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니 하나만 치료하고 싶어요
앞니 하나만 치료하고 싶어요
  • 장원건 자문위원
  • 승인 2014.10.02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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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건의 [임상에세이]

▲ 장원건 자문위원(치과마일스톤즈 원장)
70대 중반의 여성환자분이 치과에 오셨습니다. 예전에 앞니 두개를 씌웠는데, 그중 왼쪽 앞니 씌운 것이 식사중에 갑자기 빠져서 삼켰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존에 사용하셨던 세라믹 크라운의 색도 색이지만 왼쪽 앞니 빠진 크라운쪽의 치아 공간이 너무 커서 하나만 씌워서는 전혀 만족스러울 것 같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씌웠던 치아는 어떠했는지 여쭈어봤더니 공간을 없애려고 씌웠는데 치아 크기가 너무 크고 비대칭이어서 보기가 싫었고 그래서 제대로 웃지도 못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앞니 사이의 공간이 없어져서 복이 달아나는 것을 막았으니 그걸로 족하셨다고...

환자분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한 후에 왁스로 작업을 해보았습니다. 심미적인 치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빠진 앞니 하나만 해서는 안되고 그 옆 앞니까지 총 4개의 치아를 씌워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갖게 될 것 같았습니다.

환자분에게 왁스로 작업된 모형을 보여드리고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더니, 70대 중반 할머니가 무슨 돈이 있겠느냐? 다른 치아들을 치료하고 싶어도 경제적인 여력이 없고 자식들에게 손 내밀기가 싫으니 그냥 빠진 앞니 하나만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앞니 2개만이라도 다시 하고 싶지만 지금은 하나만 할 여력이 있고 만약 한다면 다른 앞니는 1년 정도 있다가 할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만 해서도 꼭 앞니 사이의 공간은 없애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또 앞니 사이의 공간을 없애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오른쪽 앞니와 크기가 좀 비슷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솔직히 난감했습니다. 치아는 하나만 할건데 공간도 없애고 크기고 비슷하게 하고 싶다니...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에는 절대 빠진 앞니 하나만 치료해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가질 수 없습니다. 물론 제가 상담을 더 잘하거나 치료비용을 안받고 한다면야 환자분이 다 하셨겠지만 그럴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는 현재 빠져 있는 왼쪽 앞니를 정상적인 크기로 만들어 제작하고 그에 대칭되는 오른쪽 앞니를 임시치아로 만들면 됩니다. 그리고 일년 후에 경제적으로 준비가 되시면 임시치아로 만들었던 치아만 다시 세라믹크라운으로 수복하면 됩니다. 환자분에게 설명드렸더니 기쁜 마음으로 그렇게 하시겠다고 합니다.

치아색을 정하고, 인상을 채득한 후에 최종수복물을 제작하였습니다. 오른쪽은 대칭으로 만든 임시치아이고, 왼쪽은 금속이 내면에 들어가 있는 세라믹 수복물입니다.

비교적 만족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환자분은 생각보다 비용을 많이 추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과 달리 심미적인 앞니가 만들어진 것에 기뻐하셨고, 나중에 여유가 생기시면 오른쪽 앞니를 하러 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아직 오른쪽 앞니를 하러 치과에 다시 오시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 잘 사용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혹시 다른 치과에서 오른쪽 앞니를 하시더라도 치료하시는 선생님께서 비교적 쉽게 심미적인 오른쪽 앞니를 만들어 드릴 것이고, 이렇게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점점 나아지는 치료를 위한 준비가 된 셈입니다.

치아를 치료할 때 경제적인 이유로 당장 모든 치료를 할 수 없다면 아예 치료를 안하는 것보다는 아주 급하고 중요하게 해결할 치아를 먼저 치료하고 다른 치아들은 전체적인 조화에 맞도록 임시치아를 잘 만들어 사용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면서 경제적인 여유가 생길 때마다 하나씩 최종보철물로 바꾸어가면 좋은 구조안에서 치아들이 하나씩 하나씩 완성되어 가기 때문에 전체적인 치료의 완성도 또한 높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구강은 치아 자체의 예쁨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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