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세이] 호주에서 날아온 ‘급행 환자’
[임상에세이] 호주에서 날아온 ‘급행 환자’
  • 장원건 원장
  • 승인 2011.06.12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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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건(마일스톤즈치과 원장)
얼마 전 윗니에 치아를 다 빼야 하는 상황인데 얼마 만에 윗니의 틀니치료를 끝낼 수 있는 지 문의가 있었습니다. 환자분이 빨리 틀니를 해야만 하는 경우 치과에서 기다리면서 몇 단계의 과정을 거칠 수 있다면 일주일이면 충분히 끝낼 수 있다고 답변했는데 통화를 하다 보니 호주에 사시는 교민이 전화로 문의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에 다시 환자분이 전화를 해 약속을 잡아달라고 했답니다. 그렇게 해서 호주에서 치료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휴가를 내고 서울에 와서 틀니를 만들고 다시 호주로 돌아가는 것이 계획이었는데, 이왕 우리나라에 온 김에 제주도에 가서 만나야 할 분이 있다면서 치료일정을 물으셨습니다. 먼저 구강 상태를 살펴보았습니다.

윗니뿐 아니라 아랫니도 도저히 살릴 수 없는 상황이었고 아랫니보다 윗니가 더 심했습니다. 윗니는 식사 중에라도 빠질 것처럼 많이 흔들렸습니다.

이런 경우는 발치하는 즉시 틀니를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틀니를 드린 후에는 잇몸뼈가 내려가면서 바뀌는 잇몸에 맞게 계속 틀니를 수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분의 경우는 일주일밖에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일정을 알려드렸습니다.

1) 월요일: 발치한 후 틀니인상을 뜨기 위한 틀을 제작, 발치한 곳에 지혈이 된 후 최종인상을 위한 잇몸경계부 형성 및 최종인상 채득

2) 화요일: 치아를 배열하기 위해 입술과 치아부위 관계 설정, 전체적인 높이 결정, 교합기로 환자의 구강상태 옮김, 그리고 앞니에 치아배열 후 심미와 기능적인 부분을 확인

3) 금요일: 틀니 완성 후 전달

4) 토요일: 아픈 곳 조절

이렇게 네 번만 치과에 오시면 되고, 제주도에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다녀오시면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급행으로 제작할 때는 급행비용이 있지만, 호주에서 멀리 날아오신 환자분께 급행비용을 받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계획대로 진행했습니다.

저도 고생이긴 하지만 이렇게 급행으로 틀니를 제작할 때는 기공사선생님도 고생이 많지요. 환자분은 다행스럽게도 심미적으로도 만족했고, 별로 큰 불편함을 못 느끼셨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인 토요일에 다시 확인했을 때도 약간의 조정만으로 잘 사용하실 수 있어 다행이었지요.

잇몸이 점점 내려갈 테니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헐렁해지려 할 것이고, 더구나 아랫니의 교합이 좋지 않아 틀니가 많이 움직일 수 있지만, 그래도 일주일 만에 모든 치료를 마치고 돌아가게 되어 기뻐하셨습니다. 첫날 발치한 뒤 우울해하셨지만, 웃으면서 돌아가시게 되어 제 마음도 편안해졌습니다.

환자분은 시간이 되는 대로 다음에 와서 아랫니 틀니를 다시 만들겠다고 하셨습니다. 아랫니의 경우는 과거에 식립해서 사용중인 임플란트가 두 개 있어서 그것을 이용하여 틀니를 만들면 훨씬 좋기 때문에 시간이 2주일 정도 필요하므로 이번에는 하실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다음에 오실 때까지 잘 사용하다가 아랫니까지 치료해서 잘 먹고 환히 웃으면서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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