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데이’ 구강건강에 신경 써야
‘키스데이’ 구강건강에 신경 써야
  • 오정규 원장
  • 승인 2016.06.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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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규 원장(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구강내과)

매년 6월14일은 연인들의 키스데이(kiss day)다. 키스데이는 뚜렷한 유래가 없어 마케팅이 만들어냈다는 비판도 있지만 사랑을 막 시작한 어색한 썸남썸녀들에게는 마음을 전하는 데 더없는 찬스일 것이다.

키스는 건강에 좋다고도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키스를 하면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신뢰감과 친밀감이 높아져 정신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백혈구 수치를 올려 면역력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평소 구강관리를 소홀히 한 사람이라면 상대방의 구강건강에는 해를 끼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미경으로 본 입속 세균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원(TNO) 시스템미생물학부에서 발표한 연구자료에 따르면, 커플 21쌍에게 미생물이 함유된 생균 음료를 마시게 한 뒤 10초 동안 키스를 하게 하고 두 사람의 입안 세균을 검사했는데, 8000만 마리의 구강 미생물이 상대방의 입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입속에 충치균이 서식하고 있다면 같은 종류의 세균을 공유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키스할 때 신경 쓰이는 것이 바로 입냄새. 입속 세균들은 잇몸이나 치아 사이에 침입해 충치나 잇몸병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구취도 만들어낸다. 구취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타인의 충고를 듣고서야 인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입속 세균들이 입안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며 휘발성 황화합물(Volatile Sulfur Compounds)을 만들어 내는데, 이것이 지독한 입냄새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성인의 약 50%에게서 구취가 나는데, 구취는 지속적으로 생기는 것이므로 영원히 구취를 없애는 방법은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취를 관리하는 방법의 문제다.

구취는 두 손이나 종이컵에 입김을 불어 냄새를 맡아 확인하는 방법이나, 혀의 가장 안쪽을 손가락으로 찍어 냄새를 맡아 보는 방법, 혀의 백태를 면봉에 묻히고 냄새를 맡아 확인하는 방법 등 자가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구취의 유무는 정확한 진단에 의해 판단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구취를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사용되고 있다. 근래에 등장한 가스측정기기는 2분30초에서 3분30초 정도면 가스 측정이 가능해 구취 검사의 편의성도 증대됐다.

구취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구강위생을 관리하는 올바른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좋다. 구취가 발생되는 주요 부위인 혀 후방부와 잇몸으로부터 구취 원인 물질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혀 세정기와 치실을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

양치할 때에는 치아 안쪽과 혀 안쪽, 입천장도 함께 닦아주는 것이 치태나 설태 제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는 파, 마늘, 양파, 겨자, 달걀 등의 구취 유발 음식을 회피하는 식단 개선도 함께 이뤄지면 좋다. 구강청결제에 함유된 알코올은 입안을 건조하게 할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오히려 구취를 악화시킬 수 있는데 충분한 수분 섭취 및 목가글은 구취를 줄이는 데 더욱 효과적이다.

최근 구취로 인해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불편을 느껴 치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데 입 냄새가 심하다면 식생활 개선뿐만 아니라 금연과 금주를 철저히 하고 치과에서의 정확한 진단과 처치가 충분히 이루어진 후에도 구취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내과 및 이비인후과 등 다른 질환의 원인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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