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증원과 관련, 5월 22일 기준 32개 대학 중 20곳의 대학에서 학칙 개정이 마무리되었다. 학칙 개정안이 부결되었거나 아직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대학들도 속도를 내어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기 위한 절차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24일로 예정된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심사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심사가 끝나면 이후 대한민국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초대형 의료시스템 붕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수년간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반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료계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부정확한 데이터를 취사선택하여 2000명 증원의 근거를 합리화하고 고집해 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아래는 대한의사협회 입장문 전문이다.
각 의과 대학 입학정원 증원 학칙 개정에 대한 대한의사협회 입장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확대하는 가운데, 5월 22일 기준 32개 대학 중 20곳의 대학에서 의대정원을 늘리기 위한 학칙 개정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또한 학칙 개정안이 부결되었거나 아직 개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대학들도 속도를 내어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기 위한 절차를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이제 오는 24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입학전형위원회 심사가 끝나면 이후 대한민국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초대형 의료시스템 붕괴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수년간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반대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의료계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고, 부정확한 데이터를 취사선택하여 2천 명 증원의 근거를 합리화하고 고집해 왔습니다.
이처럼 납득할 수 없는 근거로 추진해 온 의대정원 증원으로 인한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전국 대학의 수많은 학생과 교수님께서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정부의 폭정에 반대해 왔습니다.
의대생들은 지난 2월부터 휴학계를 내고 수업 거부에 들어갔으며, 당연하게도 현재까지 학교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와 교육부는 ‘집단 유급’을 언급하며 학생들에게 겁을 주고 있지만, 학생들은 복귀는 커녕 정부의 앞잡이에 불과한 교육부와의 대화를 일절 거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대 교수님들 역시 제자들의 앞날을 지켜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집단휴진을 하거나 정부의 의료정책 자문에 참여하지 않는 등 강경한 자세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각 대학 총장님들께 호소드립니다.
총장님들께서는 아직 우리나라의 의료를 제자리로 돌릴 수 있는 마지막 열쇠를 쥐고 계십니다.
정부의 그릇된 정책에 이성적이고 합리적 근거를 바탕으로 재검토해 주신다면 충분히 우리나라의 의료붕괴를 막아낼 수 있습니다.
외롭게 구석에서 간절하게 살려달라고 외치고 있는 학생들을 외면하지 말아 주시고 귀를 여는 참 스승이 되어 주십시오.
부디 ‘정치 총장‘이 되는 우를 범하지 마시고, 학생들의 미래와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정상화를 위해 고뇌하신 교수님들의 부결 결정을 뒤집지 말아주십시오. 의대 증원이 초래할 나라의 위기를 제발 막아주십시오.
대한의사협회는 수십 년간 우리나라의 교육제도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오신 총장님들께서 옳은 판단을 할 것이라 기대하며, 교육 수혜자인 학생들과 제공자인 교수님들이 피해를 당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을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의대 교육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정상적 의료인 양성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잘못된 정책을 이대로 방관하지 마시길 촉구합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총장님들께서 정부의 압박에서 벗어나 올바른 판단을 하실 수 있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 5. 23.
대한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