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런지 교정치료를 할 때는 공간이 있으면 자꾸 없애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발치를 통해 교정치료를 할 때 그 공간을 없애는 것이 늘 습관처럼 머릿속에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때로는 공간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더 크게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20대의 밝은 성격의 여자분이 교정치료를 하고 싶다고 치과에 왔습니다. 이유는 앞니 사이에 빈틈이 있는데 그것을 없애고 싶어서 치과에 가서 상담을 했더니 교정치료를 해서 공간을 없애면 되고 일부러 라미네이트와 같이 치아를 삭제하는 치료는 안하는 것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런 상담을 받아서인지 환자분은 교정치료를 해서 공간을 없애고 싶어했습니다.
다른 치과에서 교정치료로 공간을 없애면 된다고 들었던 환자분으로서는 라미네이트를 하자는 제 말에도 그렇지만 라미네이트를 위해 교정치료까지 조금 하자는 이야기에 적잖게 놀랐습니다. 제가 환자분에게 간단한 부분교정 후에 라미네이트를 해야겠다고 말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조화롭지 못한 앞니의 크기입니다. 이 환자분은 앞니의 크기가 조화롭지 않습니다. 정상적으로 윗니 제일 앞니는 그 옆의 두번째 앞니보다 1mm 이상 더 커야 합니다. 그래야만 정면에서 봤을 때 치아들의 크기 비율이 맞아 더 심미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치아의 크기가 조화로운 것은 단순히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아랫니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주고 그 관계가 치아의 기능에 아주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지금 이 환자의 앞니는 중절치가 7mm, 두번째 앞니가 6.8mm 입니다. 적절한 조화를 위해서는 앞니의 크기가 8mm는 되어야 하고 그렇기 위해서는 양쪽 앞니를 위해 2mm의 공간은 필요합니다. 그러니 단순히 교정치료를 해서 공간을 없애면 치아사이의 빈 틈은 없어지겠지만 치아의 크기가 서로 조화롭지 않아 아름다움은 많이 반감될 것입니다.
이런 경우, 교정치료를 통해 치아사이의 공간을 없애면 앞니가 뒤로 가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교정치료 후에 아랫니가 윗니에 부딪혀서 공간이 다시 생기는 재발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쉬워보였던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을 알게 되고 아랫니가 윗니를 계속 부딪히면서 생기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잇몸 높이의 부조화입니다. 이 분은 잇몸의 높이도 조화롭지 않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야 교정치료를 하건 어떤 치료를 하건 상관없이 잇몸의 높이를 조절하는 치료를 해야 합니다.
결국 이 환자분은 위의 세 가지 이유로 교정치료만으로 공간을 없애는 것은 안되고, 도리어 정상적인 앞니 8mm를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보다 0.7mm 정도 큰 공간이 필요하고 그렇게 공간을 넗히기 위해 투명교정장치로 간단한 교정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렇듯 라미네이트를 할 때에 간단한 교정치료를 통해 치아의 위치를 조금 바꾸어주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그냥 치료했을 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회복시킬 수 있습니다. 지금 이 환자분이야 아주 간단한 경우이지만 더 복잡한 증례에서도 원칙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게 교정과 보철치료를 통해 치료계획부터 진행을 한다면 눈에 띄는 차이를 볼 수 있게 됩니다.
교정치료는 공간을 없애기도 하지만 이렇게 더 좋은 심미보철치료를 위해 공간을 만들어 줄 수도 있습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