓은 셈이다. 이 공간에는 매달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무료로 전시된다. 김영환 선배님은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의 마음이 미술 작품을 보면서 편안해질 수 있는 데다, 가난한 젊은 작가들에게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무료로 내줄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라고 했다.

안산시의 '도서관이 있는 상록수 치과'의 대기실은 글자 그대로 도서관이다. 주변이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 아이들이 많기 때문에 지역 문화 공간으로서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 전산 작업을 통해 회원 등록만 하면 진료를 받지 않더라도 책을 대여할 수 있어 치과와의 접근성을 높였다. 김영환 선배님은 “아이들이 병원을 보고 싶은 책을 맘껏 빌릴 수 있는 도서관으로 생각하면 치료가 겁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선배님께 마지막으로 작년에 계획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북한산을 바라보며 치료받는 치과’에 대한 계획을 질문했다. “18대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으로 복귀한 후 의정활동으로 바빠 잠시 치과 병원 디자인과 관련된 일은 멈추고 있다. 그렇지만 내 본업이 치과의사인만큼 언젠가는 꼭 다시 치과계로 복귀해 새로운 컨셉의 치과 병원을 만드는 병원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말하며 마지막까지 치과대학 후배들에게 ‘창의성 있는 치과의사가 될 것’을 당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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