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이’ 우습게 보다간 큰코다쳐
‘이갈이’ 우습게 보다간 큰코다쳐
  • 김동국 과장
  • 승인 2016.05.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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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국 과장(신촌다인치과병원 구강내과 전문의)

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개운하지 않고 턱이 뻐근한 불편감이나 통증을 느낀다면, 수면습관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수면 시 습관적으로 이를 악물거나 치아를 좌우로 가는 습관을 이갈이라고 하는데, 이갈이가 심할 때는 치아 및 치아 주변 조직의 손상 및 턱관절 장애까지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갈이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불안, 스트레스 등의 심리적인 원인이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갈이를 오래 하게 되면 턱관절과 관련 근육뿐만 아니라 구강 건강에도 많은 악영향을 미친다.

보통 음식물을 씹을 때보다 2∼10배 이상의 강한 힘이 치아에 가해지기 때문에 치아가 마모되어 시린 증상이 자주 나타나고, 치아 주위 조직이 손상되어 치아가 흔들리고 잇몸에서 피가 나기도 한다.

이갈이가 장기간 심하게 지속되면 턱관절 장애, 치아 파절, 보철물 손상, 치통, 치주질환, 두통, 개구장애, 수면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저작근이 과도하게 발달되어 사각턱으로 보이기도 한다.

또한 이 가는 소리가 클 경우,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의 수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이갈이 소리가 나지 않으면 이갈이 증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치아를 악물면서 비틀듯이 가는 경우에는 소리 없는 이갈이 증상이 존재할 수 있다.

이갈이가 있는 경우 기상 시 턱이나 관자놀이 등에서의 피로감, 뻐근함, 조이는 느낌, 무거운 느낌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갈이는 평소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나 평상시 어금니를 악물고 있거나 치아가 많이 닳았다면 이갈이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갈이가 주로 수면 중에 발생하기 때문에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개선할 수 없다는 점이다. 치아 마모가 심하거나, 이가는 소리가 심할 경우에는 교합안정장치를 장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교합안정장치는 치아에 끼는 탈착 가능한 장치로, 주로 턱관절 장애가 있는 환자들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어 턱관절 장애를 예방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또한 치아끼리 마모되는 것을 방지하고 이갈이 소리를 줄일 수 있다.

턱 근육의 힘이 강하고 사각턱일 경우에는 턱 근육 부위에 시행하는 보톡스 주사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보톡스 주사치료는 과도하게 사용되고 있는 근육의 힘을 줄여주기 위해 시행한다. 다만 이갈이의 원인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어서 근육의 힘이 돌아오면서 다시 이갈이가 조금씩 증가될 수 있으므로, 정도에 따라서는 보톡스 주사 치료를 수차례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교합력이 강한 이갈이 환자들은 교합안정장치와 보톡스 치료 두 가지 모두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턱관절 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구강내과에서 정확한 진단하에 치료받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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