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던 민심’ 어디에?
‘살아있던 민심’ 어디에?
  • 박원진 기자
  • 승인 2012.02.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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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본지 기자는 ‘민심은 살아 있었다’라는 리드로 대한치과기재협회 10대 회장의 당선을 타전했다. 변화와 개혁을 열망한 회원사들이 새로운 집행부를 선택했다는 제목도 달았다.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라며 표를 호소했던 이태훈 후보는 회원사들의 밑바닥 정서를 읽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당당히 협회장에 당선됐다. 그는 당선소감에서 ‘회원간 화합’을 강조하며 “회원을 위한 회무를 펼치고 정책공약을 잘 실천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축하가 이어졌고 희망 섞인 바람들이 오갔다.

그로부터 1년 뒤. 지난 17일 열린 협회 정기총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1년간 회무를 이끌어온 집행부를 향해 ‘수고했다’는 감사와 격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대신 일부 회원사들의 계속된 질타가 총회장을 달궜다. 이들은 작심한듯 집행부의 잘못을 꼬집고 사퇴를 촉구했다.

총회의 분위기가 급변한 것은 감사보고가 이어지면서부터. 감사단은 회무, 재무행정 등의 감사결과를 토대로 협회가 총체적인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대로 가다간 ‘부도 상황’에 직면할지 모른다며 회원사들의 철저한 감시와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기도 했다.

감사보고가 끝나자 총회장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발언권을 요청했고 집행부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들은 ‘잘못에 따른 책임론’을 제기하며 속시원한 답변을 요구했지만 이태훈 회장은 “일부 오해가 있고 앞으로 잘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정관개정을 놓고도 공방을 벌이며 시간이 다소 지체되자 이 회장은 지방 회원사들의 귀가를 이유로 서둘러 총회를 끝냈다. 폐회를 알리며 의사봉을 내려치자 “사퇴하세요”, “책임지세요”라는 고함이 울려퍼졌다.

집행부 주장처럼 회원사들이 사안별로 ‘오해’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럴수록 시간을 들여서라도 이들과 소통하고 풀어야 했다. 감사단의 지적처럼 지금 협회가 ‘총체적인 난국’이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

차 시간도 급했겠지만 이날 가장 중요한 건 뭐였을까? 필요하다면 총회시간을 더 앞당길 순 없었을까? 왜 문제 제기가 일부 회원들에게만 국한됐을까? 대다수의 침묵과 총회 뒤 표표히 사라지는 이들의 모습은 무얼 의미하나?

“감사의 한계는 여기까지며 특단의 대책은 회원들의 몫”이라던 감사의 말이 다시 떠올랐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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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재협 감사단 “총체적 위기…특단의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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