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다 떠났는데 연속근무 단축?
전공의 다 떠났는데 연속근무 단축?
  • 박원진 기자
  • 승인 2024.05.0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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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총리 “연속근무시간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단축 시범사업 실시”
5월 2일부터 17일까지 시범사업 참여기관 모집 ... 희망 기관 참여 가능

정부가 전공의들의 연속근무시간을 지금의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단축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고 의료 현장을 떠난 상황이어서 근무시간 단축이 빛을 바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일명 전공의법)을 시행했으나, 전공의들의 근무시간은 여전히 선진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전공의 소진 및 필수의료 기피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따라 올해 2월 ‘전공의법’ 개정을 통해 총 수련시간은 주 80시간, 연속 근무시간은 36시간의 범위 내에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전공의들의 주 평균 근무시간은 2016년 91.8시간, 2019년 80시간, 2022년 77.7시간 등이었다. 반면, 주요 선진국의 연속근무시간은 영국 13시간, 미국 24시간, 일본 28시간 등으로 우리보다 한참 적다.

이날 논의한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은 개정 법률 시행 시기인 2026년 2월 전이라도 전공의의 과중한 근무시간을 조속히 단축해 나가기 위한 조치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 실장이 1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2024.05.01]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 실장이 1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2024.05.01]

정부는 5월 2일부터 17일까지 시범사업 참여기관을 모집한다. 총 218개 전공의 수련병원 중 희망하는 병원이 참여 대상이다. 각 병원은 인턴 및 26개 전문과목 중 ▲필수의료 과목인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근무시간이 많은 신경외과, 흉부외과 중 2개 이상의 과목을 포함하여 신청해야 한다.

시범사업은 시범기관이 1년 간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병원 여건에 따라 현행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자율적으로 단축하고 근무 형태, 스케줄 조정과 추가인력 투입 등은 각 병원에서 자율조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시범기관에 대해 ▲2024년 또는 차기 수련환경평가 현지조사 대상에서 제외해 행정부담을 완화하고, ▲참여과목 수에 따라 2025년도 전공의 별도 정원을 최대 5명까지 추가 배정하며, ▲사업성과가 우수할 경우 추가 인력 투입을 위해 2026년도 정원도 추가 배정할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추가 인력에 대한 인건비 지원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시범사업 전공의 근무 만족도, 수련교육 효과성, 병원 운영 영향 등의 성과를 중간점검할 계획으로,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와 연계하여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 단축을 조속히 제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한덕수 본부장은 이날 회의에서 “의료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는 것은 위중한 환자를 위해 큰 병원 방문을 자제하고 계시는 우리 국민들, 그리고 환자 곁을 묵묵히 지키는 의료진 여러분 덕분”이라며 “특히 환자분들과 늘 접촉하면서 돌봐주시고 희망과 용기를 주고 계신 간호사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료개혁 과정에서 국회와 충분히 소통해 나갈 것이며 국민께서 원하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라면 누구든지 언제든 마음을 열고 의견을 경청하겠다. 의료계도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응답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2일 “전공의들이 다 떠났는데, 뒤늦게 연속근무시간을 단축하면 누구에게 적용할 것이냐”며, “의대 2000명 증원을 철회하지 않으면 전공의들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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