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세이] 치석 치료…이래저래 아픈 마음
[임상에세이] 치석 치료…이래저래 아픈 마음
  • 장원건 원장
  • 승인 2012.01.06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장원건 원장(마일스톤즈치과)
40세 된 남자분이 치과에 와서 틀니상담을 하고 싶다고 합니다. “어금니 몇 개가 없으신가?” 생각했습니다. 구강검사를 하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런...”

치아 주변에 가득한 치석들...물론 사람마다 치석이 잘 생기는 정도는 차이가 있습니다. 단순히 구강관리를 못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구강구조, 입안에 살고 있는 세균의 종류, 침의 상태 등 여러 이유들이 치석을 많이 쌓이게 하기도 하고 적게 쌓이기도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끼만 제대로 양치질을 하지 않아도 입안이 답답하고 잇몸이 근질거립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후배는 (치과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안닦고 자는 경우도 아주 많은데, 치석이 잘 생기지 않습니다. 부럽지요.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 맞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쉽게도 이 분은 치석이 잘 생기는 경우입니다.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서 쌓여가는 치석을 제거하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잇몸뼈가 내려가고 치아는 흔들리고...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치과에 다녀보았지만 모든 치아를 다 발치할 수밖에 없다는 사형선고와 같은 소식뿐. 젊은 나이이기에 임플란트를 해야 하는데 그 비용은 수천만원... 고민끝에 찾아오셨습니다. 틀니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틀니. 잘 만들면 되지요. 임플란트를 하면 당연히 좋지만 모두가 다 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니 나중에 임플란트로 치료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그동안 틀니를 잘 만들어서 사용하면 됩니다. 슬프지만 슬퍼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직장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치아를 빼는 날 틀니를 드려야 하므로 즉시 틀니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틀니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치아를 모두 발치했습니다.

5년 전쯤 왼쪽 아랫니에 임플란트를 하나 식립했었는데, 그 임플란트만 멀쩡하고 아랫니 송곳니는 그런대로 뿌리라도 쓸 수 있을 것 같아 남겨두었습니다. 임시치아를 바로 드리고 그 날부터 틀니에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틀니로 어느 정도 식사를 할 수 있기까지 2-3주 걸렸고, 이후에는 삼겹살이든 뭐든 웬만한 음식은 다 먹을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하셨습니다. 하지만 치아를 모두 상실한 것에 슬퍼하는 아내의 모습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임시틀니를 사용한 지 2개월이 지나 이제 진짜 틀니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만드는 방법에 따라 틀니가 모두 완성되었습니다.

기능적으로도 심미적으로도 아주 만족스러워 하셨습니다. 좋습니다. 좋은 틀니는 만들어드렸지만 제 마음에는 이 분이 로또라도 당첨되어 좋은 임플란트 치료를 통해 내 치아처럼 틀니 없이 지낼 수 있는 치료를 앞으로 받게 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저보다 어린 나이인데...윗니 아랫니 모두 틀니를 끼고 지낸다는 것이 그냥 그렇게 제 마음을 아프게 하기 때문입니다.

치석. 스케일링. 다들 이에 대해 말도 많고 의견도 다양하지만 자기자신의 구강상태를 잘 관리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일입니다.

엔진오일을 갈지 않은 자동차로도 2-3만 킬로미터를 달리지만 3-5천 킬로마다 엔진오일을 갈도록 추천하고 우리는 그렇게 합니다. 2만 킬로도 달릴 수 있는데 5천킬로마다 엔진오일을 갈게 하는 자동차 정비하는 분들에게 나쁜 놈들이라고 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특히 우리 치과의사들은 도대체 무슨 잘못을 그렇게 했길래 돈만 벌려고 하는 나쁜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우리나라의 치과의료가 바로 서고 모두가 존경받는 치과의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치과의사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믿는 사회가 되도록 저부터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다른 치과의사들이 그렇게 되도록 최선을 다해 섬기겠습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