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세이] 앞니 보철물의 재치료
[임상에세이] 앞니 보철물의 재치료
  • 장원건 자문위원
  • 승인 2013.04.02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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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건 자문위원(마일스톤즈치과 원장)
세상에 평생 동안 만족스럽기만 하고 변하지 않는 물건은 드문 것 같습니다. 비록 변하고 낡고 좀 어색하기도 하고 볼품이 없어져도 계속 만족스러울 수 있는 것은 그 물건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이 그 물건을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좋은 새 옷이 많지만 비록 낡고 촌스러운 싼 옷이라도 마음에 드는 옷은 버리지 못하고 늘 입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결국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가 물건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것이지요.

20대 후반의 여자 환자가 앞니를 다시 치료하고 싶다고 오셨습니다. 예전에 충치가 심해서 신경치료 후 씌워던 치아인데, 처음에는 비교적 만족스럽게 지냈으나 이제는 주변에 있는 자연치아와 비교해 자연스럽지도 않고 어색하다는 것이지요. 더구나 사회생활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대인관계가 더 많아지면서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앞니를 새로 하고 싶다고 내원한 것이지요.

왼쪽 첫번째 앞니와 두번째 앞니가 그 대상인데, 첫 번째 앞니는 그래도 괜찮은데 두 번째 치아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실제 봐도 다른 치아들과 차이가 많아 보입니다. 그동안 주인의 두 번째 앞니 역할을 오랫동안 묵묵히 잘 했을 텐데 이제는 주인을 떠나게 된 것이지요.

비록 비심미적이어도 그냥 내 치아로 사용하면 오랫동안 더 사용할 수 있지만 그러기에는 다른 치아와 차이가 커 보였습니다. 지금과 같은 경우는 단순히 치아색과 잇몸쪽의 검게 보이는 부분만을 해결할 수도 있지만 조금 더 환자를 관찰하면 다른 문제들이 보입니다. 이미 알고 있는 문제외에 잇몸선의 좌우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왼쪽 앞니가 오른쪽과 비슷하기 위해서는 잇몸이 조금 더 올라가야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두 번째는 웃을 때 잇몸이 좀 많이 보이는데 그것이 왼쪽에서 더 심하다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잇몸선의 차이가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일단 치아 속 사정을 살피기 위해 기존의 치아를 제거하고 속 상태를 확인한 뒤 그에 맞게 임시치아를 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치료계획에 따라 잇몸선을 맞추기 위한 잇몸 절제수술을 시행하였습니다. 그 정도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레이저를 이용해서 잇몸을 절제하는 것으로 쉽게 끝날 수 있는 정도입니다.

왼쪽 앞니들이 짧지만 오른쪽 앞니도 약간 길어지거나 잇몸선의 형태가 조금 바꾸는 것이 나을 것 같아 함께 치료하였습니다. 그리고 잇몸이 아문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치아색이 생각보다 많이 어두웠습니다. 일단 새롭게 바뀐 잇몸 형태에 맞게 임시치아를 다시 제작하였습니다. 치아미백을 통해 최종 보철물의 색이 주변 치아와 자연스럽게 될 수 있도록 치아의 색을 전체적으로 밝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최종 올세라믹 크라운을 제작하였습니다. 환자 구강내에서 형태와 색, 기능을 확인한 후 영구접착제를 통해 치아에 접착하였습니다.

사진으로 볼 때 미묘한 색의 차이가 있지만 실제 구강내에서는 거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웠고 환자도 만족하였습니다. 만약 이 같은 경우에 잇몸절제수술을 하지 않았다면 치아 자체는 자연스럽게 만들었겠지만 웃을 때 잇몸의 부조화로 인한 어색함은 계속 남았을 것입니다.

미백을 통해 올세라믹 크라운을 하지 않고 단지 치아 내부의 색을 가리기 위해 지르코니아를 이용한 세라믹 크라운을 만들었다면 사진으로는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으나 실제 자연광에서는 치아에 대한 빛의 투과도 차이 때문에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지르코니아 크라운을 제작했을 경우 치아의 자연스러운 조화는 또 방해가 되었을 것입니다.

올세라믹 크라운이라고 하면 단순히 치아를 삭제하고 도자기로 씌우는 것으로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치아를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지에 따라 그 결과에 차이는 미묘한 듯하지만 클 수밖에 없고 그 영향은 하루 이틀이 아니라 십년 이상의 긴 시간을 주게 됩니다.

이러한 진단과 계획 속에서 최고의 세라미스트를 통해 치료를 하려면 그냥 치아를 삭제하고 본떠서 씌우는 올세라믹 크라운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고민과 수고와 과정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비용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하여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치과 치료는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비용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조건 비싸다고 다 좋은 것, 좋은 치료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비싸게 받는 치과의사는 비양심적이라고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내 몸에서 나와 함께 기능과 아름다움을 오랫동안 유지할 치과 보철치료는 명품가방 이상의 귀함이 있음을 반드시 생각해야 합니다.

-실시간 치과전문지 덴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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