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8월 28일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진료지원(PA)간호사의 업무와 기준, 교육·운영체계 등에 관한 제도를 신속하게 마련하겠다고 30일 밝혔다.
PA간호사는 20여년 전부터 의료현장에서 의사 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자생적으로 등장하였으며, 의사의 진료·수술 등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간 PA간호사들은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수행업무가 무면허 의료행위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해왔다.
복지부는 올해 의사 집단행동 대응 과정에서 진료지원간호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됨에 따라 ‘간호사 업무관련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진료지원간호사들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려는 논의를 본격화 했다. 시범사업 추진 시점 기준에는 진료지원간호사가 약 1만 명이었으나, 7월말 기준 약 1만 6000여 명으로 확대되었다.
복지부가 마련한 시범사업 지침에서는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하는 간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행위와 없는 행위를 명시적으로 구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특히, ▲진단, ▲전문의약품 처방, ▲수술 등은 간호사가 할 수 없는 행위임을 제시하여, 간호사가 불합리한 업무지시까지 수행하지 않도록 하는 근거를 명확히 마련했으나, 관련법이 없는 터라 PA간호사들의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았다.
이에따라 복지부는 내년 6월경 시행 예정인 ‘간호법’의 차질없는 현장 적용을 위해 시범사업 과정을 거쳐 지침을 보완하고, 의사와 간호사 간 업무가 명확하고 합리적으로 분담될 수 있도록 진료지원업무의 내용과 기준을 하위법령에 구체적으로 담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진료지원간호사들의 법적 불안을 해소하고 체계적인 인력관리를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복지부는 또 의사는 환자의 진료·치료·수술에서의 전문적 판단과 고난도 의료행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간호사가 전문성을 갖고 진료·치료·수술을 지원하게끔 하여 의료서비스의 질과 환자안전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간호법 제정으로 간호사가 독자적으로 진단·투약 등의 업무수행이 허용되느냐는 우려에 대해 “진료지원간호사 제도화가 간호사의 독자적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것은 아니며, 환자 진료·치료과정에서 진단·처방·수술 등 고도의 전문성과 판단이 요구되는 업무들은 의사 고유의 업무로 간호사가 대신 수행하도록 지시·위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정책관은 “이는 현재 시범사업 지침에서도 명확히 하고 있는 부분”이라며, “이번 간호법에서도 의사가 환자의 진료·치료행위에 대한 전문적 판단을 한 이후에 의사의 일반적 지도·위임에 근거하여 간호사가 진료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정책관은 “진료지원업무의 구체적 기준과 내용을 정할 때 간호계, 병원계 뿐만 아니라 의료계 등 의료전문가와도 지속적으로 소통·논의하여 미래의 보건의료 협업구조가 차질없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