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세이] 라미네이트에 교정치료를 병행한 이유
[임상에세이] 라미네이트에 교정치료를 병행한 이유
  • 장원건 원장
  • 승인 2012.03.12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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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건 원장(마일스톤즈치과)
치아교정을 통해 치아 사이의 빈 공간을 효과적으로 없애줄 수 있습니다. 치아들이 교정치료를 통해 움직이면서 공간을 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교정치료를 할 때는 공간이 있으면 자꾸 없애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발치를 통해 교정치료를 할 때 그 공간을 없애는 것이 늘 습관처럼 머릿속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때로는 공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더 크게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20대의 밝은 성격의 여자분이 교정치료를 하고 싶다고 치과에 왔습니다. 이유는 앞니 사이에 빈틈이 있는데 그것을 없애고 싶어서 치과에 가서 상담을 했더니 교정치료를 해서 공간을 없애면 되고 일부러 라미네이트와 같이 치아를 삭제하는 치료는 안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런 상담을 받아서인지 환자분은 교정치료를 해서 공간을 없애고 싶어했습니다.

치아를 보니 정말 앞니 사이에 공간이 있었습니다. 교정치료를 한다면 두어달이면 공간을 쏘옥~ 없앨 수 있는 정도의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검사 후에 이 환자분에게 교정치료를 하지 말고 라미네이트를 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한술 더 떠서, 라미네이트를 위해 교정치료를 조금 해야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른 치과에서 교정치료로 공간을 없애면 된다고 들었던 환자분으로서는 라미네이트를 하자는 제 말에도 그렇지만 라미네이트를 위해 교정치료까지 조금 하자는 이야기에 적잖게 놀랐습니다. 제가 환자분에게 간단한 부분교정 후에 라미네이트를 해야겠다고 말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조화롭지 못한 앞니의 크기입니다. 이 환자분은 앞니의 크기가 조화롭지 않습니다. 정상적으로 윗니 제일 앞니는 그 옆의 두번째 앞니보다 1mm 이상 더 커야 합니다. 그래야만 정면에서 봤을 때 치아들의 크기 비율이 맞아 더 심미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치아의 크기가 조화로운 것은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아랫니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주고 그 관계가 치아의 기능에 아주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지금 이 환자의 앞니는 중절치가 7mm, 두번째 앞니가 6.8mm 입니다. 적절한 조화를 위해서는 앞니의 크기가 8mm는 되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양쪽 앞니를 위해 2mm의 공간은 필요합니다. 그러니 단순히 교정치료를 해서 공간을 없애면 치아사이의 빈 틈은 없어지겠지만 치아의 크기가 서로 조화롭지 않아 아름다움은 많이 반감될 것입니다.

다음으로 치아의 전후방적인 공간부족 때문입니다. 치아는 윗니가 아랫니를 일정한 정도 덮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이 환자분은 현재 상태가 윗니가 아랫니를 살짝 덮는 정도입니다.

이런 경우, 교정치료를 통해 치아사이의 공간을 없애면 앞니가 뒤로 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교정치료 후에 아랫니가 윗니에 부딪혀서 공간이 다시 생기는 재발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쉬워보였던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을 알게 되고 아랫니가 윗니를 계속 부딪히면서 생기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잇몸 높이의 부조화입니다. 이 분은 잇몸의 높이도 조화롭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야 교정치료를 하건 어떤 치료를 하건 상관없이 잇몸의 높이를 조절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결국 이 환자분은 위의 세 가지 이유로 교정치료만으로 공간을 없애는 것은 안되고, 도리어 정상적인 앞니 8mm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0.7mm 정도 큰 공간이 필요하고 그렇게 공간을 넗히기 위해 투명교정장치로 간단한 교정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 잇몸의 높이를 조화롭게 하기 위해 레이저를 이용하여 잇몸을 잘라냈다(좌). 투명교정장치를 통해 공간을 더 넓혔다(우).
다행스럽게도 환자분은 제 이야기를 이해해 주셨고, 우리는 그렇게 치료했습니다. 환자분이 잘 협조해 주셔서 3주만에 치아의 공간도 생기고 잇몸도 잘 아물었습니다.

▲ 공간이 생겼으니 라미네이트를 위한 치아 삭제를 하였고 인상을 채득하여 최종 라미네이트를 제작했다.
치료가 끝이 났습니다. 앞니의 크기가 조화롭고, 아랫니와의 관계도 기능적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치료 후 일년이 지나 정기검사를 위해 내원하였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움과 좋은 기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라미네이트를 할 때에 간단한 교정치료를 통해 치아의 위치를 조금 바꾸어주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냥 치료했을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 이 환자분이야 아주 간단한 경우이지만 더 복잡한 증례에서도 원칙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게 교정과 보철치료를 통해 치료계획부터 진행을 한다면 눈에 띄는 차이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교정치료는 공간을 없애기도 하지만 이렇게 더 좋은 심미보철치료를 위해 공간을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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