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만큼 괴로운 ‘양치덧’
입덧만큼 괴로운 ‘양치덧’
  • 최유미 원장
  • 승인 2016.11.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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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미 원장(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치주과)

임산부들이 임신 초기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바로 입덧이다. 임신 4개월경 소실된다고 하지만 개인차가 커서안정기에 접어들어서도 입덧을 계속하는 임산부들도 있다.

입덧을 할 때에는 음식을 먹는 것도 힘들지만 양치질을 하기가 특히 괴롭다. 흔히 임산부들 사이에서는 ‘양치덧’이라 부르는데, 치약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나거나 양치질을 하다가도 구토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무기력증 때문에 이를 닦는 것도 귀찮아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임산부들은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충치나 치주염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구강 상태가 되기 쉬워 양치질을 더욱 꼼꼼히 해야 한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분비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잇몸 혈관 벽이 얇아지고 잇몸이 말랑말랑해지면서 붓고, 입안도 산성으로 변하게 된다. 만약 평소에 잇몸 질환이 있던 임산부라면 임신기간에 더 잇몸이 심하게 붓고 염증도 더 잘 생긴다.

입덧으로 인한 잦은 구토로 입안의 산도가 증가하면. 위안에 있던 산성의 물질이 넘어와 입안이 산성이 돼 충치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임산부 침의 산도도 높아져 충치가 잘 생길 수 있다.

여성이 임신을 하면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의 양이 점차 증가해 혈관 벽에 변화를 일으켜 적은 양의 플러그나 치석으로도 쉽게 자극을 받아 잇몸의 염증 반응이 과장되게 나타나서 잇몸이 암적색으로 변하며 부종과 출혈이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임신성 화농성 육아종과 같이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주는 치주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임신성 치은염의 경우 임신 3개월부터 말기까지 나타나는데, 부종과 출혈은 출산 후에 서서히 사라지지만 제대로 된 치료와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임신 말기에 아주 심한 염증상태로 악화될 우려도 있다.

입덧을 할 때에는 음식을 먹는 것도 힘들지만 양치질을 하기가 특히 괴롭다.

입덧을 할 때에는 특히 어금니가 닦기 힘든데, 냄새가 강한 치약사용을 피하거나, 작은 칫솔로 바꾸어서 얼굴을 앞으로 기울여 앞으로 긁어내듯이 닦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치약의 양은 되도록 적게 해서 양치 시 구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치약 사용이 힘들 경우 깨끗한 물로 칫솔만 사용해 양치를 하는 것도 좋다.

만약 구토를 했다면 산이 치아를 부식해 약간의 자극만으로도 치아 외부가 손상되기 쉬우므로 양치질은 30분 뒤에 하도록 하는데, 구강청결제의 과한 사용은 입안을 건조하게 할 수 있어 좋지 않다.

엄마의 구강 관리가 아기에게 영향을 끼치는데, 치주질환 산모의 조산아 출산율은 일반산모의7.5배로 알려져 있고, 생후 19∼33개월 아이에게 생긴 충치균의 90% 정도는 엄마에게서 옮기 때문에 충치의 모자감염에 대해 알고 구강관리를 해야 한다.

일부 임산부는 임신한 상태에서 치과치료를 받는 것을 금기시하는 분위기지만 태아와 산모에게 비교적 영향을 덜 미치는 임신 4~6개월 사이에 치과치료를 받는 것이 좋고, 임신 계획이 있다면 미리 치아와 잇몸의 상태를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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